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서 확인된 2025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8천㎘다. 1998년 292만2천㎘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300만㎘ 선이 무너졌고, 2015년 380만4천㎘와 비교하면 21.5% 줄었다. 맥주는 151만9천㎘, 희석식 소주는 79만3천㎘, 탁주는 31만8천㎘로 대표적인 세 품목이 모두 감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의 소비자 조사에서도 월평균 음주 빈도와 음주일 하루 평균 음주량이 2023년보다 소폭 낮아졌다. 다만 출고량은 제조·수입 단계에서 잡히는 물량이므로 국민 한 사람의 실제 음주량이나 시장 매출과 같은 숫자는 아니다. 이번 통계가 보여주는 핵심은 술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장면보다 대량으로 소비되던 대중 주종의 물량이 줄고, 구매 장소와 맛의 선택은 더 잘게 나뉘고 있다는 변화다.
2025년 출고량이 300만㎘ 아래로
국내 주류 출고량을 둘러싼 보도가 한꺼번에 나온 시점은 8월 23일이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서 확인한 2025년 연간 출고량 298만8천㎘가 300만㎘ 아래로 내려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술 소비 방식이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주말 경제 이슈로 떠올랐다.
300만㎘라는 선 자체가 법이나 산업의 경계는 아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이 선을 밑돈 해가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8년이었고, 그해 수치가 292만2천㎘였다는 점 때문에 27년이라는 긴 간격이 만들어졌다.
직전 해인 2024년 출고량은 315만1,371㎘였다. 2025년에는 여기서 약 16만3천㎘, 비율로는 약 5.2%가 줄어 한 해 사이 300만㎘ 선을 통과했다. 오래된 비교만이 아니라 바로 전년과 비교해도 감소 폭이 작지 않았다.
이번 수치는 특정 회사의 판매 부진이나 한 종류의 유행이 끝난 결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맥주가 크게 줄었고, 희석식 소주와 탁주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여러 사람이 익숙하게 마시던 세 품목의 감소가 동시에 겹친 것이 지금 이 숫자를 봐야 하는 이유다.
2015년보다 81만6천㎘가 사라진 셈이다
10년 전인 2015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80만4천㎘였다. 2025년의 298만8천㎘와 나란히 놓으면 차이는 81만6천㎘이고 감소율은 21.5%다. 한두 해의 등락을 넘어 10년 단위로 시장의 물량이 작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비교에서 1998년이라는 표현을 경기 상황의 반복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1998년에는 외환위기가 소비와 생산을 짓눌렀지만, 2025년 수치는 고령화와 인구 변화, 회식 감소, 건강을 중시하는 태도, 외식비 부담 같은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출고량이 21.5% 줄었다고 주류 시장의 매출도 같은 비율로 감소한 것은 아니다. 용량이 작은 제품이나 가격이 높은 제품, 수입 주류와 새로운 주종의 비중이 달라지면 부피와 금액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통계의 가장 단단한 결론은 국내에 출고된 술의 전체 부피가 줄었다는 데까지다. 누가 왜 술을 끊었는지, 어느 세대의 변화가 가장 컸는지는 소비자 조사와 인구 자료, 품목별 매출을 함께 봐야 설명할 수 있다.
맥주 151만9천㎘, 소주는 80만㎘ 선까지 내줬다
2025년 맥주 출고량은 151만9천㎘로 전체 주류 가운데 여전히 가장 많았다. 그러나 2024년 163만7천㎘보다 7.2% 줄었고, 2022년 169만8천㎘에서 시작한 하락이 2023년 168만7천㎘를 거쳐 3년 연속 이어졌다.
희석식 소주는 2022년 86만2천㎘에서 2023년 84만4천㎘, 2024년 81만6천㎘, 2025년 79만3천㎘로 내려왔다. 출고량이 80만㎘ 아래로 떨어지면서 소주 역시 맥주와 같은 3년 연속 감소 흐름을 보였다.
막걸리를 포함하는 탁주는 더 오랫동안 줄었다. 2020년 38만㎘였던 출고량이 2021년 36만3천㎘, 2022년 34만3천㎘, 2023년 33만9천㎘, 2024년 33만5천㎘를 거쳐 2025년 31만8천㎘가 됐다.
맥주·희석식 소주·탁주 세 품목만 합치면 264만㎘로 전체 출고량의 약 88%다. 작은 주종 몇 개가 늘더라도 이 세 품목의 하락을 단숨에 메우기 어려운 구조이므로, 전체 수치가 300만㎘ 아래로 내려간 과정도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한 달 8.8일, 한 번 마실 때 6.6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실시한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는 월 1회 이상 술을 마신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를 8.8일로 집계했다. 같은 조사에서 2023년 수치는 9.0일이어서 2년 사이 0.2일 줄었다.
술을 마신 날의 하루 평균 음주량도 6.7잔에서 6.6잔으로 낮아졌다. 큰 폭은 아니지만 출고량 감소와 같은 방향을 가리키며, 자주 모여 많은 양을 마시는 방식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조사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한 전 국민 평균이 아니다. 월 1회 이상 음주자를 대상으로 한 응답이므로 8.8일이나 6.6잔을 모든 한국인의 생활로 옮겨 적으면 범위가 과장된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하루 평균 음주량은 30대 남성이 8.1잔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은 3.2잔으로 가장 적었다. 하나의 평균값 뒤에 서로 다른 음주 집단이 있다는 점을 함께 읽어야 한다.
술자리는 줄어도 고르는 기준은 더 많아졌다
같은 조사에서 소비자가 대중적인 주류 트렌드로 꼽은 항목은 편의점 구입이 85.5%로 가장 높았다. 홈술은 54.2%, 집이나 주점에서 혼자 마시는 혼술은 52.2%, 다양한 맛은 49.1%였다. 여러 항목을 고를 수 있는 조사여서 수치의 합은 100%가 아니다.
편의점과 집이 중심이 되면 대형 병이나 한 종류를 오래 마시는 방식보다 한 번에 소비할 작은 용량과 바로 마실 수 있는 제품이 유리해진다. 주류 회사가 저도주와 무알코올·비알코올 음료, 향을 더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는 흐름도 이 구매 환경과 맞물린다.
모든 품목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2025년 과실주는 1만7천㎘로 2021년 이후 다시 이 수준을 넘었고, 일반증류주는 4천㎘로 2015년 5천㎘ 이후 가장 많았다. 브랜디도 31㎘가 출고돼 2017년 77㎘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 품목들의 증가량은 맥주와 소주의 감소량보다 훨씬 작다. 그래서 전체 시장이 커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양의 익숙한 술에서 적은 양의 서로 다른 맛으로 관심이 흩어지는 장면은 확인할 수 있다.
300만㎘ 아래라는 숫자 다음에 확인할 것
다음 연간 출고량에서 먼저 볼 부분은 맥주의 감소 폭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지다. 맥주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이 품목이 반등하거나 하락을 멈추지 않으면 전체 물량도 300만㎘ 위로 쉽게 돌아가기 어렵다.
희석식 소주와 탁주는 각각 3년과 5년 연속 감소했다. 한 해의 경기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인구 구조와 회식 관행, 식당과 주점의 수, 가정에서 고르는 제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긴 시계열로 살펴야 한다.
출고량과 함께 출고금액도 비교해야 한다. 물량이 줄어도 더 비싼 제품의 비중이 커지면 산업의 매출 구조는 다르게 보일 수 있고, 무알코올 음료처럼 주류 통계 밖에서 경쟁하는 제품도 늘고 있다.
2025년 통계가 분명하게 확인한 사실은 국내로 출고된 술이 298만8천㎘였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는 맥주·소주·탁주의 물량이 줄었고, 소비자 조사에서는 마시는 횟수와 양이 소폭 낮아지는 동시에 편의점과 다양한 맛의 존재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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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반응을 전체 여론으로 확대하지 않았다. 아래 원문과 공식자료로 확인 가능한 범위만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