샥슈카에서는 달걀을 뒤집지 않는다

붉은 토마토소스가 끓는 팬에 달걀을 깨 넣으면 조리는 거의 끝난다. 아래에서는 소스의 열이 올라오고 위에서는 뚜껑 안의 수증기가 흰자를 굳힌다. 노른자는 둥글게 남고, 빵을 대는 순간 걸쭉한 토마토와 함께 흘러나온다.

토마토소스 위에 달걀을 익힌 기본 샥슈카
사진 HaJunkiyada · CC BY-SA 4.0

1900년 튀니스의 유대아랍어 조리서에 남은 이름부터 말린 고추로 만드는 하리사, 토마토소스의 농도, 메르게즈와 오자, 북아프리카 유대인 공동체를 따라 이스라엘 식당으로 건너간 과정까지 한 팬 안에서 살핀다.

노른자가 둥글게 남는 이유

샥슈카 팬에는 프라이팬처럼 마른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잘게 썬 토마토와 양파, 고추를 익힌 붉은 소스가 넓게 깔리고 그 위에 달걀이 올라간다. 흰자 가장자리는 소스와 섞여 분홍빛을 띤다.

달걀은 조리 마지막에 들어간다. 숟가락으로 소스에 얕은 자리를 만들고 달걀을 깨 넣으면 흰자가 옆으로 흐르지 않고 둥근 자리에 머문다. 노른자도 소스 아래로 가라앉지 않는다.

뚜껑을 덮은 팬에서는 아래의 열과 위의 수증기가 동시에 달걀을 익힌다. 흰자 윗면이 투명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어도 노른자 가운데는 묽게 남길 수 있다. 달걀을 뒤집지 않는 이유다.

무거운 철팬은 불을 끈 뒤에도 뜨겁다. 식탁으로 옮기는 동안 흰자는 더 단단해지고 노른자 가장자리도 조금씩 굳는다. 팬 가장자리의 소스는 계속 끓어 가운데보다 먼저 졸아든다.

묽은 노른자를 터뜨리면 노란 액체가 토마토소스 사이로 퍼진다. 하리사의 매운맛과 토마토의 신맛이 달걀 지방 때문에 부드러워지고, 빵으로 찍었을 때 소스도 더 걸쭉하게 묻어난다.

소스에 닿은 흰자 아래쪽에는 붉은 토마토물이 배고 윗면은 하얗게 남는다. 잘라 보면 흰자 한 조각 안에서도 아래와 위의 색이 다르다.

노른자를 묽게 남긴 팬과 완전히 익힌 팬은 빵에 묻는 소스부터 다르다. 묽은 노른자는 토마토에 섞여 부드럽게 흐르고, 익은 노른자는 작은 덩어리로 부서진다.

넓은 팬에 달걀을 여러 개 넣을 때는 서로 닿지 않게 자리를 낸다. 흰자가 붙어도 노른자 사이에는 붉은 소스가 남아 뚜껑을 열었을 때 색이 또렷하다.

불에서 내린 뒤 파슬리나 고수를 올리면 잎은 뜨거운 소스에 완전히 익지 않는다. 토마토와 하리사의 짙은 냄새 사이로 풋풋한 향이 남는다.

한 사람용 작은 팬에서는 노른자 하나가 가운데 놓이기도 하고, 큰 팬에서는 여러 개가 둘레를 채운다. 큰 팬은 각자 앞의 달걀을 빵으로 나눠 먹는다.

숟가락이 노른자를 건드리기 전까지 소스는 붉고 달걀은 흰색과 노란색으로 나뉘어 보인다. 노른자가 터진 뒤에는 노란 기름기가 토마토 사이로 번진다.

여러 달걀을 토마토소스에서 익힌 이스라엘식 샥슈카 팬
넓은 팬에 달걀을 여러 개 넣어도 뒤집지는 않는다. 소스의 열과 뚜껑 안 수증기로 흰자를 익혀 노른자의 둥근 모양을 남긴다.사진 Gilabrand · CC BY-SA 3.0

달걀 없는 샥슈카도 있었다

샥슈카라는 이름은 마그레브 아랍어에서 섞인 것을 뜻하는 말과 연결해 설명된다. 이름 그대로 무엇을 섞는지는 지역과 집마다 달랐다. 토마토와 고추, 양파만 익힌 채소 요리에도 같은 계열의 이름이 쓰였다.

지금 널리 알려진 모습에는 달걀이 빠지지 않지만 달걀이 샥슈카의 유일한 기준은 아니었다. 튀니지와 알제리, 리비아의 채소 샥슈카에는 감자와 호박, 잠두, 가지가 들어가기도 한다.

북아프리카 음식사 연구에서는 샥슈카를 토마토와 양파, 고추를 익힌 스튜로 다룬다. 달걀을 얹는 방식이 널리 알려졌지만, 같은 이름으로 불린 채소 팬 요리도 여러 가지였다.

튀니지에서 시작했다는 설명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의 국경 하나로 최초 조리자를 정한 기록은 없다. 모로코와 알제리, 리비아에도 비슷한 조리법과 이름이 남아 있다.

터키의 샥슈카는 이름이 비슷해도 다른 음식이다. 가지와 감자 같은 채소를 튀겨 토마토소스를 얹는 메제이며 보통 달걀을 넣지 않는다. 메뉴에서 철자가 같아도 팬 안의 내용은 다를 수 있다.

샥슈카라는 이름이 인쇄물에 등장한 구체적인 흔적도 있다. 포즌 도서관이 소개한 1900년 무렵 튀니스의 유대아랍어 조리서에는 샥슈카 조리법이 실렸다.

그 책은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명절과 평일에 먹는 음식을 모두 다룬다고 첫 장에 적었다. 샥슈카가 특별한 연회 음식만이 아니라 일상 조리의 일부였음을 보여준다.

당시 조리서는 아랍어를 히브리 문자로 적는 유대아랍어로 인쇄됐다. 튀니스의 유대인 공동체가 북아프리카의 재료와 조리법을 어떤 언어로 기록했는지도 함께 남아 있다.

조리서를 찍은 사람은 튀니스에서 유대아랍어 책을 만들던 인쇄업자 야코브 게즈였다. 책은 시디 칼라프 거리의 서점에서 판매됐다는 주소까지 남아 있다.

저자는 이름 대신 머리글자 F.I.만 적었다. 누가 썼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튀니스에서 20세기가 시작될 무렵 샥슈카가 글로 남을 만큼 익숙한 음식이었다는 점은 확인된다.

이 조리서 한 권이 샥슈카의 최초 발명지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다만 달걀을 넣은 붉은 팬이 세계의 브런치 메뉴가 되기 훨씬 전부터 튀니스의 음식 이름으로 쓰였다는 구체적인 시점을 남긴다.

토마토와 고추가 쌓인 튀니스 중앙시장 채소 좌판
튀니스 중앙시장에는 토마토와 풋고추, 붉은 고추가 한 좌판에 놓인다. 아메리카에서 건너온 작물이 오늘날 북아프리카 팬의 기본 재료가 됐다.사진 Alexandre Moreau · CC BY-SA 2.0

토마토와 고추는 아메리카에서 왔다

샥슈카의 붉은색을 아주 오래된 고대 북아프리카 음식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토마토와 고추는 모두 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15세기 말 이후 대서양을 건너 유럽과 지중해 지역에 퍼졌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는 토마토가 남아메리카에 뿌리를 두고 16세기 스페인인을 통해 유럽에 소개됐다고 설명한다. 지중해 남쪽의 밭과 시장에 자리 잡기까지는 그 뒤의 시간이 필요했다.

토마토는 익히면서 날것의 풋내와 날카로운 신맛이 줄고 단맛과 감칠맛이 강해진다. 잘 익은 붉은 토마토를 오래 졸이면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도 소스가 둥글고 진해진다.

고추는 생으로 넣으면 풋내와 빠른 매운맛이 난다. 햇볕에 말린 뒤 갈아 기름과 섞으면 단 냄새와 묵직한 매운맛이 생긴다. 튀니지 샥슈카에서 하리사가 중요한 까닭도 이 차이에 있다.

토마토와 고추가 정확히 언제 한 팬에 들어갔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두 작물의 전파 시기를 보면 지금의 붉은 샥슈카는 아메리카 작물이 지중해 남쪽에 정착한 뒤 만들어진 음식이다.

USDA가 정리한 기록에서 토마토는 1544년 이탈리아 문헌에 처음 나타난다. 처음에는 관상용이나 독이 있을지 모르는 식물로 여겨졌고, 남유럽에서 채소로 받아들인 것은 16세기 후반이었다.

튀니스 중앙시장의 채소 좌판에는 지금 토마토와 풋고추, 붉은 고추가 나란히 쌓인다. 샥슈카의 기본 재료가 된 작물들이 북아프리카의 일상 시장에 완전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유럽에 처음 기록된 토마토는 지금의 매끈한 붉은 품종과도 달랐다. USDA 자료에는 노란색부터 붉은색까지 있었고 표면에 깊은 골이 팬 열매가 많았다고 적혀 있다.

고추도 쓰는 상태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풋고추를 양파와 볶으면 살짝 아삭한 살과 푸른 냄새가 남고, 붉게 익은 고추는 단맛과 색이 더 강하다.

토마토페이스트는 생토마토보다 물이 적다. 기름에 잠깐 익히면 날카로운 신맛이 줄고 색이 짙어져, 적은 양으로도 팬 전체가 검붉게 보인다.

올리브유는 토마토 위에 따로 뜨기도 하고 고추 색을 머금어 붉어지기도 한다. 빵으로 소스를 찍으면 토마토 과육보다 기름이 먼저 스며드는 부분도 생긴다.

하리사를 만들려고 붉은 고추를 실에 꿰는 튀니지 여성
하리사용 고추는 실에 꿰어 햇볕에 말린다. 수분이 빠지면서 껍질은 주름지고 색과 매운맛은 더 짙어진다.사진 FawziSan · CC BY-SA 4.0

하리사는 말린 고추로 만든다

튀니지 하리사는 붉은 고추를 말려 갈아 만든 매운 페이스트다. 유네스코는 고추를 햇볕에 말리고 꼭지와 씨를 손질한 뒤 씻어 소금과 마늘, 고수씨 등과 함께 빻는 과정을 기록한다.

햇볕에 마른 고추는 생고추보다 수분이 적고 향이 짙다. 빻은 고추에 올리브유를 섞으면 붉은 색소와 매운 성분이 기름에 퍼지고, 한 숟가락만 넣어도 토마토소스의 색이 어두워진다.

하리사에서는 매운맛만 나는 것이 아니다. 말린 고추의 단 냄새와 마늘의 알싸함, 고수씨와 캐러웨이를 넣은 제품에서는 감귤 껍질과 흙을 닮은 향도 난다. 소금기가 센 하리사도 있다.

가정에서 만든 하리사는 고추 품종과 씨를 덜어낸 정도, 향신료 양에 따라 맛이 다르다. 부드럽게 간 제품은 소스에 금방 풀리고 거칠게 빻은 것은 고추 껍질 조각이 남아 씹힌다.

유네스코가 2022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올린 대상은 병에 든 소스 하나가 아니라 고추 재배와 건조, 가족과 이웃이 함께 만드는 기술과 생활 관습이다.

고추를 수확한 뒤에는 꼭지를 남긴 채 실에 꿰어 햇볕이 드는 곳에 건다. 며칠이 지나면 매끈하던 껍질이 주름지고 붉은색은 더 어두워진다.

말린 고추를 씻으면 뻣뻣했던 껍질이 조금 부드러워진다. 씨를 얼마나 털어내는지에 따라 매운맛이 달라지고, 캐러웨이나 고수씨를 더하면 고추 냄새 뒤로 향신료 향이 남는다.

갓 간 하리사는 케첩처럼 매끈하지 않다. 고추 껍질의 작은 조각이 보이고 숟가락으로 뜨면 천천히 떨어질 만큼 되직하다.

한입 맛보면 소금과 마늘이 먼저 느껴지고 잠시 뒤 말린 고추의 매운맛이 올라온다. 생고추를 바로 썰어 넣었을 때보다 구수하고 약간 쌉싸래한 맛이 길게 남는다.

튀니지에서는 하리사를 샥슈카 소스에 풀기도 하고 작은 접시에 따로 담기도 한다. 따로 나온 것은 빵 끝에 조금 묻혀 먹어 고추의 맛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하리사 위를 올리브유로 덮어 두면 표면이 마르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접시에 덜었을 때도 붉은 페이스트 둘레로 노란빛 기름이 얇게 번진다.

올리브유와 함께 접시에 담은 튀니지 하리사
말린 고추를 마늘과 소금, 향신료와 함께 갈고 올리브유를 더하면 되직한 하리사가 된다. 소스에 풀거나 빵에 따로 묻혀 먹는다.사진 Shoestring · CC BY-SA 4.0

달걀은 언제 팬에 들어갈까

샥슈카 소스는 토마토를 막 넣었을 때 묽고 신맛이 강하다. 양파와 고추를 먼저 볶은 팬에 토마토가 들어가면 물이 많이 나오고, 끓는 동안 작은 기포가 넓게 터진다.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날아가 주걱이 지나간 자리가 잠깐 보일 만큼 걸쭉해진다. 양파는 형태가 거의 사라지고 토마토 조각은 부드럽게 으깨진다. 달걀을 깨 넣어도 소스 아래로 가라앉지 않는 농도다.

너무 묽은 소스에서는 흰자가 토마토 국물과 섞여 넓게 퍼진다. 반대로 지나치게 졸아든 소스는 팬 바닥에 달라붙어 쓴맛이 나고 빵으로 떠먹을 수분도 부족하다.

생토마토를 쓰면 씨 주변의 산뜻한 신맛과 과육 조각이 남는다. 통조림 토마토나 토마토페이스트를 쓰면 색이 짙고 맛이 일정하며, 겨울에도 걸쭉한 소스를 만들기 쉽다.

큐민과 파프리카는 토마토의 풋내를 줄이고 따뜻한 향을 낸다. 마늘은 소스 끝에 알싸한 냄새를 남긴다. 향신료가 강해도 잘 익은 토마토의 새콤한 단맛은 사라지지 않는다.

팬에 양파를 먼저 넣으면 단단했던 조각이 투명하고 부드러워진다. 갈색이 날 때까지 익힌 양파는 단맛이 강하고, 색을 내지 않은 양파는 가벼운 향이 남는다.

피망을 굵게 썰어 넣으면 토마토가 풀어진 뒤에도 휘어진 껍질과 과육이 보인다. 오래 익힌 것은 부드럽고, 늦게 넣은 것은 살짝 아삭하게 씹힌다.

넓은 팬은 같은 양의 토마토를 넣어도 수분이 빨리 날아간다. 작은 냄비에서는 국물이 깊게 고여 달걀흰자가 소스 속으로 퍼지기 쉽다.

소금은 토마토와 양파에서 물을 끌어낸다. 처음에는 국물이 더 많아 보이지만 끓는 시간이 지나면 과육이 풀리고 짠맛도 소스 전체에 고르게 섞인다.

조리가 시작될 때는 주걱이 지나가자마자 토마토물이 다시 흘러든다. 수분이 줄면 팬 바닥이 잠깐 보이고, 소스는 천천히 움직인다.

팬 가장자리에는 수분이 먼저 날아가 토마토가 진하게 눌어붙는다. 가운데는 달걀에서 나온 수분이 섞여 더 부드럽고, 같은 팬 안에서도 빵에 묻는 소스의 농도가 다르다.

달걀과 하리사 토마토페이스트로 만든 튀니지 오자
튀니지 오자는 하리사와 토마토페이스트에 달걀을 익힌다. 채소 조각이 많은 샥슈카보다 소스가 매끈하고 색이 짙은 경우가 많다.사진 Una723 · CC BY 4.0

튀니지에서는 메르게즈와 오자도 나온다

튀니지의 샥슈카에는 달걀만 들어가는 팬도 있고 메르게즈 소시지를 넣는 팬도 있다. 메르게즈는 양고기나 소고기에 고추와 향신료를 넣은 붉은 소시지로, 익으면 짠 육즙과 붉은 기름이 소스에 나온다.

소시지 껍질은 탱탱하게 씹히고 안쪽 고기는 부드럽게 부서진다. 하리사와 메르게즈가 함께 들어가면 매운맛이 세지고 토마토소스도 더 기름지고 진해진다.

튀니지 메뉴에는 오자라는 달걀 요리도 보인다. 하리사와 토마토페이스트, 올리브유를 끓인 뒤 달걀을 익히며 메르게즈나 새우, 오징어를 넣기도 한다. 아침뿐 아니라 점심과 저녁에도 먹는다.

샥슈카와 오자를 나누는 기준은 식당과 가정마다 일정하지 않다. 채소 조각이 많은 팬을 샥슈카, 하리사와 토마토페이스트가 진한 팬을 오자라고 부르는 설명이 있지만 두 이름을 섞어 쓰는 곳도 있다.

해산물 오자에서는 새우의 단맛과 오징어의 탄력이 매운 소스 사이에 들어온다. 메르게즈 버전은 훈연 향과 고기 기름이 강하다. 같은 붉은 팬이어도 넣는 재료에 따라 냄새와 씹는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

메르게즈를 먼저 팬에 굽는 집에서는 소시지 껍질에 갈색 자국이 생기고 붉은 기름이 나온다. 그 기름에 양파와 토마토를 익히면 소스에도 고기 냄새와 매운맛이 밴다.

메르게즈의 붉은색은 소스가 겉에 묻어서만 생기지 않는다. 곱게 간 양고기나 소고기 안에 고추와 향신료를 섞어, 칼로 자른 단면도 붉다.

오자는 채소 조각보다 하리사와 토마토페이스트가 앞에 오는 경우가 많다. 소스가 매끈하고 색도 짙어, 빵에 묻히면 고추기름과 달걀이 두껍게 따라온다.

튀니지의 슬라타 메슈위야도 토마토와 고추를 쓰지만 팬에서 달걀을 익히는 음식은 아니다. 채소를 불에 구워 잘게 다진 뒤 식혀 내고, 참치와 삶은 달걀을 위에 올리기도 한다.

브리크에서는 달걀이 토마토소스가 아니라 얇은 반죽 안으로 들어간다. 기름에 튀긴 껍질은 바삭하고, 가운데 노른자는 흐르게 남기기도 한다. 같은 튀니지 달걀 요리라도 소리와 식감이 전혀 다르다.

튀니지 식당의 오자 메뉴는 ‘메르게즈’, ‘새우’, ‘해산물’처럼 팬에 더하는 재료로 나뉘기도 한다. 기본 소스는 비슷해도 주문한 재료에 따라 고기 기름이나 해산물 단맛이 달라진다.

메르게즈 소시지를 넣은 북아프리카식 샥슈카
메르게즈를 넣으면 소시지에서 나온 붉은 기름과 고기 향이 토마토소스에 섞인다. 달걀만 넣은 팬보다 짠맛과 매운맛이 강하다.사진 ABSzar · CC BY-SA 4.0

북아프리카에서 이스라엘 식당으로

20세기 중반 튀니지와 모로코,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한 유대인 공동체는 익숙한 채소 요리와 샥슈카도 가져갔다. 음식은 가정뿐 아니라 노동자 식당과 작은 음식점에서 팔렸다.

토마토와 달걀, 양파처럼 비교적 적은 재료로 큰 팬을 만들 수 있었다. 빵을 곁들이면 여러 사람이 나눠 먹고 팬 바닥의 소스까지 닦아 먹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아침 메뉴로 널리 알려졌지만 북아프리카에서 샥슈카가 아침에만 한정된 음식은 아니었다. 튀니지 관광 자료도 비슷한 오자를 아침과 점심, 저녁에 먹는 음식으로 소개한다.

세계의 브런치 카페로 퍼진 뒤에는 페타와 모차렐라, 시금치, 아보카도 같은 재료가 늘었다. 치즈를 넣으면 짠맛과 지방이 강해지고, 초록 채소를 넣으면 잎의 풋내와 씹는 질감이 더해진다.

블루치즈까지 넣은 샥슈카는 튀니지 가정식과 거리가 있다. 토마토소스에 달걀을 깨 넣는 조리법에 카페식 재료를 더한 메뉴다.

튀니스에서 1900년 무렵 인쇄된 조리서와 1950~60년대 이스라엘 이주 사이에는 반세기가 넘는다. 샥슈카는 이주 직전에 갑자기 생긴 음식이 아니라 공동체가 이미 오래 먹고 기록한 요리였다.

튀니지와 리비아에서 온 유대인 가정은 토마토와 고추를 익히는 방식도 함께 가져갔다. 현지에서 구한 달걀과 토마토로 큰 팬을 만들 수 있어 새로운 부엌에서도 이어가기 쉬웠다.

처음에는 가정과 소박한 음식점에서 먹던 팬이 식당의 아침 메뉴로 넓어졌다. 큰 팬을 나눠 먹는 방식과 한 사람용 작은 철팬에 내는 방식이 함께 생겼다.

이스라엘의 샥슈카가 모두 하리사 맛이 강한 것은 아니다. 파프리카와 큐민을 넣어 향은 내되 매운맛을 낮춘 팬도 있고, 풋고추를 큼직하게 남긴 팬도 있다.

1990년대 이스라엘에서는 후무스 위에 샥슈카를 올린 ‘함슈카’라는 메뉴도 등장했다. 병아리콩 퓌레 위로 뜨거운 토마토와 달걀이 올라가면서 두 음식의 질감이 한 접시에 겹쳤다.

텔아비브의 가정 사진에는 납작한 북아프리카 빵 대신 참깨를 뿌린 할라가 놓이기도 한다. 튀니지에서 타부나빵을 곁들이던 팬이 텔아비브에서는 부드러운 할라와 함께 놓인다.

빵으로 팬 바닥까지 먹는다

샥슈카 곁에는 피타나 쿠브즈 같은 납작한 빵이 놓인다. 빵 가장자리를 손으로 떼어 묽은 노른자와 토마토소스를 함께 떠 올린다. 마른 빵 표면에는 고추기름이 빠르게 스민다.

팬 가운데는 노른자가 섞여 부드럽고 가장자리는 토마토가 더 졸아 맛이 진하다. 가장자리 소스에는 단맛과 약한 탄맛이 있고 가운데에는 달걀의 고소함이 많다.

흰자는 소스 아래쪽에서 단단하고 노른자 가까이에서는 부드럽다. 토마토 조각은 혀로 눌러질 만큼 익고 양파는 거의 녹는다. 먼저 흰자가 씹히고 뒤이어 부드러운 토마토가 풀린다.

팬째 나온 샥슈카는 처음 몇 분 동안 매우 뜨겁다. 시간이 지나면 노른자는 더 익고 소스 표면에는 얇은 막이 생긴다. 빵에 묻는 양도 처음보다 줄어든다.

샥슈카를 다 먹은 팬에는 붉은 기름과 빵으로 긁은 자국이 남는다. 달걀을 뒤집지 않았던 팬이지만 마지막에는 노른자와 토마토, 하리사가 완전히 섞여 있다.

튀니지에서는 타부나처럼 둥글고 두툼한 빵을 뜯어 매운 소스를 찍어 먹기도 한다. 속의 구멍에는 노른자와 토마토물이 고이고, 구운 겉면에는 붉은 기름이 얇게 묻는다.

조금 마른 빵은 뜨거운 소스를 만나면 가장자리부터 부드러워진다. 한 번에 오래 담그면 형태가 풀어지고, 짧게 찍으면 바깥의 질긴 부분이 남아 씹힌다.

첫입에는 노른자를 건드리지 않고 가장자리의 진한 토마토만 묻힐 수 있다. 다음 조각으로 노른자를 터뜨리면 같은 소스가 더 부드럽고 고소하게 바뀐다.

하리사를 많이 넣은 팬에서는 빵을 씹은 뒤에도 혀끝에 매운맛이 남는다. 달걀흰자와 노른자가 묻은 조각은 그 맛을 잠시 누르고, 가장자리의 붉은 기름을 찍으면 다시 매워진다.

숟가락으로 먹으면 토마토와 달걀을 한 번에 깊게 뜰 수 있고, 빵을 쓰면 팬 바닥에 눌어붙은 소스까지 긁어낼 수 있다. 식사가 끝날수록 빵 조각은 작아진다.

할라는 납작한 빵보다 속이 부드럽고 약간 달다. 두꺼운 조각을 소스에 대면 토마토물이 빠르게 스며들고 참깨가 뿌려진 껍질은 조금 더 오래 형태를 유지한다.

신선한 허브와 할라 빵을 곁들인 텔아비브의 샥슈카
이스라엘의 가정에서는 샥슈카에 신선한 허브를 올리고 할라를 곁들이기도 한다. 북아프리카에서 이동한 팬 옆의 빵이 달라졌다.사진 HaJunkiyada · CC BY-SA 4.0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샥슈카의 최초 발명지를 한 국가의 한 시점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1900년 무렵 튀니스 조리서와 튀니지 유대인의 음식 전승은 포즌 도서관과 University of Texas Press 자료로 확인했고, 하리사 제조법은 유네스코, 토마토 전파는 USDA 자료를 살폈다. 오자와 식사 시간은 튀니지 관광청 자료와 대조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에서 재사용 조건을 확인한 파일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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