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는 왜 버릴 화물선에 캡슐 12개를 실었나

우주선이 타 없어지는 동안 연구진은 데이터를 기다린다. KREPE-3에 실린 프린팅 재료와 탄소 우산, 학생들이 만든 캡슐을 들여다봤다.

시그너스 화물선 내부에 떠 있는 금속 외피의 KREPE-3 캡슐
10월 7일 시그너스 XL 내부에서 촬영한 KREPE-3 캡슐. 안에는 3D 프린팅 열차폐재가 들어 있다.사진 NASA / Anil Menon · Public Domain · NASA · 크기 조정·WebP 변환

NASA가 10월 9일 공개한 KREPE-3는 작은 캡슐 12개로 열차폐 기술을 시험하는 임무다. 캡슐을 실은 시그너스 XL 화물선은 같은 날 국제우주정거장을 떠났고, 미국 현지 12일 대기권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보급품을 나르던 화물선의 마지막 비행에서, 우주선 안을 열로부터 보호할 재료와 모양을 시험한다. 캡슐마다 맡은 일이 다르고 지상으로 보내야 할 측정값도 많다.

쓰레기를 싣고 떠난 화물선

우주정거장에 물건을 가져오는 화물선이라고 모두 지상에 다시 착륙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그너스 XL은 필요 없어진 물건과 폐기물을 싣고 대기권으로 내려가 타 없어지는 비행을 한다. KREPE-3 연구진은 그 안에 실험 캡슐을 넣었다. 별도로 캡슐 전용 로켓을 쏘지 않고도 실제 재진입 때의 측정값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NASA의 출항 완료 기록은 미국 동부 일광절약시간으로 10월 9일 낮 12시 44분을 적고 있다. 한국시간으로는 10일 새벽 1시 44분이다. 우주정거장 아래쪽 유니티 모듈에서 떼어 낸 뒤 로봇팔로 놓아주었고, 그때 정거장은 태평양 상공 약 260마일에 있었다. 사진 속 캡슐은 화물선이 떠나기 이틀 전 안에서 촬영됐다.

원래 이 화물선이 맡았던 일은 보급이었다. 4월 11일 미국 케이프커내버럴에서 팰컨 9 로켓에 실려 출발했고, 약 1만 1,000파운드의 보급품과 연구 장비 등을 날랐다. 이번에는 그때와 화물의 성격이 바뀌었다. 우주정거장에서 더 쓸 일이 없는 물건들을 치우면서, 안에 들어 있던 캡슐도 함께 마지막 비행에 나섰다.

기체의 이름은 ‘S.S. 스티븐 R. 네이글’이다. 시그너스의 화물선 번호나 실험 이름과 별도로 붙은 이름이다. NASA 보도에서 CRS-24, 시그너스 XL, KREPE-3를 함께 만나게 되는데, 앞의 두 이름은 캡슐을 운반한 보급 임무와 화물선에 관한 것이고 KREPE-3는 이번 캡슐 실험을 가리킨다.

출항 소식 다음에 바로 ‘실험 성공’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아직 남은 일이 있다. 캡슐이 밖으로 나와 측정을 시작하고, 그 기록을 연구진에게 보내야 한다. 화물선이 예정대로 떠난 것은 첫 단계다. 캡슐마다 재료와 장치가 다른 만큼 한 덩어리로 성공 여부를 평가할 수도 없다.

NASA는 출항 완료 공지에서 미국 현지 12일에 궤도를 벗어나도록 명령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출항 직전의 예고 글에는 다른 날짜가 적혀 있었지만, 출항 뒤 올라온 완료 공지가 더 늦은 기록이다. 이 글의 일정도 그 공지를 따랐다. NASA는 궤도 이탈 과정을 별도로 생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상에서 통신을 준비한다. 이 팀에 필요한 것은 캡슐에서 오는 신호와 그 안에 담긴 수치다. 지난 임무에서는 학생과 교수들이 함께 모여 자료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이번에도 대학은 데이터를 받아 보는 행사를 마련했다. 화면에 어떤 값이 들어오는지 지켜보는 일이 연구팀에는 비행을 마무리하는 작업이다.

이번 비행의 묘미도 여기에 있다. 운반 임무를 마친 화물선이 사라지는 순간, 작은 연구 장비에는 가장 바쁜 시간이 시작된다. 그 짧은 동안 온도와 움직임을 재고, 기록하고, 위성을 거쳐 지상에 보내야 한다. 연구진이 미리 준비한 여러 설계의 차이는 그때 측정값으로 남는다.

캡슐은 떨어지는 동안 기록을 보낸다

KREPE는 켄터키 재진입 탐침 실험의 영문 이름을 줄인 말이다. 숫자 3은 세 번째 비행이라는 뜻이다. 켄터키대 연구진의 논문에는 KRUPS라는 이름도 나온다. 여러 실험에 공통으로 쓰는 탑재 장치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KREPE라는 비행 실험 이름과 함께 쓰이고 있다.

연구진이 이번에 공개한 논문 초록을 보면 서로 다른 모양의 캡슐도 공통 내부 하우징에 조립할 수 있게 만들었다. 캡슐을 하나씩 전혀 다른 장치로 만들기보다 안쪽의 계측 장치를 함께 쓰는 식이다. 바깥쪽 재료나 모양을 바꿔 시험할 때, 그 안에서 값을 재고 보내는 장치까지 매번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우주인들은 화물선이 떠나기 전에 안에 든 캡슐을 활성화했다. 이후 대기권에서 화물선이 분해되면 캡슐이 밖으로 나오도록 설계했다. 캡슐을 꺼내어 우주정거장 밖에서 별도로 던지는 임무가 아니다. 실험 장비는 화물선과 함께 내려가다가, 바깥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때를 기다린다.

센서가 측정하는 항목은 온도와 압력, 움직임, 자기장, 빛이다. 모두 같은 종류의 정보를 주는 것은 아니다. 온도는 뜨거워진 정도를, 압력과 움직임은 비행 중 받는 조건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열차폐재 사진만 보면 한 덩어리의 재료 시험 같지만, 내부에는 서로 다른 값을 재는 장치가 함께 들어 있다.

손으로 잡고 있는 둥근 ADEPT 시험 캡슐의 금속 외피
10월 7일 시그너스 XL 내부의 ADEPT 시험 캡슐. 접힌 장치가 안에 들어 있으며, 펼쳐진 모습은 아래 자료사진에서 볼 수 있다.사진 NASA / Anil Menon · Public Domain · NASA · WebP 변환·크기 조정

측정값은 위성 신호로 연구진에게 전송한다. 바다에서 캡슐을 건져 기억장치를 꺼내 보는 방식으로 소개된 실험은 아니다. 캡슐 안에서 좋은 자료를 기록했더라도 그 자료가 지상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연구진이 읽을 수 없다. 이번 논문이 전송 속도를 높인 전자장치를 별도로 소개한 이유가 이해되는 부분이다.

열차폐재를 평가할 때는 최고 온도 한 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생긴다. 같은 순간 어떤 압력을 받았는지,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는지, 안쪽에서는 어떻게 온도가 변했는지 기록을 함께 읽어야 한다. 실제 비행에서 자료를 받는 장점은 여러 값이 시간에 따라 바뀌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연구진이 만든 컴퓨터 모델은 시험체가 특정 조건에서 어떻게 날고 열을 받을지 계산한다. 비행 자료가 나오면 그 계산과 실제 측정값을 대조할 수 있다. 처음 계산이 얼마나 맞았는지 확인하고, 다음에 계산할 때 고쳐야 할 부분을 찾는 것이다. 이중 원뿔형 시험체도 그런 비교를 위해 이번 비행에 실렸다.

캡슐이 무엇으로 덮였는지만큼 내부 장치의 준비도 까다롭다. 연구진은 전자파 간섭, 진동, 무게중심, 센서와 통신 장치의 기능을 미리 검사했다고 적었다. 재료가 버틴 뒤에도 계측 장치가 정상으로 작동해야 읽을 기록이 남는다. 비행 전에 하는 이런 검사들은 실험 결과를 받아 볼 수 있게 준비하는 작업이다.

이번에는 새로운 캡슐 형상 네 종류가 들어 있다. 연구진은 외피를 바꾸어도 공통 내부 장치를 넣을 수 있는 조립 방법을 논문에서 설명했다. 겉모양을 바꾼 시험체들이 같은 종류의 기록 장치를 싣는 셈이다. 열을 받는 표면과 비행 자세를 달리해 시험하면서도, 안에서는 온도와 움직임을 기록해 지상에 보낸다.

3D 프린터로 만드는 두 겹의 보호층

3D 프린팅 열차폐재라는 말에서 먼저 떠올리기 쉬운 것은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단단한 껍질을 뽑는 장면이다. NASA가 소개한 AMTPS 기술은 안쪽 단열층과 바깥쪽 삭마층을 차례로 만드는 방식을 설명한다. 두 층은 맡은 일이 달라 같은 밀도로 채우는 판 하나와는 제작 방법부터 차이가 있다.

안쪽은 열이 내부로 빠르게 전달되는 것을 막는 쪽에 맞춘다. NASA의 기술 소개는 밀도를 낮춘 단열층을 먼저 프린팅한다고 설명한다. 그 위에는 바깥 열을 직접 받는 층을 만든다. 페놀수지와 충전재의 비율을 조정해 구성할 수 있으며, 어느 쪽에 무엇이 놓이는지가 설계의 일부다.

삭마층은 재료가 조금씩 없어지며 열을 처리하는 층이다. NASA는 고온에서 표면 재료가 분해되거나 기화하면서 기체를 내보내고, 그 기체가 더 뜨거운 충격파층을 밀어내는 작용을 기술 소개에 적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재료는 멀쩡한 새 시료지만, 실제 시험 뒤 평가할 때는 표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관심 대상이 된다.

표면을 일부 소모하는 방식은 오래전 우주 캡슐에도 쓰였다. NASA의 재진입 교육 자료는 아폴로·제미니·머큐리 등의 캡슐이 삭마형 보호체를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반면 우주왕복선에는 내부 금속에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단열하는 타일이 쓰였다. 뜨거운 비행을 마친 표면이 어떻게 변하는지는 그 재료가 맡은 일에 따라 달라진다.

푸른 장갑을 낀 연구자가 검은 원뿔형 열차폐 시료를 들고 있는 모습
에임스연구센터 STAR Labs의 KREPE용 열차폐 시료. 원문은 이 시료의 재료명을 특정하지 않았다.사진 NASA / Brandon Torres-Navarrete · Public Domain · NASA · WebP 변환·크기 조정

프린터를 쓰는 목적에는 만드는 방법을 바꾸려는 시도도 들어 있다. NASA는 로봇으로 직접 재료를 출력하면 타일을 하나씩 붙이고 틈을 처리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캡슐에서 이런 제작 방법으로 만든 재료가 실제 재진입을 견디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기계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성능까지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비행에는 새 방식으로 만든 시료만 있는 것도 아니다. NASA의 소개문에는 우주왕복선에 쓰였던 세라믹 타일 재료도 포함된다. 이미 알려진 재료와 개발 중인 재료가 같은 임무에 실리면, 결과를 읽을 때 각 시료가 무엇을 시험했는지 찾을 수 있다. 캡슐 12개를 모두 같은 신소재 시험으로 묶어 설명하면 실제 구성이 빠진다.

공식 기술 소개에 제조상의 장점이 적혀 있어도 이번 비행의 결과와는 순서가 다르다. 출력 방식의 목표, 만든 시료의 비행 결과, 실제 우주선에 채택될 때의 조건은 차례로 확인할 내용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이 비행으로 전체 제작비가 몇 퍼센트 줄었다는 실측값이 없다.

재진입 때 뜨거워지는 이유에는 앞쪽 공기의 압축이 있다.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 앞에 강한 충격파가 생기고, 압축된 기체가 뜨거워져 표면에 열을 전달한다. 에임스연구센터는 시설 안내에서 이 원리를 설명한다. 우주선 앞면의 열을 받아 내고 안쪽을 보호할 재료가 필요한 이유다.

공기가 얼마나 뜨거운지와 보호체 표면이 몇 도인지, 그 안쪽이 몇 도인지도 서로 다른 측정값이다. 존슨우주센터의 퍼서비어런스 착륙 설명에는 보호체 바깥이 섭씨 약 1,300도에 이를 때도 탐사 로버는 안에서 실온 수준을 유지한다고 나온다. 겉은 매우 뜨겁지만 안의 장비는 보호한다는 목표를 실제 임무에서 볼 수 있는 예다.

바늘로 엮어 만든 MERINO

MERINO라는 이름이 붙은 재료는 탄소와 페놀 섬유를 사용한다. NASA는 이 섬유들을 펠트처럼 엮어 만든다고 소개했다. 이름만 보면 양털 제품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우주선 재진입용 재료를 가리키는 기술 약자다. 기술 소개에는 섬유를 바늘로 여러 번 찔러 두께를 만드는 공정이 나와 있다.

핵심 재료와 만드는 순서를 함께 보면 사진 속 단단한 판과 다른 점이 드러난다. 탄소 섬유와 페놀 섬유를 제조 단계에서 함께 엉키게 하고, 여러 층을 바늘로 묶어 두께를 만든다. NASA는 전통적으로 굳은 타일에 수지를 넣던 작업과 이 제조 방식을 비교하며, 유연한 보호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유연하다는 말은 재진입에 필요한 보호 기능을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 재료를 몸체의 표면에 맞게 구성하는 방법을 넓히려는 것이다. NASA의 특허 기술 소개에는 바깥쪽 밀도를 높인 구성, 뒷면의 밀도를 낮춘 구성, 앞면을 일체로 만든 구성 등이 나온다. 한 가지 이름 안에서도 어느 쪽을 어떻게 만드는지 여러 설계가 들어 있다.

이번에는 MERINO 계열 보호재를 실은 캡슐 두 개가 참여한다. 또 다른 이중 원뿔형 시험체에도 MERINO가 쓰인다. 그 시험체는 앞쪽의 텅스텐 끝부분과 탄소·내열 플라스틱 섬유가 있는 원뿔, 뒤쪽 MERINO를 조합한다. 여러 재료가 시험체의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이므로, 하나의 재료로 전체를 덮은 캡슐이라고 설명하면 맞지 않는다.

이중 원뿔 시험체를 실은 목적은 컴퓨터 계산과 실제 비행을 대조하는 것이다. 앞쪽과 뒤쪽의 모양을 정하고 재료를 배치한 뒤, 실제 재진입에서 측정한 값을 받는다. 재료 이름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열과 움직임의 자료를 얻는 시험이다. 서로 다른 부분에서 얻은 기록을 어떻게 비교했는지는 결과 발표에서 더 자세히 볼 대목이다.

NASA가 MERINO의 제조 시간을 설명할 때는 기존 방식보다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개발상의 장점을 든다. 그것을 이번 캡슐 12개의 제작 시간으로 바꾸어 읽을 수는 없다. 기술 소개의 제조 조건과 실제 비행의 측정값은 각각의 자료에 적힌 내용을 따라야 한다. 이번 임무에서 구체적인 제조비 비교표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새 재료의 이름을 외우기보다 각각 어떤 문제를 풀려고 만들었는지 기억하면 읽기가 편하다. 층을 나누어 프린팅하는 재료는 안팎을 다른 성질로 만들고 제조 작업을 바꾸려는 시도이고, MERINO는 섬유를 엮는 공정과 유연한 보호재를 연구한다. 다음에 어느 재료가 시험에 쓰였다는 소식이 나오면, 그 제작 방법부터 연결해서 볼 수 있다.

화성용 보호재를 연구할 때는 지구 귀환 때와 같은 조건만 생각하지 않는다. NASA는 화성의 더 얇은 대기에서 착륙하는 임무가 받는 열 조건과 사용할 수 있는 가벼운 보호재를 함께 설명한다. 목적지의 대기와 비행 조건에 맞춰 어떤 재료를 쓸지 고르는 일이다. 지구에서 열을 많이 견딘 재료 하나를 모든 목적지에 똑같이 붙이는 방식으로 개발하지 않는다.

로켓에 넣을 때는 접고, 내려올 때는 편다

ADEPT는 우산처럼 펼쳐지는 열차폐 장치다. ‘우산’이라는 비유는 실제 생김새와 작동 방법을 설명한다. 발사할 때는 접어 놓고, 내려올 때는 넓게 펼친다. NASA는 펼쳐진 면적을 이용해 낙하 속도를 줄이는 방식이라고 소개한다. 캡슐의 표면을 덮는 재료와 캡슐 주변의 면적을 넓히는 설계가 함께 연구되고 있다.

2018년 NASA가 공개한 초기 ADEPT 사진에는 살대와 버팀대에 걸린 검은 탄소 직물이 보인다. 당시 설명은 이 재료를 3차원으로 직조한 순수 탄소 직물이라고 적었다. 천이라고 해서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보통 우산처럼 쓰는 것은 아니다. 펼친 상태에서 정해진 모양을 유지하도록 살대와 직물, 버팀대를 함께 설계했다.

접을 수 있으면 발사 때 차지하는 부피와 내려올 때 쓰는 면적을 다르게 잡을 수 있다. NASA는 큰 탐사 장비를 보내려 할 때, 발사용 로켓에 들어갈 크기보다 넓은 장치를 도착지에서 펼치는 용도를 설명한다. 이 아이디어를 바로 거대한 장비에 적용하기 전에 작은 시험체로 펼침과 비행을 확인해 왔다.

검은 탄소 직물이 금속 살대와 중앙 지지대에 펼쳐진 초기 ADEPT 장치
NASA가 2018년 공개한 초기 ADEPT 장치. 2026년 캡슐의 재진입 사진이 아닌 개발 당시 자료다.사진 NASA / Dominic Hart · Public Domain · NASA · WebP 변환·크기 조정

초기 비행 시험과 이번 재진입 시험이 살펴보는 조건도 같지 않다. 2018년 소개된 시험은 장치가 펼쳐지고 초음속 비행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NASA는 당시 비행에 열차폐 성능을 충분히 시험할 만한 대기 가열이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치를 펼치는 데 성공한 기록만으로 고온 재진입 시험까지 끝났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2018년 시험 비행은 뉴멕시코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시작했다. 접힌 채 올라간 장치가 높은 곳에서 분리된 뒤 펼쳐지고, 초음속 하강 중 안정성을 시험했다. 그 뒤에는 직물의 이음매를 줄이는 개발도 이어졌다. NASA는 삼각형 천을 여러 장 이어 붙이던 제작 방법을 바꾸는 Spiderweave 기술을 소개한다.

비행을 기다리는 동안 땅 위에서도 열을 가한다. NASA가 공개한 2015년 시험 사진에는 노즐에서 나온 매우 뜨거운 공기가 우산형 시험체 앞면으로 향한다. 소개문에는 표면 온도가 화씨 3,100도 수준이었다고 나온다. 실제 재진입 궤적을 그대로 재현하는 사진은 아니지만, 직물과 연결 부분에 열을 가하는 작업을 볼 수 있다.

고온 공기 노즐 앞에서 표면이 주황빛으로 달아오르는 우산형 열차폐 시험체
2015년 NASA의 지상 고온 시험. 밝게 달아오른 표면 앞쪽으로 매우 뜨거운 공기를 쏘아 보냈다.사진 NASA · Public Domain · NASA · WebP 변환

사진의 밝은 앞면에서 양옆으로 푸른 줄기가 뻗어 있다. NASA의 설명에 따르면 직물 접합부의 보호 수지층이 분해되며 나타난 모습이다. 직물의 넓은 면뿐 아니라 이어 붙인 부분도 열을 받는다. 고온 공기를 쏘는 지상 시험에서 접합부를 함께 살펴보는 까닭을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다.

이런 시설에서는 전극 사이를 지나는 기체를 전기 아크로 달군 뒤 노즐을 통해 시험체 쪽으로 보낸다. 에임스연구센터의 시설 안내는 진공 상태의 시료 위로 기체가 흐르면서 재진입 때의 표면 온도와 압력 등을 모사한다고 설명한다. 작은 시료를 먼저 여러 조건에 놓아볼 수 있지만, 장치 전체가 실제 대기를 내려오는 비행 자료도 따로 필요하다.

이번 캡슐의 바깥 사진에서는 이런 직물이 넓게 펼쳐져 있지 않다. 화물선 안에서 촬영한 것은 외피다. 접힌 장치가 들어 있는 상태의 사진과 예전 개발 장치의 펼친 모습을 나란히 보면, 우산형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두 사진은 시점이 다르므로 같은 시험의 전후 장면으로 소개하지 않았다.

ADEPT를 실은 캡슐에서는 펼치는 동작과 그 뒤 비행에 관한 기록도 관심 대상이 된다. 재료를 바꾼 캡슐과 달리, 이 설계의 설명에는 면적과 모양, 움직임이 함께 나온다. 나중에 연구진이 결과를 발표한다면 ‘열을 견뎠다’라는 문장에 앞서 어떤 상태로 비행했는지 설명을 찾아볼 만하다.

드래건플라이와 닮은 작은 시험체

이번 캡슐 중에는 NASA의 드래건플라이 탐사선 보호 외피를 닮은 것도 있다. 드래건플라이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탐사할 임무다. KREPE-3의 작은 캡슐이 그 임무를 대신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탐사선이 내려갈 때 사용할 형상의 비행 안정성을 알아보기 위해 비슷한 모양을 시험한다.

그 캡슐의 표면에는 PICA라는 재료가 쓰인다. NASA는 이 재료를 에임스연구센터에서 개발했고, 스타더스트와 화성 탐사 임무 등에 사용했다고 소개한다. 이번에는 기존에 쓰였던 보호재를 덮은 작은 캡슐로 새로운 형상의 안정성을 시험한다. 재료를 처음부터 바꾸는 시험과 모양을 바꾸는 시험이 한 임무에 함께 들어 있다.

PICA의 첫 비행은 혜성의 입자를 지구로 가져온 스타더스트 임무였다. 이후 베누의 시료를 가져오는 OSIRIS-REx에서도 이 재료를 사용했다. NASA는 스타더스트 캡슐의 설계를 임무에 맞게 조정해 재사용했고, 필요한 PICA의 두께를 검토하고 지상 고온 시설에서 시험했다고 설명한다. 보호체가 지키는 물건에는 우주인뿐 아니라 다른 세계에서 가져온 시료도 들어간다.

실제 드래건플라이 쪽에서도 별도의 작업이 이어졌다. NASA가 6월 1일 공개한 글에는 뉴멕시코에서 보호체의 열·구조 시험을 했다고 나온다. 제작과 조립 과정에서 생길 법한 결함을 일부러 넣어 시험한 내용도 설명했다. 새 캡슐 사진과 이름이 같아서 같은 장비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이쪽은 실제 탐사 임무를 위한 보호체 시험 기록이다.

사막의 야외 시험장에서 흰 틀 안의 열차폐 시료를 살펴보는 연구진
6월에 공개된 드래건플라이 보호체 관련 시험 자료. 완성된 탐사선 전체나 KREPE-3 재진입 현장을 찍은 사진은 아니다.사진 NASA · Public Domain · NASA · WebP 변환

작은 캡슐 비행과 실제 탐사선 시험을 함께 읽으면 연구하는 크기와 조건이 달라지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작은 비행체로 형상의 움직임을 보고, 다른 시험에서는 보호체가 열과 하중을 받는 조건을 확인한다. 어느 하나의 시험이 나머지 작업을 모두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NASA가 서로 다른 시험 기록을 각각 공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 KREPE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대가 개발한 열유속 센서도 포함된다. 열유속은 표면을 통해 열이 이동하는 양을 알아보는 항목이다. 단지 가장 뜨거울 때 온도가 몇 도였는지 기록하는 것과 질문이 다르다. 한 표면에 열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알아야 재료가 받은 조건도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

이처럼 열차폐라는 단어 아래에는 여러 작업이 모여 있다. 재료를 만드는 팀, 다른 형상을 시험하는 팀, 열을 측정할 센서를 개발한 팀이 같은 비행 기회를 이용한다. 공개된 소개문에 기관과 장비 이름이 여럿 나오는 것은 같은 물건을 여러 이름으로 부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캡슐마다 담당하는 시험을 읽으면 각 팀이 얻으려는 자료가 달라진다.

하나의 임무에서도 준비하는 시험체는 여러 크기와 상태로 나온다. 실제 보호체를 검사하는 팀 옆에서 작은 캡슐은 특정 형상의 움직임을 시험하고, 재료 연구실은 시료에 열을 가한다. 드래건플라이 사진의 흰 시험틀 안에 놓인 작은 시료와 KREPE의 둥근 외피는 맡은 일이 다르다. 이번에 공개된 것은 이런 시험과 준비의 기록이다.

처음부터 모든 캡슐이 작동한 것은 아니었다

세 번째 임무를 이해하려면 앞선 결과도 도움이 된다. 켄터키대가 2022년 3월 공개한 첫 비행 기록은 재진입 시각을 2021년 12월 15일 0시 55분으로 적었다. 이 팀은 2020년 여름부터 캡슐 세 개를 만들었다. 두 개는 우주왕복선 타일 재료를, 나머지 하나는 3D 프린팅 재료를 사용했다.

그중 타일 재료를 쓴 캡슐 하나는 우주정거장에서 활성화되지 않았다. 나머지 두 개에서는 재진입 때 약 9분간 온도 자료를 받았다고 대학이 밝혔다. 연구진은 처음부터 모든 장치의 기록을 손에 넣은 것이 아니었다. 이번 논문에서 배터리와 통신, 계측 장치의 비행 전 검사를 자세히 적은 내용도 이 첫 기록과 함께 읽으면 이해하기 쉽다.

두 개에서 받은 자료는 서로 다른 재료의 비행 기록이었다. 세라믹 타일을 쓴 캡슐과 3D 프린팅 재료를 쓴 캡슐에서 온도 값을 받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진이 만드는 것은 바깥 보호재와 안쪽 계측 장치가 한꺼번에 작동해야 하는 물건이다. 첫 비행의 기록에는 재료 시험 결과 옆에 활성화되지 않은 장치의 사정도 남았다.

두 번째 임무에서는 다섯 캡슐이 비행했다. NASA의 2024년 11월 결과 소개는 그해 7월 재진입에서 다섯 개 모두 자료를 보냈다고 설명한다. 고온 조건을 견뎌 온도와 압력, 가속도, 각속도 등의 기록을 얻었다. 지상 시험에서 준비한 재료가 실제 대기권을 내려오며 어떤 값을 남겼는지 확인한 비행이었다.

그때 캡슐의 기록 장치는 화물선이 분해되면서 온도와 가속도 신호가 바뀌는 것을 받아 측정을 시작했다. NASA가 공개한 당시 소개에는 방출 때의 속도와 고도도 나와 있다. 이 기록은 두 번째 비행의 조건이다. 세 번째 비행 결과가 나오기 전에 그 수치를 그대로 옮겨 이번 캡슐의 실측값이라고 소개할 수는 없다.

두 번째 임무의 관측에는 비행기도 동원됐다. NASA는 쿡제도 근처에서 비행한 관측팀이 충격파 앞쪽의 스펙트럼을 살펴봤다고 설명한다. 대학교 연구진이 지상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팀은 떨어지는 시험체를 관측했다. 작은 캡슐 하나의 비행에서 지상 수신과 공중 관측이 함께 진행된 셈이다.

켄터키대가 공개한 2024년 기록에는 데이터 관람 행사도 나온다. 학생과 교수, 동문 등이 모여 있었고 개별 캡슐의 신호를 받을 때마다 환호했다고 대학은 전했다. 눈앞에 캡슐이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수신 화면에 자료가 들어오면서 자기들이 만든 장치가 작동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세 번째 논문에서 분명히 달라진 숫자는 캡슐 수다. 다섯 개에서 열두 개로 늘었다. 새 캡슐 형상 네 종류와 전송 속도를 높인 전자장치도 추가됐다. 이전 자료에서 작동한 방식들을 이어 쓰면서 더 많은 시험체와 다른 모양을 한 번에 비행시키려는 준비다.

현재 확인한 자료에는 이번 열두 캡슐의 데이터 수신 결과가 아직 없다. 공개 관람 행사와 비행 계획은 결과 보고서에 앞서 나온 안내다. 공식 결과가 공개되면 작동한 캡슐 수, 센서별 자료, 재료와 형상별 관측 내용을 차례로 읽을 수 있다. 그때는 이번 실험의 결과를 앞선 두 비행과 같은 항목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켄터키대의 이번 공개 관람 장소는 Grehan Building 200A다. 대학은 미국 현지 12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무료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안내했다. 연구진이 기다리는 것은 우주선에서 가져온 물건을 펼쳐 보는 시간이 아니라 캡슐에서 날아오는 기록이다. 한국시간 10월 12일 확인한 공식자료에는 아직 이번 비행의 캡슐별 결과가 실리지 않았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정보 확인: 2026년 10월 12일. 현재 임무와 이전 두 비행의 결과를 구별했다. 과거 시험 사진에는 해당 연도를 표시했다. 이번 캡슐별 수신·성능 결과는 연구팀 발표 후 갱신할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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