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라는 이름은 실제 갈비 부위보다 돼지갈비처럼 양념해 굽던 초기 방식과 관련이 있다. 춘천에는 숯불과 철판 조리가 함께 남았고, 태백에서는 육수를 부어 물닭갈비로 끓인다. 철판의 마지막에는 남은 양념에 밥을 볶는다.
철판에는 갈비가 보이지 않는다
닭갈비 철판을 뒤져도 갈빗대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붉은 닭고기 사이에서 집히는 것은 양배추와 고구마, 떡이다.
요즘 식당에서 주로 쓰는 부위는 닭다리살이다. 뼈를 발라 넓적하게 편 살을 한입 크기로 잘라 놓으니, 이름만 보고 떠올린 갈비 모양과는 전혀 다르다.
닭의 갈비뼈는 가늘고 붙어 있는 살이 적다. 이 부위만 발라서는 여러 사람이 먹을 철판을 채우기 어렵다. 닭다리살은 먹을 살이 많고 오래 볶아도 비교적 부드럽다.
조리 전 철판에서는 양념한 닭고기가 가운데 놓이고 큼직한 양배추가 둘레를 채운다. 불이 오르기 전에는 고기보다 채소가 더 많아 보일 때도 있다.
철판이 달아오르면 양배추 아래에서 물이 나온다. 처음에는 재료가 구워지는 소리보다 자작한 소스가 끓는 소리가 더 크게 난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간장, 마늘, 생강, 설탕을 섞은 양념은 처음부터 진하다. 닭고기 표면에 묻은 양념이 채소에서 나온 물에 풀리면서 철판 전체로 번진다.
막 익은 닭다리살은 겉에 붉은 양념이 붙고 속에는 맑은 육즙이 남는다. 앞니로 자르면 부드럽게 끊기지만, 너무 오래 볶은 조각은 수분이 빠져 단단해진다.
양배추 줄기는 살짝 아삭하고 잎은 양념을 머금어 부드럽다. 고구마는 가장자리부터 풀어지며 매운 소스 사이에 포슬포슬한 단맛을 남긴다.
깻잎은 오래 익혀도 향이 모두 사라지지 않는다. 뜨거운 김과 함께 코에 닿는 풋풋하고 쌉싸래한 냄새가 고추장과 닭기름의 무거운 향을 잠깐 끊는다.
한 철판 안에서도 씹는 느낌은 계속 달라진다. 닭고기는 부드럽고, 떡은 쫄깃하며, 양배추 줄기는 가볍게 아삭하다.
닭갈비라는 이름은 지금의 철판보다 먼저 쓰였던 석쇠 조리와 관련이 있다.
처음에는 닭불고기였다
춘천 닭갈비의 시작을 1950년대 말로 잡는 자료가 있고 1960년대로 적는 자료도 있다. 가게와 사람을 특정하는 이야기도 조금씩 다르다.
여러 자료에서 공통으로 확인되는 내용은 분명하다. 춘천 중앙로와 낙원동 주변 선술집에서 양념한 닭고기를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 팔았고, 처음에는 닭불고기라는 이름을 썼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돼지구이를 팔던 김영석 씨가 닭고기를 돼지갈비처럼 양념해 숯불에 구운 이야기를 전한다. 근거로 든 자료는 춘천시가 1982년에 펴낸 『소양의 맥』이다.
춘천시 소식지에는 1958년 중앙로에서 닭고기를 잘게 칼집 내 양념해 굽거나 닭다리와 모래집을 팔던 가게가 있었다고 적혀 있다. 1970년대 초에는 닭갈비를 내건 업소가 본격적으로 늘었다.
1970년 10월 1일 강원일보 사회면에도 춘천 닭갈비가 소개됐다. 춘천시 소식지는 이를 지역 언론의 초기 보도로 꼽으며, 이후 여러 주간지가 닭갈비를 다뤘다고 적는다.
김영석 씨 이야기와 1958년 가게 기록은 서로 다른 자료에서 나왔다. 두 기록 모두 당시 춘천에서 돼지갈비보다 싼 닭구이를 팔았다고 적는다.
초기의 닭고기는 지금처럼 작은 순살 조각이 아니었다. 뼈째 넓게 펴서 양념한 뒤 석쇠에 올렸고, 손으로 뼈를 잡아 살을 뜯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돼지갈비처럼 양념해 불에 굽고 뼈를 잡아 뜯는 모습이 닭갈비라는 이름과 이어졌다는 설명이 있다. 실제 닭의 갈비 부위를 많이 쓴 음식이라는 뜻은 아니다.
불 가까이 놓인 양념은 가장자리부터 검게 눌어붙는다. 단맛을 낸 양념이 타며 쌉싸래한 냄새를 내고, 닭 껍질에서는 기름이 떨어져 숯 연기와 섞인다.
석쇠 구이는 철판 볶음보다 고기 맛이 앞선다. 채소에서 나온 물이 양념을 묽게 만들지 않으니 짠맛과 단맛, 불에 그을린 향이 고기 겉에 선명하게 남는다.
당시 닭고기는 소갈비나 돼지갈비보다 값이 낮았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닭고기를 나눌 수 있어 군인과 대학생, 직장인이 선술집을 찾았다.

석쇠 대신 철판이 놓였다
1970년대에는 둥근 철판에 닭고기와 채소를 함께 볶는 가게가 늘었다. 지금 가장 익숙한 조리법이 이때 널리 퍼졌다.
석쇠에서는 닭고기를 한 점씩 뒤집어야 한다. 고추장 양념이 불에 떨어지면 연기가 많이 나고, 단맛이 있는 부분은 금세 타기 때문에 계속 살펴야 했다.
철판에서는 닭고기와 채소를 한꺼번에 올릴 수 있다. 주걱 두 개로 넓게 섞으며 익히니 여러 사람이 먹을 양을 한 번에 만들기 쉬웠다.
뼈를 발라 낸 닭다리살이 널리 쓰이면서 조리도 빨라졌다. 손님은 뼈를 뜯지 않고 젓가락으로 집어 먹을 수 있었고, 잘게 자른 고기 사이에 채소와 떡을 넣기도 편했다.
양배추와 양파는 익으면서 수분을 낸다. 이 물이 철판 바닥에 붙은 양념을 풀어 주어 고기가 바로 타는 것을 늦춘다.
큰 철판은 조리 도구이면서 그릇이기도 하다. 완성된 음식을 접시로 옮기지 않고 불을 줄인 채 가운데 두니, 식사가 끝날 때까지 따뜻함이 남는다.
둥근 철판은 한가운데가 가장 뜨겁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온도가 낮아진다. 덜 익은 닭고기는 가운데에 두고, 다 익은 조각과 채소는 바깥쪽으로 밀어 놓으면 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처음에는 양배추가 산처럼 쌓여 있지만 익으면 부피가 크게 줄어든다. 아래에 가려졌던 닭고기와 떡이 드러나고 붉은 소스는 점점 되직해진다.
닭고기가 익는 속도와 고구마가 익는 속도는 다르다. 얇은 닭고기는 먼저 먹을 수 있지만 두꺼운 고구마는 젓가락이 부드럽게 들어갈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
가게에서는 주걱으로 고기를 잘라 속까지 익었는지 확인한다. 덜 익은 조각의 안쪽은 분홍빛이고, 익은 살은 하얗게 변하며 결대로 쉽게 갈라진다.
철판 조리에서는 닭고기와 채소, 떡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었다. 고기를 먹고 남은 양념에는 밥도 볶았다.

익은 양배추에서는 단맛이 난다
철판 닭갈비의 단맛은 설탕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큼직하게 썬 양배추의 잎과 줄기는 열을 받으면 풋내가 줄고 은근한 단맛이 난다.
처음 씹은 양배추 줄기는 가볍게 아삭하다. 조금 더 익으면 단단한 결이 풀리고, 잎은 소스를 흠뻑 머금어 닭고기보다 매콤하고 짭짤해진다.
양파도 익으면서 매운 냄새가 약해지고 단맛이 난다. 얇은 조각은 소스에 거의 녹아들고, 두꺼운 조각은 가운데에 촉촉한 층을 남긴다.
고구마는 철판 바닥에 닿은 면이 먼저 갈색으로 익는다. 겉에는 고추장 양념이 묻지만 속은 노랗고 달다. 매운 소스 사이에 한 조각을 먹으면 혀에 남은 매운맛이 약해진다.
흰떡은 겉에 소스가 붙어 붉어져도 안쪽은 담백하다. 막 익었을 때는 부드럽게 늘어나고, 철판에서 오래 졸이면 표면이 끈끈해져 다른 떡과 달라붙는다.
대파의 흰 부분은 단맛이 강해지고 초록 부분은 향이 남는다. 마늘과 생강은 닭고기의 냄새를 줄이면서 양념에 알싸한 향을 더한다.
깻잎은 양배추보다 얇아 금세 숨이 죽는다. 처음부터 오래 볶으면 잎이 검게 달라붙고 향도 약해진다. 조리가 끝날 무렵 섞은 깻잎은 초록색과 풋풋한 냄새를 더 오래 남긴다.
닭고기에서 나온 기름은 채소 수분과 양념에 섞인다. 소스 표면에 얇게 윤기가 돌고, 입안에서는 고추장의 거친 느낌이 조금 부드러워진다.
불이 너무 세면 양념은 타고 닭고기 안쪽은 덜 익을 수 있다. 반대로 약한 불에서 오래 두면 양배추가 지나치게 물러지고 닭고기도 퍽퍽해진다.
잘 익은 닭다리살은 젓가락으로 눌렀을 때 부드럽게 벌어진다. 껍질이 붙은 조각은 쫀득하고 고소하며, 살코기만 있는 조각은 양념 맛이 더 바로 느껴진다.
한 철판의 맛은 먹는 동안 계속 바뀐다. 초반에는 양배추의 풋풋한 향과 국물 같은 소스가 있고, 뒤로 갈수록 단맛과 닭기름이 짙어진다.
춘천에는 숯불과 철판이 함께 있다
춘천에서는 철판 닭갈비와 숯불 닭갈비를 모두 만날 수 있다. 같은 양념을 쓰더라도 불과 그릇이 달라지면 맛과 식감은 크게 갈린다.
숯불 닭갈비는 채소 없이 고기부터 굽는 집이 많다. 철망 사이로 닭기름이 떨어지면 연기가 올라오고, 그 냄새가 고기 표면에 밴다.
소금으로만 간한 닭고기는 껍질의 고소함과 살의 담백한 맛이 잘 난다. 간장 양념은 달고 짭짤하며, 고추장 양념은 가장자리의 단맛이 빨리 눌어붙는다.
숯불 가까이에 오래 둔 껍질은 얇고 바삭해진다. 안쪽 살은 촉촉하지만 불에서 늦게 꺼내면 수분이 빠져 결이 단단해진다.
뼈가 붙은 닭고기는 뼈 가까운 살까지 익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겉의 양념이 먼저 타지 않도록 자주 뒤집어야 하고, 다 익은 살은 뼈에서 비교적 쉽게 떨어진다.
철판 닭갈비는 양배추와 양파에서 나온 물로 천천히 익는다. 고기 표면에 그을린 자국은 적고 소스가 촉촉하게 남아 부드럽게 씹힌다.
두 방식은 냄새부터 다르다. 숯불에서는 연기와 탄 양념 향이 먼저 나고, 철판에서는 고추장과 마늘, 익은 양배추 냄새가 뜨거운 김에 섞여 올라온다.
상추나 깻잎에 고기를 싸면 생채소의 차갑고 아삭한 식감이 들어온다. 생마늘 한 조각은 기름진 맛 뒤에 강한 매운 향을 남긴다.
춘천의 식당에서는 막국수를 함께 내기도 한다. 차갑고 새콤한 메밀면은 거칠게 끊기고, 철판의 닭고기와 양배추는 뜨겁고 부드럽게 씹힌다.
숯불 닭갈비에는 볶음밥을 만들 철판이 없다. 공깃밥이나 막국수가 곁에 붙고, 식사의 끝도 철판 닭갈비와 다르게 흘러간다.
두 조리법 모두 춘천의 닭갈비집에서 팔린다. 숯불집은 초기 닭불고기와 가까운 고기구이를, 철판집은 채소와 사리가 많은 볶음을 낸다.

1970년대 춘천 골목에 가게가 늘었다
1970년대 춘천 명동과 낙원동 주변에는 닭갈비집이 모이기 시작했다. 군인과 대학생이 적은 돈으로 여러 명이 고기와 채소를 나눌 수 있는 곳이었다.
춘천 관광 자료에는 1970년에 문을 연 닭갈비집도 소개돼 있다. 낙원동에 있던 가게가 명동 뒷골목으로 옮겨 가면서 현재의 닭갈비 골목이 더 뚜렷해졌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당시 닭갈비 한 대의 값이 100원 안팎이었다고 전한다. 그래서 대학생갈비, 서민갈비라는 별명도 붙었다.
춘천에서 닭고기 조리가 자란 배경으로 지역의 양계와 도계장이 언급된다. 가까운 곳에서 닭을 구하기 쉬웠고,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낮은 값에 팔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가게가 늘면서 한 철판에 들어가는 재료도 많아졌다. 떡과 고구마, 우동이나 쫄면을 넣어 양을 늘릴 수 있었고, 여러 사람이 각자 좋아하는 재료를 골라 먹었다.
춘천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는 양념한 닭고기를 포장해 가는 사람도 생겼다. 가정에서는 프라이팬에 채소를 더해 볶았고, 전국의 식당은 춘천이라는 지명을 간판에 붙였다.
전국의 식당마다 양념 비율은 달라졌다. 어떤 가게는 고추장의 짠맛이 강하고, 어떤 곳은 설탕이나 물엿을 많이 넣어 달다.
치즈를 얹은 닭갈비도 생겼다. 녹은 치즈와 함께 먹으면 매운맛은 약해지고 입안에는 기름진 맛이 오래 남는다. 깻잎과 마늘 냄새도 덜 난다.
간장 닭갈비는 붉은 양념 없이 갈색 윤기가 돈다. 고추의 매운맛이 빠져 닭고기와 양파의 단맛이 더 잘 나고, 팬에 눌어붙은 간장은 구운 냄새를 남긴다.
볶는 방식이 같아도 닭고기의 크기와 양배추 양, 소스 농도에 따라 철판의 모습이 달라진다. 닭이 크게 썰린 집은 씹는 맛이 강하고, 채소가 많은 집은 소스가 더 자작하다.
전국에서 춘천 닭갈비라는 이름을 보게 됐지만 춘천의 골목에는 여전히 숯불집과 철판집이 섞여 있다. 널리 퍼진 뒤에도 시작 무렵의 조리법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태백에서는 국물을 부었다
같은 강원도에서도 태백 닭갈비는 철판볶음과 다른 모습으로 나온다. 닭고기와 채소가 붉은 육수에 잠기고 냄비에서는 국물이 끓는다.
태백 관광 자료는 이 음식을 물닭갈비라고 소개한다. 탄광 산업이 활발하던 시절 광부들이 먹던 음식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춘천식에서는 양배추 수분이 소스를 만들지만 태백식은 처음부터 육수를 붓는다. 그래서 양념은 고기 표면에 붙기보다 국물 전체에 풀린다.
국물을 한 숟가락 뜨면 고추장과 고춧가루의 칼칼한 맛 뒤로 닭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얇게 돈다. 부추나 냉이를 넣는 집에서는 초록 잎의 풋풋한 향도 난다.
우동이나 쫄면을 넣으면 면이 국물을 빨아들인다. 면에서 나온 전분 때문에 처음 맑게 흐르던 국물이 조금씩 걸쭉해진다.
국물이 줄어든 뒤에는 밥을 볶기도 한다. 춘천 철판처럼 바닥을 넓게 눌러 굽기보다, 남은 국물과 채소에 밥알을 섞어 촉촉하게 먹는 경우가 많다.
태백의 겨울에는 뜨거운 국물을 함께 먹는 방식이 잘 맞는다. 철판에서 건더기를 집는 춘천식과 달리 국자와 앞접시가 필요하다.
홍천군 자료에는 닭갈비라는 명칭이 홍천에서 먼저 쓰였다는 지역 전승도 실려 있다. 다만 홍천의 옛 방식은 육수를 넣고 끓이는 닭볶음탕에 가까웠다고 설명한다.
춘천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홍천과 태백 자료에는 다른 이름 유래와 조리법도 적혀 있다. 같은 닭갈비라도 숯불구이와 철판볶음, 국물 요리로 나뉜다.
물닭갈비 속 닭고기는 국물에서 익어 겉이 부드럽다. 숯불처럼 그을린 향은 없지만, 살 사이에 뜨거운 국물이 들어가 매운맛이 안쪽까지 함께 느껴진다.
춘천에서 닭갈비를 먹어 본 사람도 태백의 냄비 앞에서는 잠시 멈추게 된다. 이름은 같은데 주걱 대신 국자를 들게 되는 음식이다.

남은 철판에는 밥이 들어간다
철판 닭갈비는 고기를 다 먹었다고 끝나지 않는다. 바닥에 남은 양념과 잘게 부서진 양배추를 한쪽으로 모으면 밥이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
밥을 넣기 전 소스가 너무 많으면 조금 덜어 낸다. 국물이 흥건하면 밥알이 퍼지고, 너무 마르면 철판 바닥에 금세 달라붙는다.
찬밥이나 한김 식힌 밥은 주걱으로 눌렀을 때 알이 쉽게 갈라진다. 뜨거운 밥보다 수분이 적어 양념을 머금어도 질척해지는 속도가 느리다.
김가루와 참기름을 더하면 고추장 냄새 사이로 구운 김과 깨 향이 난다. 잘게 썬 깻잎이나 부추를 넣는 집에서는 초록 잎의 향이 다시 살아난다.
주걱으로 밥을 얇게 펴면 철판에 닿은 면부터 수분이 마른다. 바로 떠먹은 밥은 부드럽고, 잠시 눌러 둔 밥은 아래쪽이 바삭해진다.
볶은 밥을 넓게 편 뒤에는 자주 뒤집지 않는다. 바닥에 닿은 채 잠시 두어야 밥알 가장자리가 마르고, 주걱으로 긁었을 때 얇은 갈색 조각이 떨어진다.
가장자리의 밥알에는 닭기름과 진한 양념이 많이 붙는다. 가운데의 흰밥이 조금 남은 부분은 짠맛이 약해 같은 철판에서도 한 숟가락마다 맛이 다르다.
고구마 조각이 남아 있으면 주걱에 으깨져 밥 사이에 섞인다. 매운 볶음밥 속에서 노란 고구마가 달고 포슬포슬하게 씹힌다.
떡 조각은 다시 뜨거워져 겉이 말랑해지고, 양배추는 더 잘게 찢어져 밥에 붙는다. 닭갈비를 먹을 때 따로 느껴졌던 재료가 마지막에는 한 숟가락 안에 모인다.
철판 바닥을 긁는 소리가 잦아지면 남은 수분이 거의 사라졌다는 뜻이다. 주걱 끝에 갈색 누룽지 같은 밥알이 붙고, 고추장 양념에서는 약간 탄 냄새가 난다.
처음 철판에 올랐던 음식에는 갈비가 없었다. 마지막에는 닭고기마저 거의 남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붉은 양념이 밴 밥까지 닭갈비의 한 끼로 먹는다.
더 확인하고 싶다면
닭갈비의 시작 시점과 최초 업소는 자료마다 설명이 달라 한 사람의 발명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춘천 선술집에서 양념한 닭고기를 구웠다는 공통 기록과 1970년대 철판 조리의 확산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홍천의 명칭 전승과 태백 물닭갈비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확인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의 파일별 재사용 조건을 검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