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장어구이는 왜 한 번 찌고 다시 구울까

검은 찬합을 열면 달고 짠 타레 향이 먼저 올라온다. 하지만 도쿄의 장어는 숯불에 곧장 올려 끝내지 않는다. 먼저 굽고, 한 번 찌고, 타레를 발라 다시 굽는 동안 껍질과 살의 식감이 달라진다.

윤기 나는 장어 가바야키를 흰밥 위에 올린 우나동
사진 katorisi · CC BY-SA 3.0

에도의 장어 노점에서 시작해 도쿄식 가바야키와 간사이 직화구이, 잘게 썬 나고야 히쓰마부시, 여름의 도요노우시노히와 실뱀장어 양식까지 일본 장어 한 점 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뚜껑을 열면 달고 짠 연기가 난다

검은 찬합의 뚜껑을 열면 밥보다 장어가 먼저 보인다. 넓게 편 살에는 진한 갈색 타레가 번들거리고, 가장자리에는 숯불에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다.

젓가락을 대면 살이 결을 따라 쉽게 갈라진다. 겉은 타레가 졸아 살짝 끈끈하고, 안쪽 살은 뜨거운 김을 머금어 부드럽다.

첫맛은 간장과 설탕의 달고 짠 맛이다. 곧 장어 기름의 고소함과 숯 냄새가 따라오고, 잘 구운 가장자리에서는 약한 쓴맛도 난다.

껍질은 조리법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도쿄식은 한 번 찌기 때문에 얇고 부드럽게 풀리며, 간사이식은 바로 구워 표면이 더 단단하고 바삭하다.

장어를 들어 올린 자리의 밥은 이미 갈색이다. 뜨거운 밥알 사이로 타레와 장어 기름이 스며들어, 흰 부분보다 짠맛과 단맛이 진하다.

밥까지 함께 먹으면 장어의 기름진 맛이 한결 가벼워진다. 쌀알은 타레를 머금어 촉촉하지만 완전히 젖지는 않아 씹는 감촉을 남긴다.

산초를 조금 뿌리면 향이 크게 바뀐다. 코끝에는 감귤 껍질 같은 향이 올라오고 혀끝에는 가벼운 얼얼함이 남는다.

장어 살은 흰살생선처럼 결이 가늘지만 껍질 아래에는 기름이 많다. 뜨거울 때는 부드럽게 녹아 밥에 스며들고, 식으면 표면이 빠르게 굳어 입안에서 묵직해진다.

찬합 한쪽에 놓인 단무지나 절임채소는 작지만 역할이 분명하다. 차갑고 아삭한 조각을 씹으면 타레의 단맛과 장어 기름이 잠시 사라진다.

이 음식은 굽는 시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살아 있는 장어를 손질하고, 꼬치에 꿰고, 불에 굽고, 지역에 따라서는 찜통까지 거친다.

도쿄의 장어집에서 주문 뒤 오래 기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리 구운 조각을 단순히 데우는 음식과는 과정이 다르다.

같은 가바야키라는 이름 아래에도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의 접시는 꽤 다르다. 찌느냐 바로 굽느냐, 통째로 올리느냐 잘게 써느냐에 따라 한입의 소리와 질감이 달라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검고 윤기 나는 타레다. 하지만 장어구이의 차이는 그 타레 아래에서 시작된다.

시장 진열대 위에서 윤기 나게 구워진 장어 가바야키
시장 진열대의 가바야키는 넓게 편 살에 타레를 여러 번 발라 구운 모습이다. 검은 윤기 사이로 숯불에 그을린 가장자리가 보인다.사진 halfrain · CC BY-SA 2.0

가바야키는 왜 부들 이름을 얻었을까

지금의 가바야키는 장어의 배나 등을 갈라 넓게 편 모습이다. 이름에 들어간 ‘가바’는 이 납작한 모양과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널리 알려진 설은 장어를 가르지 않고 짧게 토막 낸 뒤 대나무 꼬치에 꽂아 구웠다는 데서 출발한다. 둥근 살이 꼬치에 붙은 모습이 부들 꽃이삭인 가마노호와 닮아 ‘가마야키’라 불리다가 가바야키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농림수산성 자료에는 다른 설명도 함께 나온다. 구운 빛깔이 자작나무 껍질과 닮았다는 설, 좋은 냄새가 빠르게 코에 들어온다는 말에서 이름이 나왔다는 설도 있다.

어느 하나가 확정된 어원은 아니다. 다만 오래전 장어구이가 지금처럼 반듯하게 펴진 한 장이 아니었다는 단서는 남는다.

장어를 통째로 구우면 두꺼운 부분과 가는 부분이 고르게 익지 않는다. 지방이 많은 몸통은 익는 데 시간이 걸리고 꼬리 쪽은 먼저 마르기 쉽다.

살을 갈라 뼈와 내장을 빼고 넓게 펴면 불이 닿는 면이 많아진다. 꼬치 여러 개로 몸을 고정하면 긴 살이 말리거나 뒤틀리는 것도 막을 수 있다.

꼬치는 살과 껍질 사이를 지나가야 한다. 얇은 살을 뚫고 밖으로 나오면 구울 때 모양이 무너지므로 손에 익은 기술이 필요하다.

불 위에서는 꼬치를 돌려가며 양쪽을 익힌다. 장어에서 떨어진 지방이 숯에 닿으면 연기가 올라와 표면에 불 냄새를 남긴다.

껍질은 열을 받으면 안쪽으로 오그라든다. 꼬치가 살을 고르게 잡고 있지 않으면 넓게 편 장어가 활처럼 휘어 불에서 멀어지는 부분이 생긴다.

지방이 숯에 떨어질 때 불꽃이 크게 솟으면 타레가 먼저 탄다. 장어를 불에 가까이 댔다가 올리는 손놀림이 검은 탄 자국과 갈색 윤기의 경계를 만든다.

처음부터 달콤한 타레를 쓴 것도 아니다. 농림수산성은 간장이 널리 퍼지기 전에는 소금으로 맛을 냈고, 뒤에는 간장을 발라 굽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간장에 설탕과 미림을 섞은 타레가 쓰이면서 색과 향은 더 짙어졌다. 당분이 뜨거운 불에 닿아 갈색으로 졸고, 장어에서 나온 기름과 섞여 표면에 윤기를 만든다.

오늘날 시장 진열대의 가바야키는 넓고 반듯하다. 그 이름에는 통장어를 꼬치에 세워 구웠다고 전해지는 더 오래된 모습이 남아 있다.

장어를 손질하고 굽는 모습을 담은 오래된 흑백사진
장어를 가르고 꼬치에 꿰는 손질은 불에 올리기 전부터 시작된다. 오래된 사진에도 길고 미끄러운 살을 고정해 굽는 작업이 남아 있다.사진 朝日新聞社 · Public domain

에도 사람들은 장어를 어떻게 먹었을까

‘에도마에’라는 말을 들으면 초밥부터 떠올리기 쉽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도쿄 향토음식 자료는 이 말이 처음에는 장어와 연결됐다고 설명한다.

오카와(大川)라 불린 지금의 스미다강 하구 부근에서 잡힌 장어를 에도마에 장어라고 했다. 강과 바닷물이 만나는 도쿄의 물길은 장어를 구하기 좋은 장소였다.

에도시대의 장어는 도시의 빠른 음식이기도 했다. 불과 꼬치를 갖춘 노점에서 장어를 구워 팔았고, 진한 간장 향과 연기는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기 쉬웠다.

장어를 더운 계절의 기운을 돋우는 음식으로 여긴 기록은 에도보다 앞선다. 농림수산성은 만엽집에 장어의 영양을 노래한 오토모노 야카모치의 시가 남아 있다고 소개한다.

달콤한 타레는 맛뿐 아니라 색을 만들었다. 장어 살이 짙은 갈색으로 빛나면 숯불에 그을린 부분과 기름이 한눈에 보였다.

가바야키와 밥이 처음부터 한 그릇이었던 것은 아니다. 농림수산성 자료에는 장어와 밥을 따로 냈고, 우나주에도 처음에는 장어만 담았다는 설명이 나온다.

뜨거운 밥 위에 장어를 올리는 방식은 배달과도 잘 맞았다. 밥의 열이 장어를 아래에서 데우고, 흘러내린 타레는 밥에 스며들었다.

밥과 한 그릇에 담기면서 손에 묻는 타레도 줄었다. 꼬치에서 빼낸 장어를 젓가락으로 나누고 밥과 함께 먹을 수 있어 노점 음식과 다른 식사가 됐다.

둥근 그릇에 담으면 우나동, 네모난 찬합에 담으면 우나주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름과 그릇은 다르지만 장어 아래에 밥을 두는 기본 모습은 같다.

찬합은 뚜껑을 덮는 순간 향을 가둔다. 문을 열고 배달하는 사이에도 숯 냄새와 장어의 온기를 조금 더 오래 남길 수 있었다.

밥은 단순한 받침이 아니다. 타레가 센 집에서는 흰밥이 짠맛을 누그러뜨리고, 타레가 옅은 집에서는 장어 기름이 밥알 사이로 퍼지며 고소한 맛을 더한다.

장어 한 점과 밥의 양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마지막 몇 숟가락이 달라진다. 장어를 먼저 많이 먹으면 타레 밥이 남고, 밥을 많이 뜨면 끝에 장어 살이 남는다.

도쿄의 우나동과 우나주는 노점의 구운 장어가 밥과 뚜껑 있는 그릇을 만나며 달라진 결과다. 오늘날에도 뚜껑을 여는 순간이 식사의 첫 장면으로 남아 있다.

검은 찬합에 장어 가바야키와 밥을 담은 도쿄식 우나주
도쿄식 우나주는 한 번 찐 장어를 타레와 함께 다시 구워 밥 위에 올린다. 살은 부드럽게 갈라지고 타레는 아래의 밥까지 스며든다.사진 yuiseki aoba · CC BY 2.0

도쿄에서는 왜 한 번 찔까

도쿄식 장어는 불을 두 번 만난다. 먼저 타레 없이 흰색에 가깝게 굽고, 찜통에서 익힌 뒤 타레를 발라 다시 굽는다.

처음 굽는 단계가 시라야키다. 껍질이 오그라들고 살 표면이 익으면서 장어의 모양이 잡힌다.

시라야키만 따로 내기도 한다. 타레를 바르지 않아 장어 살의 담백한 단맛과 기름 향이 그대로 느껴지고, 와사비와 간장을 곁들이는 집도 있다.

도쿄식에서는 이 시라야키를 찜통에 넣는다. 뜨거운 증기가 살 사이로 들어가 지방을 일부 빼고, 촘촘한 살결을 부드럽게 만든다.

찐 장어는 젓가락으로 들 때 조심해야 할 만큼 연하다. 살이 결대로 벌어지고 껍질도 질기게 당기지 않는다.

그 뒤 타레를 발라 다시 숯불에 올린다. 젖어 있던 표면이 마르면서 타레가 얇게 달라붙고, 가장자리에 다시 구운 냄새가 생긴다.

찜통에서 나온 장어는 표면의 바삭함이 사라진 상태다. 마지막 불은 타레를 졸이는 동시에 젖은 표면을 다시 말려, 부드러운 살 위에 얇은 구운 층을 만든다.

한입 베어 물면 겉의 타레는 끈끈하지만 안쪽 살은 푹신하다. 혀로 눌러도 쉽게 풀어지고, 작은 뼈가 남아 있어도 부드러운 살 사이에서 가늘게 느껴진다.

간사이식은 흐름이 다르다. 배 쪽을 가른 장어를 찌지 않고 바로 구워, 껍질과 표면이 더 단단하게 익는다.

직화에 오래 닿은 껍질은 씹을 때 가벼운 소리를 내고, 살은 도쿄식보다 탄력이 남는다. 지방도 더 많이 머물러 고소한 맛이 강하다.

같은 양의 장어라도 입안에서 머무는 시간은 다르다. 도쿄식은 밥과 함께 빨리 풀리고, 간사이식은 껍질을 한두 번 더 씹은 뒤 살이 갈라진다.

도쿄는 등을 가르고 간사이는 배를 가른다는 차이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에도가 무사의 도시라 배를 가르는 일을 꺼렸다는 설명이 자주 붙지만, 이를 하나의 확정된 기원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지역 경계가 예전만큼 단단하지 않다. 도쿄에서도 직접 굽는 집이 있고, 간사이에서도 찌는 기술을 섞는 집이 있다.

장어를 한 번 찌는 일은 조리 시간을 늘린다. 대신 타레 아래의 살이 푹신해져, 찬합 안의 밥과 함께 떠도 입안에서 쉽게 풀린다.

타레를 바르지 않고 담백하게 구운 장어 시라야키
시라야키는 타레 없이 장어를 먼저 굽는 단계이자 하나의 요리다. 흰 살과 구운 자국이 보여 장어 기름과 숯 향을 바로 느낄 수 있다.사진 City Foodsters · CC BY 2.0

타레는 왜 검고 윤기가 날까

가바야키의 표면은 간장만 바른 생선보다 훨씬 짙고 반짝인다. 간장에 설탕과 미림을 섞은 타레를 여러 번 바르며 굽기 때문이다.

처음 한 번 바른 타레는 장어의 굴곡을 얇게 덮는다. 다시 불에 올리면 수분이 날아가고 단맛과 짠맛이 표면에 남는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타레는 그 위에 겹친다. 살이 두꺼운 곳에는 윤기가 넓게 생기고 가장자리에는 당분이 더 빨리 졸아 검은 점이 생긴다.

잘 익은 부분은 달고 고소하다. 불 가까이에서 조금 더 그을린 부분은 카라멜처럼 쌉싸래해 장어 기름의 무거운 맛을 끊는다.

타레가 지나치게 두꺼우면 표면이 눅진하고 단맛이 오래 남는다. 얇게 발린 타레는 숯 냄새와 장어 살의 맛을 가리지 않는다.

가게마다 간장과 미림, 설탕의 비율이 다르다. 간장이 앞서는 타레는 밥과 먹을 때 짭짤하고, 설탕이 많은 타레는 식으면서 더 끈끈해진다.

장어를 담갔다 꺼내는 타레에는 굽는 동안 나온 기름과 구운 향이 조금씩 섞인다. 오래된 장어집이 타레를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다.

타레가 밥에 떨어지는 양도 맛을 바꾼다. 밥까지 짙은 갈색인 집은 마지막 숟가락까지 단맛이 남고, 얇게 뿌린 집은 흰밥의 담백함이 더 오래 이어진다.

다만 ‘몇백 년 된 타레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말은 조심해서 들을 필요가 있다. 새 타레를 보충하고 위생과 농도를 관리하며 이어 온 조리 체계에 가깝다.

타레가 없는 시라야키를 함께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흰 살에는 장어의 기름 향과 숯 냄새가 바로 드러나고, 짠맛은 곁들인 간장에서 온다.

산초가 장어 곁에 남은 이유에는 냄새를 줄이려 했다는 설명이 있다. 농림수산성은 예전 양식 장어의 냄새를 가리기 위해 산초를 곁들였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기모스이에는 장어 간과 다시가 들어간다. 맑은 국물의 약한 쓴맛이 혀에 남은 타레를 씻어 준다.

우자쿠는 구운 장어와 오이를 식초로 무친 음식이다. 차갑고 아삭한 오이, 새콤한 식초가 따뜻하고 기름진 가바야키와 다른 한입을 만든다.

뼈는 바삭하게 튀겨 과자처럼 내기도 한다. 살과 간, 뼈가 서로 다른 요리가 되어 한 마리의 맛이 찬합 밖까지 이어진다.

장어 간과 미쓰바를 넣어 맑게 끓인 기모스이
기모스이는 장어 간을 다시에 넣어 맑게 끓인다. 달고 짠 가바야키 뒤에 마시면 약한 쓴맛과 깔끔한 국물이 남는다.사진 Zheng Zhou · CC BY-SA 4.0

나고야에서는 왜 잘게 썰까

나고야의 히쓰마부시는 장어 한 장을 그대로 올리지 않는다. 직화로 구운 장어를 손가락 한 마디쯤 되는 폭으로 잘라 밥 위에 넓게 펼친다.

뚜껑을 열면 작은 장어 조각이 밥을 거의 가린다. 조각마다 껍질과 살, 타레가 함께 붙어 있어 어느 부분을 떠도 비슷한 비율로 먹게 된다.

나고야식 장어는 찌지 않고 굽는 방식이 익숙하다. 껍질은 바삭하고 살에는 탄력이 남아, 잘게 썰어도 조각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나무 주걱으로 밥과 장어를 함께 뜨면 가장자리의 바삭한 부분과 가운데의 촉촉한 살이 섞인다. 타레가 밴 밥알도 조각 사이에 붙어 올라온다.

장어를 담은 둥근 나무 그릇은 여러 사람이 밥을 덜어 먹던 오히쓰를 닮았다. 히쓰마부시라는 이름의 정확한 시작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오늘의 그릇에도 ‘히쓰’가 눈에 보인다.

히쓰마부시에는 잘게 썬 파와 김, 와사비가 곁들여진다. 파는 산뜻한 냄새를 더하고 김은 구운 향을, 와사비는 코끝이 맑아지는 매운맛을 남긴다.

마지막에는 다시나 차를 부어 먹는 방식도 널리 알려져 있다. 뜨거운 국물이 굳은 타레를 풀면 밥알이 부드러워지고 장어의 구운 향도 옅어진다.

국물을 부은 뒤의 껍질은 처음보다 부드럽다. 대신 국물에는 장어 기름과 타레가 번져 맑은 다시가 연한 갈색으로 바뀐다.

잘게 자른 조각의 끝은 직화에 닿은 면이 많아 특히 바삭하다. 국물을 붓기 전에는 이 모서리에서 숯 향이 강하고, 부은 뒤에는 얇은 껍질이 국물을 머금는다.

같은 그릇 안에서 마른 밥, 고명를 섞은 밥, 국물을 부은 밥으로 온도와 식감이 달라진다. 장어 조각을 작게 썬 이유가 먹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히쓰마부시의 정확한 발상과 이름에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중 하나를 원조로 확정하기보다, 오늘날 나고야를 대표하는 장어밥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도쿄의 우나주는 뚜껑을 연 뒤 장어 한 장의 모양을 먼저 본다. 히쓰마부시는 주걱을 넣는 순간부터 장어와 밥이 섞인다.

처음에는 타레와 숯불 맛이 진하다. 파와 와사비를 넣으면 향이 가벼워지고, 국물을 부으면 따뜻한 장어차밥처럼 끝난다.

나무 주걱을 올린 나고야식 히쓰마부시
히쓰마부시는 직화로 구운 장어를 잘게 썰어 밥 위에 펼친다. 주걱으로 덜어 고명를 섞거나 다시를 부으면 같은 그릇의 맛이 달라진다.사진 pelican · CC BY-SA 2.0

여름 음식인데 제철은 가을이었다

일본의 장어 판매대가 가장 붐비는 때는 여름의 ‘도요노우시노히’다. 달력에 소의 날이 돌아오면 마트와 장어집 앞에 가바야키가 길게 놓인다.

도요는 입춘과 입하, 입추, 입동 직전의 약 18일을 가리킨다. 그 기간에 십이지의 축에 해당하는 날이 겹치면 도요노우시노히가 된다.

도요노우시노히는 여름에만 있는 날이 아니다. 계절마다 도요가 돌아오고, 12일 간격 때문에 한 번의 여름 도요 안에 소의 날이 두 번 들기도 한다.

여름에 장어를 먹는 풍습의 시작으로 히라가 겐나이 이야기가 유명하다. 더운 때 장사가 되지 않던 장어집에 ‘오늘은 소의 날’이라는 문구를 붙이게 했다는 설이다.

이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지만 확정된 한 줄의 기원은 아니다. 농림수산성도 여러 설명 가운데 유명한 설로 소개한다.

여름 보양식 이미지와 자연산 장어의 제철은 같지 않다. 농림수산성 도쿄 자료는 자연산 장어가 겨울을 앞두고 지방을 쌓는 가을을 본래 제철로 적고 있다.

가을 장어는 살에 기름이 차고 색도 조금 노르스름해진다. 구우면 표면에서 기름이 더 많이 떨어지고 살은 촉촉하게 갈라진다.

자연산 장어는 강에서 몸을 키운 뒤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내려간다. 이 이동을 앞둔 시기에 쌓인 지방이 가을 장어의 진한 고소함으로 이어진다.

지금은 양식 장어가 유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정한 환경에서 기르기 때문에 계절에 따른 맛의 차이는 자연산보다 작다.

하마나호 장어처럼 산지 이름이 붙은 양식 장어도 있다. 농림수산성은 하마나호 주변의 온화한 기후와 지하수, 오랜 양식 기술을 지리적표시 등록 자료에 담았다.

양식 덕분에 장어집은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영업할 수 있다. 한겨울에도 도쿄의 찬합과 나고야의 히쓰마부시에서 비슷한 크기의 장어를 만난다.

여름 장어는 달력과 도시의 판매 풍습이 만든 계절감이 강하다. 가을 자연산 장어는 산란을 앞두고 몸에 지방을 모으는 생태와 이어진다.

같은 장어라도 여름의 광고판과 가을 강물에서 보이는 이유가 다르다. 찬합 위의 갈색 한 장에는 달력의 계절과 생물의 계절이 겹쳐 있다.

바위가 깔린 맑은 물속을 헤엄치는 일본장어
양식장에서 자란 장어도 시작은 자연에서 잡은 실뱀장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장어는 먼바다에서 태어나 해류를 타고 강과 연안으로 돌아온다.사진 Ffish.asia · CC BY 4.0

한 점 뒤에는 실뱀장어가 있다

양식 장어라는 말은 알에서 성어까지 모두 양식장에서 태어났다는 뜻처럼 들린다. 실제로 일본에서 기르는 장어 대부분은 바다에서 온 어린 실뱀장어로 시작한다.

일본장어는 일본에서 약 2천 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서 알을 낳는다. 부화한 새끼는 해류를 따라 이동하며 잎처럼 납작한 렙토세팔루스 시기를 보낸다.

몸이 투명하고 가느다란 실뱀장어로 변하면 일본과 동아시아의 강과 연안에 닿는다. 어민이 이 어린 장어를 잡아 양식장으로 보낸다.

렙토세팔루스는 우리가 아는 긴 장어 모양이 아니다. 버드나무 잎처럼 납작하고 투명해, 바다를 건너는 새끼와 찬합 위의 장어를 바로 연결해 떠올리기 어렵다.

양식장에서는 먹이를 주고 수온과 물을 관리해 식당에서 쓰는 크기까지 기른다. 찬합 위의 장어는 양식장에서 자랐어도 출발점은 자연에서 잡은 어린 개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뱀장어가 적게 잡히면 양식할 수 있는 양도 줄고 가격도 흔들린다. 수산청이 채포와 양식 허가, 국제적인 자원 관리를 함께 다루는 이유다.

강으로 돌아오는 어린 장어는 일본 한 나라의 자원만이 아니다. 같은 종이 동아시아 여러 연안으로 퍼지므로 어획량과 양식 물량을 지역 전체에서 함께 살펴야 한다.

자연의 실뱀장어에 덜 기대기 위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인공적으로 알을 받아 부화시키고, 렙토세팔루스를 실뱀장어까지 키우는 과정이다.

부화한 새끼는 약 8일 뒤부터 별도의 먹이가 필요하다. 농림수산성 자료에는 달걀 등을 원료로 만든 먹이를 주며, 수질 변화에 민감해 물과 수조를 자주 관리한다고 나온다.

렙토세팔루스가 실뱀장어로 바뀌기까지 200일에서 300일이 걸린다. 몸 모양과 먹이가 크게 달라지는 시기를 안정적으로 넘기는 일이 어렵다.

인공 실뱀장어를 대량으로 만드는 방법은 아직 널리 확립되지 않았다. 연구실에서 성공한 과정과 식당 수요를 감당할 만큼 생산하는 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장어집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굽고 찌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어린 장어와 양식장의 긴 시간이 먼저 있었다.

찬합 바닥에는 마지막까지 타레 밥이 남는다. 뚜껑을 열 때는 윤기 나는 가바야키 한 장만 보였지만, 다 먹고 나면 그 한 장이 꽤 긴 길을 건너왔다는 사실도 함께 남는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가바야키의 어원은 부들 꽃이삭 모양, 자작나무 빛깔, 향과 관련된 말 등 여러 설을 함께 적고 하나로 확정하지 않았다. 에도마에라는 말과 도쿄 장어의 관계, 시라야키 뒤에 찌고 타레를 발라 다시 굽는 과정, 간사이의 직화 방식, 우나동과 우나주의 변화, 가을 자연산 장어의 제철은 일본 농림수산성 향토음식 자료와 GO TOKYO 자료를 대조했다. 등을 가르는 도쿄식 손질이 무사 문화에서 나왔다는 설명과 히라가 겐나이가 여름 장어 광고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널리 전해지는 설로만 다뤘다. 히쓰마부시가 나고야메시로 자리한 점은 나고야시 공식 관광 자료로 확인하되 발상지를 하나로 단정하지 않았다. 양식 장어가 자연에서 잡은 실뱀장어에 주로 의존한다는 사실과 인공 실뱀장어 연구 과정은 일본 수산청과 농림수산성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했다. 맛과 식감은 타레의 농도, 숯불에 그을린 표면, 도쿄식 찜 조리와 간사이식 직화 조리가 실제 한입에서 만드는 차이를 쉬운 문장으로 적었다. 사진 8장은 Wikimedia Commons 파일별 저작자와 재사용 조건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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