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한 마리를 여러 식감으로 나누는 야키토리

야키토리집 메뉴에는 닭다리살만 있지 않다. 바삭한 껍질, 쫄깃한 모래집, 기름진 꼬리, 부드러운 간이 한두 점씩 꼬치에 꽂힌다. 닭 한 마리는 불 앞에서 서로 다른 이름과 익힘을 얻는다.

숯불 위에서 굽는 야키토리
사진 竹麦魚(Searobin) · CC BY-SA 3.0

야키토리는 닭의 살과 껍질, 내장을 작은 꼬치로 나눠 숯불에 굽는 음식이다. 메이지 이후 닭고기 소비와 전후 노점이 성장한 배경, 시오와 타레의 차이, 부위별 불 조절과 비장탄 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메뉴판에는 닭의 해부도가 숨어 있다

모모는 다리살, 무네는 가슴살, 가와는 껍질, 스나기모는 모래집이다. 한 마리가 부위별 이름으로 메뉴판에 흩어진다.

작은 꼬치에는 보통 한 종류의 부위만 꽂혀 익힘을 맞춘다. 수분 많은 살과 지방 많은 껍질을 섞으면 한쪽이 먼저 탄다.

여러 꼬치를 차례로 먹으면 같은 닭에서 촉촉함, 쫄깃함, 바삭함이 번갈아 나온다.

작은 닭 조각과 파가 대나무 꼬치에 촘촘히 꽂혀 가장자리가 검게 그을린다. 야키토리 접시에서는 색과 윤기에 재료의 익힘과 수분 차이가 남는다. 사진만으로 야키토리의 질감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어느 부분이 마르고 촉촉한지는 표면에서도 드러난다.

숯 연기와 닭기름, 구운 파 냄새에 간장 타레의 달고 짠 향이 붙는다. 야키토리의 첫 냄새에는 주재료뿐 아니라 불에 닿은 양념과 기름, 막 썬 고명까지 겹쳐 있다. 야키토리에서는 코에 먼저 닿는 향을 따라가면 익히거나 절이고 섞은 재료의 차이도 드러난다.

윤기 나는 꼬치구이
껍질은 지방이 빠질 시간을 주며 천천히 구워야 바삭하다. 살코기와 같은 속도로 굽으면 겉은 질기고 안쪽 지방은 남기 쉽다.사진 Yoshiko Kikuraku · CC BY-SA 4.0

닭꼬치는 언제 도시 음식이 됐을까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불교적 육식 금기와 제도가 겹쳐 네발짐승 고기를 공개적으로 먹는 일이 제한됐다. 조류와 생선의 위치는 조금 달랐다.

메이지기 육식이 장려되고 닭 사육과 유통이 늘면서 닭고기 음식도 커졌다. 그러나 지금 같은 저렴한 야키토리는 전후 도시 노점의 성장과 깊이 연결된다.

역 주변과 시장의 작은 포장마차에서 내장과 자투리 부위를 꼬치에 꽂아 빨리 구워 팔았다. 한두 개씩 살 수 있는 가격과 크기였다.

메이지 이후 육식이 늘고 양계가 성장한 데 이어 전후 도시 노점에서 값싼 내장과 작은 꼬치를 팔며 대중적인 술안주가 됐다. 야키토리 역사에서 이 변화는 오래된 방식을 없애지 않았지만 조리 시간과 한 끼의 크기, 식당에서 내는 모양을 바꿨다. 야키토리의 기록 속 음식과 지금 눈앞의 접시가 완전히 같지 않은 까닭이다.

네기마의 ‘마’는 참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늘의 네기마는 닭고기와 대파를 번갈아 꽂는다. 파가 닭기름을 받아 가장자리가 달고 부드러워진다.

에도기의 네기마나베는 파와 참치를 함께 끓인 음식이었고 이름의 마를 참치 마구로와 연결하는 설명이 있다. 닭꼬치 네기마로 옮겨 온 과정에는 여러 설이 전한다.

이름의 정확한 경로와 별개로 대파는 꼬치 사이 간격을 만들고 지방을 흡수해 살코기의 무게를 줄인다.

닭기름이 숯에 떨어져 치익 소리를 내고 부채질할 때 숯이 붉게 살아난다. 야키토리 준비 과정에서 나는 소리에는 손과 도구가 움직이는 순서가 담긴다. 야키토리 조리에서는 소리가 거칠어지거나 잦아드는 순간마다 다음 작업이 이어진다.

조리 과정에는 비장탄 화로와 대나무 꼬치 등이 등장한다. 야키토리에 쓰는 도구는 재료를 나누고 모양을 잡고 담는 방식을 바꾼다. 야키토리의 크기와 표면도 이 도구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여러 부위의 야키토리
타레를 바른 꼬치는 불 가까이에서 설탕이 빠르게 갈색으로 변한다. 여러 번 얇게 덧발라 윤기와 구운 간장 향을 만든다.사진 Syced · CC0

숯은 불꽃보다 열을 쓴다

야키토리는 활활 타는 불꽃보다 붉게 달아오른 숯의 복사열로 굽는다. 불꽃이 직접 닿으면 타레와 지방이 그을음이 된다.

비장탄은 단단하고 오래 타며 냄새가 적어 전문점에서 선호된다. 강한 열로 표면을 빠르게 익히면서 숯향은 얇게 붙인다.

기름이 떨어져 불꽃이 오르면 부채로 조절하거나 꼬치를 옮긴다. 손이 계속 움직이는 이유다.

맛의 바탕은 닭의 살·껍질·내장과 파, 소금 또는 간장 타레에서 시작된다. 야키토리에서는 같은 재료를 써도 손질과 익히는 순서가 달라지면 단맛과 짠맛, 지방의 무게가 달라진다. 야키토리의 맛을 양념의 양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소금과 타레는 같은 꼬치를 다르게 굽는다

시오는 굽기 전후에 소금을 뿌려 재료 향을 곧게 드러낸다. 소금 알이 지방에 녹으며 표면을 마르게 한다.

타레는 간장과 미림, 설탕을 졸여 만든다. 굽는 중 여러 번 바르면 얇은 층이 쌓이고 가장자리에서 달고 쌉싸래한 갈색 향이 난다.

오래 이어 온 가게는 새 타레를 기존 항아리에 보태기도 한다. 꼬치에서 떨어진 육즙과 구운 향이 누적된다는 이야기가 전문점의 역사와 함께 전한다.

이 음식이 놓이는 곳으로는 기차역 주변 노점과 이자카야 카운터 등이 있다. 빠르게 먹는 야키토리 한 접시와 여러 사람이 나누는 상에서는 양과 온도가 서로 다르다. 야키토리 곁에 놓는 반찬과 음료도 그 장소의 생활 리듬을 따른다.

부드러운 간과 단단한 모래집, 기름진 껍질과 담백한 가슴살이 작은 접시에서 번갈아 온다. 야키토리의 차이는 재료 목록만 읽을 때보다 한입 안에서 더 선명하다. 야키토리 한입에서는 부드러운 부분과 단단한 부분, 마른 겉과 촉촉한 속이 번갈아 들어온다.

도쿄의 야키토리 이자카야
모둠 접시에서는 파를 끼운 네기마, 간, 모래집, 껍질이 서로 다른 색과 모양을 보인다. 부위마다 적합한 소금과 타레도 다르다.사진 くろふね · CC BY 4.0

간과 모래집은 익힘의 기준이 다르다

레바, 즉 닭간은 너무 익히면 퍽퍽하고 쓴맛이 강해진다. 중심의 부드러움과 안전한 가열 사이를 세심하게 맞춘다.

모래집은 지방이 적고 근육이 단단해 짧게 구워 오독한 식감을 살린다. 껍질은 반대로 지방을 충분히 빼야 바삭하다.

세세한 부위 구분은 한 마리를 버리지 않고 쓰는 방식이면서, 손님이 원하는 식감을 꼬치 단위로 고르게 한다.

한두 꼬치씩 바로 받아 매우 뜨겁고 식으면 껍질 지방이 빠르게 굳는다. 천천히 먹는 동안 야키토리의 온도가 내려가면 향이 약해지거나 또렷해지고 표면과 속의 씹힘도 달라진다. 막 나온 야키토리의 한입과 몇 분 뒤의 한입은 같지 않다.

카운터에서는 한 번에 모두 주문하지 않는다

야키토리 전문점에서는 한두 꼬치씩 주문해 뜨거울 때 먹는다. 가벼운 부위에서 기름진 부위로 이어지는 오마카세도 있다.

맥주와 하이볼은 차갑고 탄산이 있어 타레의 단맛과 닭기름을 씻는다. 사케는 간과 구운 파의 단맛을 오래 붙잡는다.

접시에 여러 꼬치를 쌓아 두면 아래쪽이 증기로 눅눅해진다. 작은 양을 자주 내는 방식은 식감과 맞닿아 있다.

다리살은 촉촉하게 찢어지고 껍질은 바삭하며 모래집은 단단하게 오독거린다. 야키토리 한 접시에서 한 가지 질감만 이어지지 않는 것은 재료마다 수분과 섬유, 지방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야키토리 접시에서도 어느 부분을 먼저 집는지에 따라 씹는 시간이 달라진다.

닭 지방의 고소함과 소금의 직접적인 짠맛 또는 타레의 간장 단맛이 부위마다 달리 느껴진다. 야키토리에서는 짠맛과 단맛, 산미와 지방의 무게가 한꺼번에 오기보다 순서를 두고 겹친다. 야키토리의 첫맛이 지나간 뒤에는 주재료의 단맛이나 고소함이 다시 드러난다.

구운 닭꼬치 모둠
작은 이자카야의 긴 카운터는 숯불과 손님의 거리가 가깝다. 주문한 부위를 한두 꼬치씩 바로 구워 내는 리듬이 음식의 일부다.사진 Francesc Fort · CC BY-SA 4.0

꼬치 끝의 파까지 맛이 다르다

불 가까운 바깥쪽 조각은 더 마르고 가운데는 촉촉하다. 같은 꼬치에서도 위치에 따라 갈색과 육즙이 조금씩 다르다.

대파는 겉이 검게 타도 안쪽 수분과 단맛을 품는다. 닭기름이 표면에 코팅되어 채소 하나가 작은 소스처럼 작동한다.

야키토리의 재미는 닭고기를 한 맛으로 묶지 않는 데 있다. 다음 꼬치에서 무엇을 씹게 될지 메뉴 이름이 미리 알려 준다.

산초나 시치미의 알싸함과 숯향이 남고 구운 파의 단맛이 늦게 나온다. 그릇에 남은 야키토리의 향에는 처음 코에 닿았던 냄새와 다른 부분이 있다. 야키토리의 마지막 향은 혀에 남은 짠맛이나 단맛보다 늦게 느껴져 첫입과 다른 인상을 남긴다. 온도가 내려간 뒤에도 야키토리의 향은 한동안 입과 코 사이에 남는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야키토리 부위와 일본 양계·외식 문화는 농림수산성 자료를 우선했으며 네기마 이름처럼 전승이 갈리는 내용은 설로 구분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에서 재사용 조건을 확인한 파일만 골랐다.

UPDATE TIP정보가 달라졌습니까?수정 제보하기 +

이름이나 연락처는 받지 않습니다. 제보 내용만 편집부에 전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