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에서도 락사 국물은 달라진다

락사라는 이름만 보고 하얀 코코넛 국물을 기다리면 페낭에서 놀랄 수 있다. 아삼락사는 생선과 타마린드로 시고 맑으며, 카레락사는 코코넛 밀크와 향신료로 걸쭉하다. 같은 면 요리는 해협을 따라 서로 다른 국물을 만들었다.

생선 국물의 페낭 아삼락사
사진 Jonathan Lin from Singapore, xinjiapore · CC BY-SA 2.0

말레이반도와 해협 식문화에서 생긴 락사의 복수 계보를 따라간다. 페낭 아삼락사, 말라카의 뇨냐락사, 싱가포르 카통락사의 면과 국물, 새우 페이스트와 락사잎이 만드는 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락사를 주문하면 국물부터 확인하게 된다

페낭의 아삼락사는 맑고 갈색이며 생선 살이 국물에 풀려 있다. 싱가포르 카레락사는 코코넛 밀크로 붉고 걸쭉하다.

이름은 같지만 한쪽은 신맛이 혀를 당기고 다른 쪽은 지방과 매운맛이 입안을 감싼다. 면보다 국물이 먼저 지역을 말한다.

고명도 오이와 양파, 파인애플, 달걀, 새우, 두부처럼 도시마다 달라 한 그릇의 온도와 질감이 갈린다.

붉은 코코넛 국물 또는 갈색 생선 국물에 흰 쌀면과 새우, 두부, 향초가 겹친다. 락사 접시에서는 색과 윤기에 재료의 익힘과 수분 차이가 남는다. 사진만으로 락사의 질감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어느 부분이 마르고 촉촉한지는 표면에서도 드러난다.

락사잎과 레몬그라스, 새우 페이스트, 코코넛 또는 타마린드 냄새가 강하게 올라온다. 락사의 첫 냄새에는 주재료뿐 아니라 불에 닿은 양념과 기름, 막 썬 고명까지 겹쳐 있다. 락사에서는 코에 먼저 닿는 향을 따라가면 익히거나 절이고 섞은 재료의 차이도 드러난다.

락사잎
락사잎은 베트남고수로도 불리는 향초다. 후추와 감귤, 풀을 섞은 듯한 향이 코코넛 국물의 지방 위로 올라온다.사진 Mokkie · CC BY-SA 3.0

해협의 항구에서 조리법이 섞였다

말레이반도와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중국·인도·동남아 상인이 오간 항구였다. 향신료와 면, 코코넛 조리법이 한 주방에 모였다.

중국계와 말레이 문화가 결합한 페라나칸 식문화는 향신료 페이스트를 공들여 볶고 현지 허브와 해산물을 쓰는 락사를 남겼다.

한 사람이 발명한 음식보다 여러 항구 도시가 자기 재료로 만든 면 국물의 집합에 가깝다.

말레이·중국·페라나칸 조리법이 해협 항구에서 만나고 도시별 생선과 향초, 코코넛 사용이 서로 다른 락사 계보를 만들었다. 락사 역사에서 이 변화는 오래된 방식을 없애지 않았지만 조리 시간과 한 끼의 크기, 식당에서 내는 모양을 바꿨다. 락사의 기록 속 음식과 지금 눈앞의 접시가 완전히 같지 않은 까닭이다.

페낭에서는 고등어와 타마린드가 중심이다

아삼락사는 고등어류 생선을 삶아 살을 풀고 타마린드로 강한 산미를 낸다. 국물에 생선 결이 보일 만큼 질감이 있다.

파인애플과 오이, 양파가 차가운 단맛과 아삭함을 더한다. 검은 새우 페이스트 헤코를 조금 넣으면 발효 향과 단맛이 짙어진다.

두꺼운 쌀면은 거친 생선 국물을 붙잡고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첫입보다 삼킨 뒤 생선 향이 더 오래 남는다.

국자를 저을 때 걸쭉한 국물이 냄비 벽에 닿고 짧은 면은 숟가락 안에서 조용히 끊어진다. 락사 준비 과정에서 나는 소리에는 손과 도구가 움직이는 순서가 담긴다. 락사 조리에서는 소리가 거칠어지거나 잦아드는 순간마다 다음 작업이 이어진다.

조리 과정에는 향신료 페이스트를 볶는 큰 냄비 등이 등장한다. 락사에 쓰는 도구는 재료를 나누고 모양을 잡고 담는 방식을 바꾼다. 락사의 크기와 표면도 이 도구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코코넛 국물 락사
카레락사는 코코넛 밀크가 고추와 향신료를 감싸 붉은 주황색이 된다. 튀긴 두부는 국물을 빨아들여 깨물 때 뜨거운 액체를 내놓는다.사진 Mike W. from Vancouver, Canada · CC BY-SA 2.0

카레락사는 코코넛이 매운맛을 감싼다

고추와 샬롯, 마늘, 레몬그라스, 향신료를 갈아 볶은 뒤 코코넛 밀크를 붓는다. 기름이 붉게 분리될 때 향이 진해진다.

새우와 어묵, 조개, 두부 퍼프가 국물에 들어간다. 두부의 빈 공간은 코코넛 국물을 가장 많이 머금는다.

코코넛은 매운맛을 없애지 않고 지방 속에 길게 늘인다. 혀보다 목 뒤에서 따뜻함이 남는다.

맛의 바탕은 쌀면과 코코넛 밀크 또는 생선·타마린드, 고추·새우 페이스트·락사잎에서 시작된다. 락사에서는 같은 재료를 써도 손질과 익히는 순서가 달라지면 단맛과 짠맛, 지방의 무게가 달라진다. 락사의 맛을 양념의 양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카통에서는 면을 짧게 잘랐다

싱가포르 카통락사는 두꺼운 쌀면을 짧게 잘라 숟가락으로 떠먹는 모습으로 알려졌다. 젓가락 없이 국물과 고명을 한 번에 먹는다.

조개와 새우, 어묵, 콩나물이 작은 그릇에 촘촘하다. 코코넛 국물은 면 길이가 짧아도 숟가락에 함께 남는다.

짧은 면이 전통의 유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카통이라는 지역 이미지를 강하게 만들었다.

이 음식이 놓이는 곳으로는 페낭 노점과 말라카 뇨냐 주방, 싱가포르 카통 등이 있다. 빠르게 먹는 락사 한 접시와 여러 사람이 나누는 상에서는 양과 온도가 서로 다르다. 락사 곁에 놓는 반찬과 음료도 그 장소의 생활 리듬을 따른다.

부드러운 면과 아삭한 오이·양파, 크리미한 국물과 라임 산미가 맞선다. 락사의 차이는 재료 목록만 읽을 때보다 한입 안에서 더 선명하다. 락사 한입에서는 부드러운 부분과 단단한 부분, 마른 겉과 촉촉한 속이 번갈아 들어온다.

면과 고명이 보이는 카레락사
쌀국수와 노란 밀면을 함께 넣는 지역도 있다. 부드러운 쌀면과 탄력 있는 밀면이 한 숟갈에서 다른 속도로 끊어진다.사진 Alpha from Melbourne, Australia · CC BY-SA 2.0

락사잎은 고수와 다른 향을 낸다

락사잎은 베트남고수 또는 다움 케숨으로 불리는 향초다. 후추와 감귤, 풀 향이 섞여 코코넛 지방 위에서 선명하다.

일반 고수보다 잎이 길고 향의 방향도 다르다.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생략되거나 다른 허브로 대체되지만 맛의 인상이 크게 바뀐다.

국물에 오래 끓이기보다 마지막에 썰어 올리면 휘발성 향이 살아 있다.

뜨거운 국물은 코코넛 향을 넓게 퍼뜨리고 식으면 지방의 무게와 생선 냄새가 또렷해진다. 천천히 먹는 동안 락사의 온도가 내려가면 향이 약해지거나 또렷해지고 표면과 속의 씹힘도 달라진다. 막 나온 락사의 한입과 몇 분 뒤의 한입은 같지 않다.

삼발 한 숟갈이 국물의 온도를 올린다

락사 곁의 삼발은 고추와 새우 페이스트, 라임 등을 갈아 만든다. 국물 자체의 매운맛보다 생고추 향이 직접적이다.

처음부터 많이 풀면 코코넛과 생선 향을 덮는다. 한쪽에 조금씩 섞으면 같은 그릇 안에서 매운 농도가 달라진다.

라임이나 칼라만시를 짜면 산미가 지방을 가르고 새우 페이스트의 냄새를 가볍게 한다.

쌀면은 부드럽고 두부는 국물을 내뿜으며 새우와 어묵은 탄력 있게 씹힌다. 락사 한 접시에서 한 가지 질감만 이어지지 않는 것은 재료마다 수분과 섬유, 지방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락사 접시에서도 어느 부분을 먼저 집는지에 따라 씹는 시간이 달라진다.

코코넛의 단 지방과 고추의 매운맛 또는 타마린드의 산미와 생선 감칠맛이 중심을 나눈다. 락사에서는 짠맛과 단맛, 산미와 지방의 무게가 한꺼번에 오기보다 순서를 두고 겹친다. 락사의 첫맛이 지나간 뒤에는 주재료의 단맛이나 고소함이 다시 드러난다.

새우와 두부가 든 락사
카통락사는 짧게 자른 면을 숟가락으로 먹는 방식으로 유명하다. 면을 자른 모양은 빠른 식사와 진한 국물을 함께 떠먹기 좋다.사진 Alpha from Melbourne, Australia · CC BY-SA 2.0

한 이름을 따라가면 여러 도시의 국물이 나온다

말라카의 뇨냐락사, 사라왁의 향신료 락사, 조호르의 스파게티 같은 면을 쓰는 락사까지 조합은 넓다.

코코넛 유무만으로도 나눌 수 없고 생선 종류와 향신료 페이스트, 면 굵기까지 함께 봐야 한다.

락사의 재미는 원형 하나를 찾는 데 있지 않다. 국물 한 숟갈이 페낭인지 카통인지 먼저 알려 준다.

새우 페이스트의 발효 향과 락사잎의 후추 같은 향이 입안에 오래 남는다. 그릇에 남은 락사의 향에는 처음 코에 닿았던 냄새와 다른 부분이 있다. 락사의 마지막 향은 혀에 남은 짠맛이나 단맛보다 늦게 느껴져 첫입과 다른 인상을 남긴다. 온도가 내려간 뒤에도 락사의 향은 한동안 입과 코 사이에 남는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락사의 어원을 한 설로 고르지 않고 국가 문화기관이 설명하는 해협 도시와 페라나칸·호커 식문화, 실제 조리 차이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에서 재사용 조건을 확인한 파일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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