서울의 2026년 색 ‘모닝옐로우’, 시민 사진 3천장에서 찾았다

한강 노을과 가로수 밤을 지나 세 번째 서울색은 아침해에서 나왔다. 색상 하나가 조명, 정원, 굿즈와 공공 디자인으로 퍼지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아침 햇빛이 비치는 서울 청계천
사진 Basile Mori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모닝옐로우는 서울시가 매년 시민의 일상과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정하는 ‘서울색’의 2026년 색상으로, 해가 뜰 때 보이는 따뜻한 노란빛에서 추출했다. 시민이 올린 일출 사진 약 3천장과 기후·생활·사회 빅데이터를 분석해 2025년 12월 2일 발표됐고, 2026년에는 시청·DDP·다리 조명, 서울플래너, 정원박람회와 민간 제품에 적용됐다. 단순 유행색이 아니라 불확실한 사회에서 ‘무탈한 하루’를 바라는 정서를 도시 브랜드로 번역한 사례다.

꽃과 다리가 보이는 서울 청계천의 아침
모닝옐로우의 원형은 특정 건축물이 아니라 서울의 아침빛이다. 실제 적용물은 장소와 재료에 따라 밝기와 질감이 달라진다.사진 Basile Mori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서울색은 모든 시설에 강제로 쓰는 표준색이 아니라 한 해의 도시 메시지다

서울시는 시민의 일상 사진과 사회·생활 자료를 분석해 매년 도시를 대표하는 색과 이야기를 정한다. 2024년 스카이코랄은 한강의 분홍빛 노을, 2025년 그린오로라는 긴 여름밤의 가로수, 2026년 모닝옐로우는 아침 해에서 출발했다. 법정 표준색처럼 모든 간판과 시설에 의무 적용하는 제도가 아니라 공공 조명과 홍보물, 협력 제품에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도시 브랜딩 사업이다.

모닝옐로우는 눈에 띄는 형광 노랑보다 새벽 뒤 햇빛이 번지는 따뜻한 색에 가깝다. 서울시는 빠른 변화 속에서도 별일 없이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는 시민의 바람을 색의 설명으로 붙였다. 색상 코드만 발표하는 대신 어떤 도시 장면과 정서에서 뽑았는지를 함께 제시해 시민이 자기 경험과 연결하도록 한 것이다.

사진 속 빛을 실제 페인트와 조명에서 같은 인상으로 보이게 해야 했다

일출 사진의 노란빛은 카메라와 날씨, 화면 밝기에 따라 달라진다. 도시색으로 쓰려면 디지털 화면과 인쇄물, 페인트, 야간 조명에서 최대한 일관된 인상을 내도록 색상 값을 정리해야 한다. KCC가 표준 색상집을 만든 것도 공공기관과 기업이 제각기 다른 노랑을 사용해 이름만 같은 색이 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다.

재료가 달라지면 색은 다시 조정된다. LED 조명은 주변 밝기와 건축 표면에 따라 보이는 농도가 바뀌고, 정원에서는 꽃과 잎의 계절 변화로 정확한 색칩을 복제할 수 없다. 모닝옐로우의 적용은 하나의 값을 복사하는 작업이 아니라 아침의 따뜻함이라는 인상을 각 매체에 맞게 번역하는 디자인 과정이다.

발표된 색은 플래너·조명·정원·상품으로 이동하며 접점을 늘렸다

2025년 12월 발표 뒤 모닝옐로우는 시청과 DDP 등 주요 시설의 야간 조명, 2026 서울플래너와 월간 콘텐츠에 적용됐다. 3월에는 색을 소리로 해석한 컬러사운드 영상이 공개됐고 5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는 노란 꽃과 식재 조합으로 구현됐다. 시민이 보도자료의 색칩만 보는 데서 일상 물건과 공간에서 색을 경험하는 단계로 넓어진 것이다.

민간 협업 제품은 서울의 이름을 빌려 노출을 얻고 서울시는 공공 예산만으로 만들기 어려운 접점을 확보한다. 그러나 단순히 포장에 노랑을 쓰고 ‘서울색’ 로고를 붙이는 데 그치면 도시 경험과의 연결은 약하다. 어떤 제품이 왜 아침의 안정감과 맞는지, 판매 수익과 공공 브랜드 사용 기준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협업이 색상 라이선스에 머물지 않는다.

‘무탈한 하루’라는 메시지는 거대한 희망보다 생활의 불안을 반영했다

도시 브랜딩은 보통 역동성과 성장, 미래를 강조하지만 모닝옐로우는 걱정 없이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정서를 앞세웠다. 경제와 기후, 안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시민이 원하는 것이 대단한 성공보다 일상의 안정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매일 반복되는 아침 해를 원형으로 택한 것도 특별한 명소보다 누구나 경험하는 장면을 대표색에 담으려는 선택이다.

이 설명이 모든 서울시민의 마음을 대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설문과 사진 분석은 참여하지 않은 시민, 야간 노동자와 주거 환경에 따라 아침을 다르게 경험하는 사람을 충분히 담지 못할 수 있다. 도시색이 진짜 공감대를 얻으려면 선정 과정과 조사 표본을 공개하고 시민이 적용 사례를 평가하거나 제안할 통로가 필요하다.

연간 색이 매년 바뀌면 일관성과 폐기 비용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한 해마다 새 색을 발표하면 도시가 현재의 분위기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지만 이전 색으로 만든 시설과 상품이 곧 낡아 보일 위험이 있다. 단기 행사물과 포장을 매년 교체하면 제작비와 폐기물도 늘어난다. 영구 시설은 조명처럼 색을 바꿀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인쇄물과 굿즈는 실제 수요에 맞춰 생산해야 한다.

스카이코랄과 그린오로라가 다음 해에도 서울의 색 자산으로 남는지, 모닝옐로우가 2027년 색 발표 뒤 어떻게 보관·재사용되는지도 중요하다. 연도별 색이 서로 단절된 캠페인이 아니라 서울의 노을과 녹지, 아침을 쌓아 가는 체계라면 이전 적용물을 없애지 않고도 새로운 이야기를 더할 수 있다.

성공 여부는 노란색의 노출 횟수보다 시민이 출처를 알아보는지에 달렸다

공공시설 여러 곳을 노랗게 밝히면 사진 노출은 늘지만 시민이 그것을 모닝옐로우로 인식하고 ‘서울의 아침’이라는 설명까지 떠올리는지는 별도 문제다. 협력 상품 수와 조명 운영 일수보다 인지도 조사, 장소별 만족도, 과도한 밝기에 대한 민원, 민간 제품의 판매·재사용 자료가 정책 효과를 더 잘 보여 준다.

연말에는 다음 서울색 선정 과정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그 전에 모닝옐로우를 적용한 정원과 제품, 공공 조명의 유지 상태와 시민 반응을 정리해야 한다. 색 이름만 매년 바뀌는 행사가 아니라 도시의 감정과 디자인을 기록하는 사업으로 남으려면 선택 근거와 사용 결과를 함께 축적해야 한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정책·표결·행정 절차는 시행 전에 달라질 수 있다. 아래 공식 문서에서 날짜와 적용 범위를 우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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