똠얌꿍 잎은 먹는 걸까

새우를 건지려다 숟가락에 단단한 줄기와 잎이 함께 올라온다. 똠얌꿍에는 맛있게 먹는 건더기와 향을 내고 남기는 재료가 섞여 있다. 고수를 빼도 향이 그대로였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방콕 식당에서 큰 강새우를 넣어 끓인 똠얌꿍 남콘
사진 Takeaway · CC BY-SA 3.0

레몬그라스와 갈랑갈은 크게 썰어 국물의 향을 낸다. 맑은 남사이에도 고추가 들어가며, 뽀얀 남콘에는 코코넛 밀크가 아닌 우유를 쓰기도 한다.

단단한 조각은 남겨도 된다

똠얌꿍을 먹다 보면 새우 옆에서 단단한 줄기와 얇게 썬 뿌리가 나온다. 오래 끓였는데도 잘 씹히지 않는다. 대개 레몬그라스와 갈랑갈이다. 크게 잘라 넣은 이 재료들은 국물에 향을 우려내는 용도라, 새우나 버섯처럼 전부 먹는 건더기는 아니다.

레몬그라스는 겉이 질기고 줄기 안에 섬유가 많다. 칼등으로 두드려 끓이면 레몬 껍질을 문질렀을 때 같은 향이 난다. 생강처럼 생긴 갈랑갈은 더 단단하고, 후추를 떠올리게 하는 알싸한 냄새가 난다. 납작하고 짙은 초록색인 마크루트라임 잎도 향을 낸 뒤 남기는 재료다.

고수 잎은 다르다. 잘게 썰어 마지막에 얹은 고수나 톱니고수는 국물과 함께 먹는다. 고수 향이 싫다면 빼 달라고 할 수 있지만, 고수를 뺀다고 레몬그라스와 갈랑갈 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똠얌꿍의 향이 낯설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주문할 때 부탁할 내용도 달라진다.

치앙마이 시장에서 파는 레몬그라스와 갈랑갈, 라임 잎, 강황 묶음
치앙마이 시장의 닭고기 똠얌용 재료 묶음. 레몬그라스와 갈랑갈, 라임 잎에 주황색 강황 조각이 더해져 있다. 새우 똠얌 전용 묶음은 아니다.사진 Takeaway · CC BY-SA 3.0

맑은 국물도 맵다

남사이(nam sai, น้ำใส)는 우유나 코코넛 밀크를 넣지 않은 맑은 국물이다. 라임의 새콤한 맛이 먼저 나고 피시소스의 짠맛이 따라온다. 국물은 가볍게 넘어가도 잘게 터뜨린 고추가 들어가면 입술에 매운맛이 오래 남는다. 맑은 국물이라는 말은 순한 맛이라는 뜻이 아니다.

남콘(nam khon, น้ำข้น)은 뽀얗고 조금 더 진하다. 무가당 연유를 넣고, 볶은 고추 페이스트인 남프릭파오로 고소한 맛과 단맛을 더하는 조리법이 흔하다. 여기서 연유는 빙수에 뿌리는 달콤한 가당연유가 아니다. 설탕을 넣지 않고 수분을 줄인 우유다.

코코넛 밀크를 쓰는 똠얌도 있다. 우유를 넣었을 때보다 코코넛 향이 분명하게 난다. 두 재료는 맛도 다르고, 우유를 피하려는 사람에게는 원재료 차이도 중요하다. 뽀얀 국물만 보고 코코넛 밀크겠거니 생각하지 말고 무엇을 넣었는지 물어보자.

국물이 덜 묵직한 쪽을 원하면 남사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원하면 남콘을 고를 수 있다. 매운 정도는 별도로 부탁하는 것이 좋다. 고추 페이스트의 단맛에 생고추의 매운맛이 더해지면 처음 몇 숟가락은 부드러워도 뒤늦게 맵게 느껴질 수 있다.

새우와 오징어가 들어 있는 맑은 똠얌
새우와 오징어를 넣은 맑은 똠얌. 둥글게 말린 새우 옆에 하얀 오징어 조각과 버섯이 보인다.사진 Boonlert · 형식 변경 · CC0

큰 새우는 장식만이 아니다

첫 사진의 똠얌에는 큰 강새우가 들어 있다. 새우 머리와 껍질을 쓰면 살만 넣었을 때보다 국물이 진해진다. 껍질을 먼저 볶아 육수를 내는 조리법에서는 새우를 구울 때 나는 고소한 냄새도 더해진다. 머리에서 나온 주황빛 지방이 국물에 뜨기도 한다.

똠얌꿍은 태국 중부 평야의 강가 공동체에서 이어져 온 음식이다. 유네스코 등재 설명에는 주변에서 풍부하게 구할 수 있던 민물새우와 향초를 이용한 배경이 나온다. 2024년 등재된 것도 특정 식당의 조리법 하나가 아니라, 재료를 고르고 끓이는 기술을 가족과 공동체에서 전해 온 문화다. 오늘날의 조리법에는 바다새우도 쓰인다.

큰 새우라고 오래 끓일수록 맛있는 것은 아니다. 살이 알맞게 익으면 탱탱하게 끊어지지만, 계속 끓이면 단단하고 질겨진다. 국물 맛을 내려고 머리와 껍질을 먼저 쓰고 살은 나중에 넣는 조리법은 이런 차이를 이용한다. 껍질로 육수를 낸 뒤 걸러내면, 국물 맛을 살리면서도 먹을 때 껍질을 벗기는 번거로움은 줄일 수 있다.

어린 코코넛 과육과 새우가 들어간 똠얌꿍 남콘
어린 코코넛 과육과 코코넛 밀크를 더한 똠얌꿍 남콘. 새우 사이의 하얀 조각이 코코넛 과육으로, 우유를 넣는 남콘과는 다른 구성이다.사진 Takeaway · 형식 변경 · CC BY-SA 3.0

버섯 똠얌의 국물은 무엇일까

메뉴에서 ‘꿍’ 또는 ‘궁’으로 옮기는 kung·goong은 새우를 뜻한다. 닭고기는 까이(gai), 생선은 쁠라(pla), 여러 해산물이 들어가면 탈레(talay)라는 이름을 만난다. ‘똠얌’까지만 읽고 주문하면 새우 대신 다른 건더기가 나올 수 있다. 맑은 국물 사진에도 새우와 오징어가 함께 들어 있다.

버섯을 뜻하는 헷(hed)이 붙어 있다고 채식 여부까지 정해지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똠얌 조리법에는 피시소스가 들어가며, 남프릭파오에도 말린 새우를 넣는 경우가 있다. 고기 건더기가 없어도 생선이나 새우로 맛을 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채식을 원한다면 육수와 액젓, 고추 페이스트까지 함께 물어보자.

태국 요리사 파일린 총칫난의 채식 똠얌은 채소 육수에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춘다. 버섯은 한 종류만 쓰지 않아도 된다. 느타리의 부드러운 갓과 팽이버섯의 가는 줄기를 함께 넣으면 씹히는 느낌이 달라진다. 버섯을 베어 물 때 배어 있던 새콤한 국물이 나와 새우가 없어도 밥과 먹기 좋다.

버섯 똠얌과 별도로 곁들인 코코넛 밥
버섯을 넣은 똠얌과 별도로 담긴 코코넛 밥. 사진으로 보이는 건더기만으로 육수나 액젓의 재료까지 알 수는 없다.사진 Andy Li · 형식 변경 · CC0

수프만 주문하면 한 끼가 될까

태국에서는 똠얌을 밥과 다른 요리 곁에 두고 나눠 먹기도 한다. 국물부터 한 그릇 가득 마시는 식사와는 다르다. 쌀밥에 국물을 조금씩 끼얹으면 새콤하고 짭짤한 맛이 밥에 배어든다. 메뉴가 수프 단품인지, 밥이 함께 나오는 구성인지 확인하면 양을 정하기 쉽다.

사진에는 버섯 똠얌과 오리 파냉, 재스민 쌀밥이 함께 놓여 있다. 볶듯이 만든 진한 카레 곁에 신맛이 있는 국물을 둔 상차림이다. 처음 먹는다면 이런 식으로 국물 하나와 밥에 곁들일 요리를 나누어 고를 수 있다. 식탁에서 계속 데우는 냄비에 나왔을 때는 익은 새우를 작은 그릇에 먼저 덜어 두면 더 질겨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버섯 똠얌과 오리 파냉, 재스민 밥을 차린 식탁
버섯 똠얌, 오리 파냉, 재스민 쌀밥을 함께 낸 상차림. 수프와 카레를 따로 덜어 먹을 수 있도록 빈 접시도 놓여 있다.사진 Andy Li · 형식 변경 · CC0

라임을 넣기 전에 불을 끈다

집에서 똠얌을 끓일 때 향초와 라임즙을 처음부터 한꺼번에 넣지는 않는다. 레몬그라스와 갈랑갈은 국물에 향을 우려내고, 라임즙은 조리 마지막에 더한다. 오래 끓이지 않아야 생라임의 산뜻한 냄새가 남는다. 고수 잎도 마지막에 넣는다.

특히 우유를 넣은 남콘은 불을 끄고 국물이 거세게 끓지 않을 때 라임즙을 섞는다. 뜨거운 국물에서 우유가 잘게 뭉치는 것을 줄이는 방법이다. 새콤함이 부족하면 라임즙을, 짠맛이 약하면 피시소스를 조금씩 더해 맛을 맞춘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무엇이 과해졌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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