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야키는 처음부터 소스를 뿌려 먹지 않았다

갈색 소스와 마요네즈, 가쓰오부시를 걷어내면 타코야키의 처음 모습이 드러난다. 간이 밴 반죽 안에 문어를 넣고, 손에 묻지 않게 그대로 집어 먹던 작은 구이였다.

갈색 소스와 가쓰오부시를 올린 타코야키
사진 Keith Pomakis · CC BY-SA 2.5

타코야키 가게 앞에서는 둥근 철판보다 소스 냄새가 먼저 닿는다. 달고 짭짤한 갈색 소스 위에 마요네즈가 흐르고, 가쓰오부시는 뜨거운 김을 따라 얇게 움직인다. 그런데 1930년대 오사카에서 등장한 초기 타코야키에는 이 익숙한 토핑이 없었다. 간장과 다시로 반죽에 미리 맛을 내 소스 없이 집어 먹었다. 더 의외인 것은 그보다 앞선 동그란 구이에 문어조차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타코야키는 문어 없는 간식에 문어 한 조각이 들어가고, 전후의 진한 소스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소스가 없던 타코야키

지금의 타코야키는 표면을 거의 볼 수 없을 만큼 토핑이 많다. 갈색 소스가 둥근 껍질을 덮고, 흰 마요네즈와 초록 파래가 그 위에 놓인다. 뜨거운 김은 가쓰오부시의 얇은 조각을 계속 들썩이게 한다.

한 알을 집으면 겉은 소스 때문에 매끈하고 끈끈하다. 이를 대는 순간 얇게 마른 껍질이 갈라지고, 안에서는 뜨거운 반죽이 천천히 흘러나온다. 가운데 문어는 부드러운 반죽과 달리 단단하고 탄력 있게 씹힌다.

이 모습은 타코야키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니다. 오사카 공식 관광 자료는 소스와 마요네즈, 파래, 가쓰오부시를 올리는 방식이 전후 오코노미야키의 영향을 받아 퍼졌다고 설명한다. 그전에는 반죽에 다시와 간장으로 간을 해 아무것도 뿌리지 않고 먹는 타코야키가 있었다.

현재도 발상지로 알려진 가게 아이즈야에서는 작고 단단하게 구운 타코야키를 소스 없이 낸다. 표면에서 간장의 구운 냄새가 나고, 씹으면 다시의 짠 감칠맛과 문어의 담백한 맛이 이어진다.

뜨거운 철판에서 둥글게 익어가는 타코야키 조리 장면
사진 왼쪽에는 이미 둥글어진 타코야키가 줄지어 있고, 오른쪽에는 아직 철판 위에 넓게 퍼진 반죽이 보인다. 홈 밖의 반죽을 안으로 밀어 넣고 여러 번 돌리는 동안 평평했던 반죽이 둥근 한 알이 된다.사진 tab2_dawa · CC BY 2.0

처음에는 문어가 없었다

타코야키보다 먼저 오사카의 과자점과 노점에는 초보야키가 있었다. 반원형 홈이 파인 구리판이나 철판에 물로 푼 밀가루 반죽을 붓고, 붉은 생강과 파, 곤약을 넣어 간장으로 맛을 냈다. 지금의 타코야키보다 납작하고 재료도 단순했다.

그 뒤에는 라디오야키가 등장했다. 농림수산성과 오사카 관광 자료는 소고기나 힘줄, 곤약 같은 재료가 들어간 둥근 구이를 타코야키의 전신으로 소개한다. 문어 대신 달고 짭짤하게 조린 고기와 탱글한 곤약이 씹혔다.

아이즈야의 기록에는 창업자 엔도 도메키치가 1933년 오사카 이마자토에서 라디오야키 노점을 시작했다고 적혀 있다. 당시 라디오는 새롭고 값비싼 물건이었다. ‘라디오야키’라는 이름도 이런 시대 분위기와 연결해 설명되지만, 누가 처음 그 이름을 붙였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은 뚜렷하지 않다.

라디오야키는 아이들이 동전 몇 개로 사 먹는 간식이었다. 작은 알 안에는 고기에서 나온 기름과 곤약의 탄력이 있었고, 간장으로 간한 반죽은 식어도 맛이 남았다. 둥근 철판과 돌려 굽는 방식은 이미 갖춰져 있었다.

1935년, 안에 문어가 들어갔다

문어가 들어간 시점은 1935년으로 자주 이야기된다. 아이즈야는 손님에게서 ‘아카시에서는 문어를 넣는다’는 말을 들은 엔도 도메키치가 라디오야키의 고기와 곤약 대신 문어를 넣어 시험했다고 전한다. 가게의 창업 기록에 남은 탄생 이야기다.

인근 효고현 아카시는 문어 산지로 알려져 있었고, 달걀과 다시가 많은 반죽에 문어를 넣는 다마고야키가 이미 팔리고 있었다. 농림수산성 자료는 아카시의 다마고야키가 1919년 무렵부터 상업적으로 팔렸다고 설명한다. 둥근 모양과 문어라는 재료는 오사카보다 먼저 아카시의 철판 위에 있었다.

오사카에서는 라디오야키의 비교적 단단한 반죽과 한입 크기를 유지하면서 속재료를 문어로 바꿨다. 삶은 문어는 고기 기름의 묵직함 대신 옅은 바다 향과 단단한 씹힘을 남겼다. 이름도 재료를 바로 알아볼 수 있는 타코야키가 됐다.

오사카 공식 자료는 타코야키의 발명자를 둘러싼 여러 설명이 있다고 덧붙인다. 다만 초보야키와 라디오야키 같은 둥근 밀가루 구이가 먼저 있었고, 1930년대 오사카에서 문어를 넣은 타코야키가 팔리기 시작했다는 큰 흐름은 공공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어떻게 둥근 한 알이 될까

타코야키 반죽은 팬케이크 반죽보다 훨씬 묽다. 밀가루에 달걀과 다시를 넉넉히 섞어 철판에 부으면 홈 안에만 머물지 않고 평평한 윗면까지 연결된다. 문어와 튀김 부스러기를 넣어도 처음에는 둥근 모양이 보이지 않는다.

열은 철판에 닿은 바닥과 옆면부터 반죽을 굳힌다. 가장자리가 하얗게 익기 시작하면 홈 사이의 반죽을 끊고, 꼬챙이로 한 알씩 90도 정도 세운다. 안쪽의 묽은 반죽이 아래로 흘러 아직 익지 않은 면을 채운다.

조리하는 사람은 밖으로 나온 반죽과 파, 튀김 부스러기를 홈 안으로 밀어 넣으며 계속 돌린다. 처음의 반구는 여러 차례 회전한 뒤 둥글어진다. 반죽을 한 번에 뒤집어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속을 조금씩 굳혀 구의 빈 면을 메우는 방식이다.

철판의 모든 홈이 같은 온도는 아니다. 불 가까운 가운데가 빨리 익고 가장자리는 늦게 익는 팬도 있다. 농림수산성 조리 자료에서도 잘 익는 홈과 덜 익는 홈의 타코야키를 바꾸어 굽는 과정을 설명한다. 한 판 위에서도 색과 껍질 두께가 달라질 수 있다.

겉은 마르고 속은 흐른다

갓 구운 타코야키의 겉면은 얇고 마르다. 철판에 닿은 반죽의 수분이 빠지면서 작은 기포 자국이 생기고, 간장과 다시가 든 반죽에서는 노릇한 구운 냄새가 난다. 기름을 많이 두른 가게에서는 표면이 더 단단하고 바삭하게 갈라진다.

안쪽은 같은 반죽인데도 전혀 다르다.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돌려 구우면 가운데까지 단단하게 굳지 않는다. 달걀과 다시를 머금은 반죽이 크림처럼 부드럽고, 이를 대면 뜨거운 김과 함께 천천히 흘러나온다.

튀김 부스러기는 속에 작은 기름 조각을 남긴다. 씹을 때 완전히 바삭하지는 않지만 밀 반죽의 담백함 사이에서 고소한 맛이 난다. 붉은 생강은 짠맛과 산미를 짧게 더하고, 잘게 썬 파에서는 익은 단맛과 옅은 풋향이 난다.

식으면 수분이 껍질로 이동해 바삭함이 줄고, 속의 전분은 더 단단해진다. 갓 나온 타코야키가 입천장을 데울 만큼 흐물흐물하다면, 조금 식은 뒤에는 반죽과 문어의 경계가 더 분명하게 씹힌다.

문어 한 조각이 바꾸는 식감

농림수산성 조리 자료에서는 삶은 문어를 약 15밀리미터 크기로 잘라 한 홈에 한 조각씩 넣는다. 한 알의 대부분은 반죽이지만, 문어가 없는 부분과 있는 부분은 씹는 감각이 확실히 다르다.

삶은 문어의 겉은 매끈하고 속살에는 짧은 결이 있다. 처음에는 단단하게 버티다가 몇 번 씹으면 결을 따라 끊어진다. 빨판이 붙은 조각은 표면이 오돌토돌하고, 다리의 굵은 부분은 머리 쪽 살보다 탄력이 강하다.

문어 자체의 맛은 소스보다 순하다. 소금기와 옅은 단맛, 바다 냄새가 있지만 진한 소스와 마요네즈 아래에서는 쉽게 묻힌다. 반죽에 다시 간이 충분한 타코야키나 소스를 적게 바른 한 알에서는 문어의 담백한 맛이 더 잘 느껴진다.

문어를 너무 작게 자르면 부드러운 반죽 속에서 존재감이 줄고, 지나치게 크면 한입에 끊기지 않는다. 가게마다 문어 크기와 삶은 정도가 달라 같은 크기의 타코야키도 가운데 씹힘은 다르게 나온다.

소스는 나중에 익숙해졌다

오늘날 익숙한 타코야키 소스는 우스터소스보다 걸쭉하고 달다. 채소와 과일의 단맛, 식초의 산미, 향신료 냄새가 뜨거운 표면에 넓게 붙는다. 소스가 고인 아래쪽은 부드럽고, 얇게 발린 옆면에는 구운 껍질이 조금 남는다.

오사카 관광 자료는 소스와 마요네즈, 파래, 가쓰오부시를 올리는 방식이 전후 오코노미야키의 영향을 받아 자리 잡았다고 소개한다. 타코야키가 1930년대에 등장한 뒤 토핑이 더해져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진 셈이다.

마요네즈는 식초가 든 산미와 달걀의 고소한 맛을 보태고, 소스의 향신료 자극을 부드럽게 한다. 파래는 마른 해조류의 향을 내며, 가쓰오부시는 훈연한 생선 냄새와 짠 감칠맛을 더한다. 네 가지를 모두 올리면 첫맛은 문어보다 토핑에서 시작된다.

소스가 없는 초기 방식도 사라지지 않았다. 간장과 다시로 반죽에 간을 한 타코야키는 표면이 덜 끈끈하고 손으로 집기 쉽다. 식으면 소스의 수분이 스며들지 않아 껍질의 마른 감촉도 비교적 오래 남는다.

가쓰오부시는 왜 움직일까

타코야키 위의 가쓰오부시는 접시에 올린 뒤에도 계속 움직인다. 살아 있어서가 아니다. 종이처럼 얇게 깎은 마른 생선 조각이 뜨거운 김과 공기의 흐름을 만나 휘고 들리는 현상이다.

마른 조각의 아래쪽이 수증기를 먼저 머금으면 한쪽이 부드러워지고 모양이 바뀐다. 뜨거운 공기가 올라오는 동안 가벼운 끝부분도 함께 들썩인다. 시간이 지나 수분과 온도가 고르게 퍼지면 움직임은 줄어든다.

향은 움직임보다 오래 남는다. 가다랑어를 삶고 말리고 훈연해 만든 가쓰오부시에서는 마른 생선의 짠 냄새와 나무 연기 같은 향이 난다. 뜨거운 타코야키 위에서는 이 향이 김을 타고 빠르게 올라온다.

소스에 닿은 부분은 금세 축축해져 얇게 녹듯 붙고, 닿지 않은 끝은 마른 채 바스락거린다. 한 알에서도 부드러워진 가쓰오부시와 마른 조각의 질감이 함께 느껴진다.

아카시야키는 무엇이 다를까

타코야키와 아카시야키는 모두 둥글고 안에 문어가 들어간다. 그러나 아카시야키의 색은 더 옅고 표면도 매끈하다. 갈색 소스 대신 맑고 따뜻한 다시가 곁에 놓인다.

아카시야키 반죽에는 타코야키보다 달걀이 많이 들어가고, 밀가루와 함께 진코라고 부르는 밀 전분을 쓰기도 한다. 농림수산성은 진코가 열을 받아도 단단해지기 어려워 아카시야키가 더 부드럽고 폭신하게 익는다고 설명한다.

젓가락으로 집으면 모양이 쉽게 눌리고, 다시에 담그면 표면이 더 부드러워진다. 달걀의 고소한 향과 맑은 국물의 가쓰오·다시마 맛이 먼저 나고, 문어는 토핑 아래가 아니라 부드러운 달걀 반죽 속에서 씹힌다.

타코야키는 철판에서 겉면을 굴려 말리고 소스나 토핑을 얹는 경우가 많다. 아카시야키는 기울어진 나무판에 옮겨 담고 한 알씩 국물에 적신다. 비슷한 모양을 보고 같은 음식이라 생각했다가, 입안에서는 온도와 부드러움부터 다르게 느껴진다.

집에서 굽는 음식이 된 뒤

오사카에서는 타코야키가 노점 음식에만 머물지 않았다. 농림수산성은 오사카부 가정에 타코야키 팬이 널리 보급돼 집에서도 자주 만든다고 소개한다. 가스 불에 올리는 철판부터 전기식 팬까지 크기와 화력이 다양하다.

집에서는 한 사람이 계속 굽기보다 식탁 가운데 팬을 놓고 함께 돌리는 경우가 많다. 첫 판은 기름과 온도가 충분하지 않아 껍질이 잘 붙고, 팬이 달궈진 다음 판은 더 빨리 갈색이 난다. 같은 반죽으로 구워도 판마다 모양과 익는 정도가 달라진다.

속재료도 문어에만 머물지 않는다. 새우와 치즈, 소시지, 떡을 넣으면 이름은 타코야키와 멀어지지만 둥근 팬을 쓰는 조리 방식은 그대로다. 치즈는 안에서 녹아 짠맛과 기름을 더하고, 떡은 부드러운 반죽 속에서 쫀득하게 씹힌다.

여럿이 굽는 자리에서는 잘 둥글어진 알과 찢어진 알이 한 접시에 섞인다. 모양이 고르지 않아도 갓 구운 반죽의 뜨거운 김과 문어의 탄력, 소스 냄새는 바로 느껴진다.

토핑을 바꾸면 첫맛이 달라진다

갈색 소스와 마요네즈를 함께 올리면 단맛과 산미, 기름진 감촉이 먼저 온다. 파래와 가쓰오부시는 해조류와 훈연 생선의 향을 더한다. 반죽과 문어의 맛은 그 뒤에 느껴진다.

소스 없이 내는 방식은 다시와 간장의 간, 구운 껍질을 바로 드러낸다. 파와 폰즈를 올린 타코야키는 차갑고 알싸한 파의 식감과 감귤 계열 산미가 더해져 마요네즈를 올린 것보다 가볍게 느껴진다.

뜨거울 때와 식은 뒤

철판에서 막 꺼낸 타코야키는 겉보다 속이 훨씬 뜨겁다. 얇은 껍질 안에 수분이 많은 반죽이 갇혀 있어, 반으로 가르는 순간 김이 세게 나온다. 겉면만 만져 보고 바로 한입에 넣으면 입천장이 쉽게 데는 이유다.

몇 분이 지나면 소스 냄새의 날카로움은 줄고 단맛이 더 선명해진다. 안쪽 반죽은 전분이 굳으며 덜 흐르고, 문어의 탄력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마요네즈의 기름진 감촉도 차가워질수록 더 오래 입안에 남는다.

나무 배 모양의 얇은 용기는 바닥의 수증기를 완전히 가두지 않는다. 뚜껑을 닫은 포장 용기에서는 김이 맺혀 껍질이 빠르게 부드러워진다. 배달 타코야키가 철판 앞에서 먹는 것보다 촉촉하고 무른 까닭이다.

한 접시의 첫 알과 마지막 알은 온도뿐 아니라 질감도 다르다. 첫 알에서는 뜨거운 다시 향과 흐르는 속이 강하고, 마지막 알에서는 걸쭉해진 반죽과 소스의 단맛, 오래 씹히는 문어가 더 또렷하다.

소스 없이 시작한 음식

지금의 타코야키 한 알에는 서로 다른 시기의 조리법이 함께 남아 있다. 초보야키에서 이어진 둥근 철판, 라디오야키의 한입 크기, 아카시에서 건너온 문어, 전후에 익숙해진 소스와 토핑이다.

접시 바닥에는 소스와 마요네즈가 섞이고, 눅눅해진 가쓰오부시와 파래가 남는다. 마지막 한 알은 처음보다 덜 뜨겁지만 소스를 더 많이 묻혀 먹게 된다. 소스 없이 시작한 음식이 이제는 그 갈색 자국으로 더 익숙해졌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타코야키의 전신과 등장 시기는 일본 농림수산성·오사카 공식 관광 자료를 중심으로 확인했다. 1933년 라디오야키와 1935년 타코야키 개발에 관한 세부 내용은 발상지로 알려진 가게 아이즈야의 기록에 근거하며, 한 가게의 전승이라는 점을 본문에 구분해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