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야키를 주문했는데 한쪽에서는 두툼한 부침개가 나오고, 다른 쪽에서는 면이 든 여러 겹의 음식이 나온다. 오사카식은 잘게 썬 양배추와 반죽을 섞어 굽는다. 히로시마식은 얇은 반죽 위에 양배추를 산처럼 올리고 돼지고기와 면, 달걀을 층으로 붙인다. 두 방식은 완성된 모양만 다른 것이 아니다. 양배추가 익는 온도, 소스가 머무는 자리, 한입에서 면과 반죽이 만나는 순서까지 달라진다.
같은 이름인데 왜 모양이 다를까
오사카식 오코노미야키는 둥글고 두툼하다. 잘게 썬 양배추가 반죽 안에 고르게 박혀 있고, 윗면에는 갈색 소스와 마요네즈, 가쓰오부시가 올라간다. 칼을 넣으면 폭신한 반죽 사이로 익은 양배추가 짧게 끊어진다.
히로시마식은 옆면을 봐야 한다. 크레프처럼 얇은 반죽 위에 양배추와 숙주, 돼지고기를 올리고, 볶은 소바나 우동과 얇은 달걀을 붙인다. 한 조각을 들어 올리면 면이 아래로 늘어지고 양배추 층에서는 뜨거운 수증기가 나온다.
두 지역 모두 밀가루와 양배추, 돼지고기, 달걀, 진한 소스를 쓴다. 재료 목록만 읽으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오사카는 굽기 전에 섞고, 히로시마는 철판 위에서 순서대로 쌓는다.
이 조리 순서가 맛을 가른다. 섞은 반죽에서는 양배추 수분이 전체로 퍼지고, 층을 만든 반죽에서는 위아래의 온도와 질감이 끝까지 따로 남는다.

오코노미야키의 시작은 어디일까
오코노미야키의 먼 조상으로 센노 리큐 시대의 밀가루 과자 ‘후노야키’를 드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차 과자와 오늘의 양배추 철판요리 사이에는 긴 간격이 있다. 현재 모습에 더 가까운 전신으로는 다이쇼 시대부터 아이들 간식으로 팔린 ‘잇센요쇼쿠’가 자주 언급된다.
잇센요쇼쿠는 묽은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고 파와 생강, 작은 건어물 등을 올린 뒤 접어 소스를 발랐다. 값이 한 전이라는 이름처럼 저렴한 노점 음식이었다. 양배추와 돼지고기가 가득한 지금의 오코노미야키보다 훨씬 얇고 단순했다.
일본의 공식 관광 자료도 현재의 오코노미야키 형태가 자리 잡은 시기를 전후로 설명한다. 식량이 부족했던 때 밀가루 반죽에 구할 수 있는 채소를 넣어 양을 늘렸고, 철판 하나로 빠르게 구웠다. 이후 돼지고기와 달걀, 면이 더해졌다.
한 사람이 한 장소에서 완성한 음식은 아니다. 노점의 얇은 반죽, 소스 회사의 진한 조미료, 전후의 밀가루와 양배추, 지역 철판 식당이 여러 갈래로 합쳐졌다.
오사카에서는 먼저 섞는다
오사카식은 주문이 들어오면 작은 그릇에 양배추와 반죽, 달걀, 튀김 부스러기, 파를 담는다. 짧게 섞은 뒤 뜨거운 철판에 둥글게 올리고, 돼지고기 조각을 윗면에 편다. 뒤집힌 뒤에는 돼지기름이 철판에 닿아 갈색 껍질을 만든다.
반죽에는 다시마와 가쓰오부시 계열의 육수를 쓰는 가게가 많다. 갈색 소스 아래에서도 짠 감칠맛이 남고, 마나 산마를 갈아 넣으면 속이 더 부드럽고 촉촉해진다. 밀가루만 많이 넣은 반죽보다 젓가락으로 눌렀을 때 가볍게 꺼진다.
양배추는 반죽과 섞인 상태로 익는다. 잘게 썬 잎의 가장자리는 철판 가까이에서 구워지고, 안쪽은 수증기로 부드러워진다. 단맛과 수분이 반죽 전체에 퍼져 한 조각 어디를 먹어도 비슷한 농도로 나온다.
너무 오래 섞으면 양배추에서 물이 나와 반죽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주문 직전에 한 그릇씩 섞고 곧바로 철판에 올린다. 오사카식의 폭신함은 재료뿐 아니라 섞고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서 생긴다.

히로시마에서는 층으로 쌓는다
히로시마식은 철판 위에 묽은 반죽을 얇게 펴는 데서 시작한다. 그 위에 생양배추를 수북하게 올린다. 처음에는 뒤집기 어려울 만큼 높지만 열을 받으면 잎 사이의 공기가 빠지고 수분이 나오면서 빠르게 낮아진다.
양배추 위에는 숙주와 파, 튀김 부스러기, 돼지고기가 놓인다. 반죽을 조금 뿌려 재료를 잇고 한꺼번에 뒤집는다. 돼지고기가 철판에 닿아 익는 동안 아래에 갇힌 양배추는 기름과 수증기로 천천히 익는다.
옆에서는 소바나 우동을 볶는다. 면에 소스를 먼저 묻히는 가게도 있고, 기름과 물만 써서 담백하게 두는 곳도 있다. 익은 면 위에 양배추 층을 올리고, 마지막에는 둥글게 편 달걀과 붙인다.
완성된 한 장에는 뒤집기가 여러 번 들어간다. 층이 흩어지지 않도록 넓은 헤라 두 개로 받치고, 눌러 모양을 잡는다. 얇은 반죽은 주인공이라기보다 많은 채소와 면을 한 장으로 묶는 바닥에 가깝다.
양배추 산은 왜 납작해질까
생양배추는 부피가 크지만 대부분이 수분이다. 철판 위에서 열을 받으면 세포벽이 부드러워지고 잎 사이에 있던 공기가 빠진다. 높이 쌓은 양배추가 몇 분 사이에 얇은 층으로 내려앉는다.
완전히 볶는 것과는 맛이 다르다. 양배추가 철판에 직접 닿는 부분은 갈색으로 구워져 단맛이 진하고, 가운데에 갇힌 잎은 수증기로 익어 촉촉하다. 굵은 심은 아삭한 저항을 조금 남기고 얇은 잎은 부드럽게 풀린다.
돼지고기에서 나온 기름은 뒤집힌 양배추 층으로 스며든다. 잎의 단맛에 고기 기름과 소금기가 붙고, 숙주는 더 맑은 수분과 콩 향을 더한다. 소스가 닿기 전에도 층 안에는 이미 간과 향이 생긴다.
히로시마식 한 장에 양배추가 많이 들어가도 완성된 크기는 과하게 크지 않다. 눈앞에서 부피가 줄어드는 과정이 조리의 절반을 차지한다.
면이 들어가면 무엇이 달라질까
히로시마식의 면은 양을 늘리는 재료만은 아니다. 소바의 가는 가닥은 철판에 닿은 부분이 바삭하게 굳고, 안쪽은 양배추 수분을 받아 부드럽다. 한 조각에서 마른 면과 촉촉한 면이 함께 씹힌다.
소스를 묻혀 볶은 면은 캐러멜화한 단맛과 짠맛이 강하다. 양배추 층의 맑은 단맛과 대비되고, 달걀의 부드러운 맛이 그 사이를 잇는다. 면을 담백하게 볶는 가게에서는 마지막에 바른 소스의 맛이 더 선명하다.
우동을 넣으면 씹는 속도가 느려진다. 굵은 면이 소스와 기름을 넓게 받아 쫀득하게 늘어나고, 얇은 반죽과 양배추 사이에서 존재감이 커진다. 같은 히로시마식이라도 소바와 우동은 전혀 다른 한입을 만든다.
오사카에도 면을 넣은 모단야키가 있다. 다만 면을 반죽과 섞거나 아래에 붙이는 방식은 가게마다 다르다. ‘면이 있으면 히로시마식’이라는 구분만으로는 철판 위의 순서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갈색 소스는 무엇을 더할까
오코노미야키 소스는 우스터소스보다 걸쭉하고 달다. 채소와 과일에서 온 단맛, 식초의 산미, 향신료 냄새가 구운 반죽과 돼지고기 위에 두껍게 붙는다. 철판의 열을 받으면 표면 수분이 날아가 윤기가 더 진해진다.
마요네즈는 소스의 산미와 매운 향신료를 부드럽게 만든다. 지방이 입안을 감싸고 달걀 향을 더해 한입을 묵직하게 한다. 히로시마에서는 마요네즈를 기본으로 쓰지 않는 가게도 있어, 갈색 소스와 청해태만 남는 경우가 있다.
가쓰오부시는 열기 위에서 얇게 움직이며 훈연 향을 낸다. 입에 들어가면 금세 녹지만 코에는 마른 생선의 짠 향이 남는다. 청해태의 풋바다 냄새와 붉은 생강의 산미가 진한 소스 사이에 짧은 틈을 만든다.
철판에서 바로 먹으면 무엇이 다를까
접시로 옮긴 오코노미야키는 바닥부터 식는다. 철판 위에서는 잘라 낸 뒤에도 아래쪽이 계속 뜨겁고, 가장자리는 조금씩 더 마른다. 소스도 묽게 흐르다가 점차 끈끈해진다.
작은 헤라로 한입 크기를 잘라 바로 먹으면 윗면의 소스와 바닥의 구운 껍질이 함께 들어온다. 히로시마식은 층을 세로로 잘라야 반죽과 채소, 면, 달걀이 한 조각에 모두 남는다. 옆으로 밀면 면과 양배추가 쉽게 분리된다.
온도가 높은 만큼 향도 빠르다. 소스의 식초 냄새와 가쓰오부시의 훈연 향이 먼저 올라오고, 씹기 시작하면 양배추의 단맛과 돼지기름이 나온다. 식은 뒤에는 소스의 단맛과 면의 질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두 장을 나란히 놓으면
폭신한 반죽 안에서 양배추와 돼지고기가 한꺼번에 씹히는 쪽은 오사카식이다. 얇은 반죽 아래로 촉촉한 양배추와 바삭한 면, 달걀이 차례로 끊기는 쪽은 히로시마식이다.
오사카식은 조각마다 맛의 분포가 비교적 비슷하다. 히로시마식은 자른 방향과 위치에 따라 면이 많거나 양배추가 많은 한입이 나온다.
히로시마 안에서도 한 가지가 아니다
히로시마현 안에서도 오코노미야키는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후추시의 ‘후추야키’는 돼지 삼겹살 대신 다진 고기를 써서 기름이 양배추와 면 사이에 더 고르게 퍼진다. 바닥의 면도 더 바삭하게 굽는 경우가 많다.
구레에서는 가는 우동을 넣고 반달 모양으로 접은 ‘구레야키’를 만난다. 한 장을 둥글게 펼치기보다 접어 들고 먹기 쉬운 형태다. 다케하라에서는 술지게미나 지역 술을 반죽에 넣은 변형도 전해진다.
오사카식과 히로시마식이라는 두 이름은 큰 차이를 기억하기에는 편하다. 실제 철판 앞에서는 반죽의 농도, 양배추 굵기, 면을 볶는 방식과 소스가 가게마다 다시 갈라진다.
철판 위의 두 가지 순서
두 지역은 비슷한 재료를 다른 순서로 익혔다. 오사카에서는 한 그릇에서 섞은 뒤 굽고, 히로시마에서는 철판에서 재료마다 익는 시간을 나눈다.
윗면의 소스를 걷어 내면 차이는 더 분명하다. 한쪽에는 양배추가 박힌 반죽이 있고, 다른 쪽에는 면과 채소가 겹친 단면이 남는다.
더 확인하고 싶다면
오코노미야키의 기원에는 여러 설이 있어 하나의 발명 이야기로 단정하지 않았다. 오사카와 히로시마의 현재 조리 방식과 전후 변화는 일본 농림수산성·관광기관·지역 협회 자료를 중심으로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