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푸라는 처음부터 고급 요리가 아니었다

갓 튀긴 새우 덴푸라는 정갈한 코스요리처럼 보인다. 그러나 에도 시대에는 기름 냄새와 화재 위험 때문에 노점 솥에서 빠르게 튀겨 팔던 음식이었다. 고급스러움보다 뜨겁고 값싼 한입이 먼저였다.

붕장어와 채소를 얇은 튀김옷으로 튀긴 덴푸라
사진 Zheng Zhou · CC BY-SA 4.0

덴푸라는 포르투갈계 튀김 조리법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하지만 현재의 일본식 덴푸라는 에도에서 식용유 생산과 노점 문화가 성장하며 모습을 갖췄다. 참기름에 생선과 채소를 튀겨 꼬치째 먹던 길거리 음식은 전문점과 가이세키 식탁으로 이동했고, 두꺼운 반죽보다 차갑고 묽은 옷을 가볍게 입히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기름 온도와 수분이 만드는 바삭한 소리, 새우와 채소가 서로 다른 속도로 익는 과정을 따라간다.

노점 솥에서 시작한 뜨거운 한입

에도의 덴푸라는 흰 천을 두른 고급 카운터보다 길거리 노점과 가까웠다. 생선과 채소에 옷을 입혀 큰 기름 솥에서 바로 튀기고, 꼬치에 꽂아 간장 양념에 찍어 먹었다. 서서 먹고 이동하기 쉬운 도시 음식이었다.

기름을 많이 쓰는 조리는 실내 화재 위험과 냄새가 컸다. 목조 건물이 빽빽한 에도에서 노점은 현실적인 장소였다. 뜨거운 기름 앞에서 주문과 동시에 튀겨 내니 식은 튀김보다 장점도 분명했다.

에도 앞바다의 붕장어와 보리새우, 망둥이 같은 재료가 쓰였다. 기름에 들어가면 생선의 수분은 안쪽에 남고 표면에는 갈색 향이 생겼다. 보존보다 즉석의 온도가 중요한 음식이었다.

바다 건너온 튀김법

16세기 포르투갈인과의 교류를 통해 반죽을 입혀 기름에 튀기는 조리법이 일본에 전해졌다는 설명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나가사키의 난반요리에는 서양 조리의 흔적이 남았다.

다만 튀김 자체가 일본에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전해진 기름 조리와 사찰 음식의 조리법도 있었다. 오늘날 덴푸라의 직접 계보를 한 줄로 긋기보다 여러 기름 요리가 에도에서 새 형태로 모였다고 보는 자료가 많다.

에도 시대에 유채기름 생산이 늘며 기름값이 내려간 것도 중요했다. 귀한 기름을 대량으로 써야 하는 튀김이 노점 음식으로 팔리려면 공급이 뒷받침돼야 했다.

에도 앞바다에서 건진 재료

에도의 덴푸라 노점에는 멀리서 운반한 재료보다 가까운 바다와 강에서 잡은 생선이 빠르게 올라왔다. 붕장어와 보리멸, 새우, 오징어 같은 해산물은 손질한 뒤 얇은 옷을 입혀 기름에 넣었다. 신선한 재료를 바로 익혀 파는 도시 음식이었다.

붕장어는 살이 길고 수분이 많다. 뜨거운 기름 속에서 속살은 찌듯 익어 폭신하게 갈라지고, 얇은 껍질 쪽에는 바다 냄새와 지방의 고소함이 남는다. 보리멸은 그보다 담백하고 살결이 가늘어 짧게 익혀야 촉촉하다.

참기름을 섞은 에도식 튀김기름은 옷을 연한 갈색으로 물들였다. 깨를 볶은 듯한 진한 냄새가 생선 향과 맞붙고, 식은 뒤에도 고소한 향이 오래 남는다. 오늘날의 밝고 가벼운 덴푸라보다 색과 향이 짙었을 가능성이 크다.

기름을 넉넉히 쓰는 조리는 목조 건물이 빽빽한 에도에서 화재 위험이 컸다. 노점에서 바로 튀겨 꼬치에 꽂아 내고, 무즙과 진한 쓰유를 곁들이는 방식은 조리 장소와 먹는 속도에 맞았다. 식당 코스가 되기 전에는 서서 먹는 뜨거운 간식에 가까웠다.

계절이 바뀌면 솥에 들어가는 재료도 달라졌다. 봄의 어린 채소는 쌉싸래한 향을 남기고, 여름 보리멸은 얇은 살이 부드럽게 갈라지며, 겨울 뿌리채소는 오래 익혀 단맛을 끌어냈다. 얇은 튀김옷 안에 제철 재료의 수분을 가두는 방식이다.

은어를 통째로 바삭하게 튀긴 덴푸라
생선 덴푸라는 두꺼운 빵가루 껍질 대신 얇고 불규칙한 튀김옷을 입는다. 꼬리와 지느러미의 가는 부분은 바삭하고 살은 수분을 남겨 한 조각 안에서도 소리가 달라진다.사진 Zheng Zhou · CC BY-SA 4.0

차가운 반죽이 필요한 까닭

덴푸라 반죽은 밀가루와 달걀, 찬물로 단순하게 만든다. 오래 저어 매끈하게 만들지 않고 가루가 조금 남을 만큼 짧게 섞는다. 글루텐이 많이 생기면 얇은 껍질 대신 질긴 막이 되기 때문이다.

차가운 물은 반죽의 글루텐 형성을 늦추고 뜨거운 기름과의 온도 차를 크게 만든다. 기름에 닿는 순간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표면에 작은 돌기와 빈 공간을 만든다.

반죽이 너무 묽으면 재료를 보호하지 못하고, 너무 되면 밀가루 맛이 앞선다. 재료가 희미하게 비칠 정도의 얇은 옷이 흔하다. 새우의 분홍색과 채소의 초록이 튀김옷 아래로 보인다.

튀김옷은 재료를 삶지 않고 찐다

덴푸라가 기름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반죽의 물이 수증기로 바뀐다. 밖으로 빠져나온 수증기가 옷에 작은 구멍을 만들고, 그 자리에 가볍고 바삭한 구조가 남는다. 안쪽 재료는 기름에 잠겨 있어도 자체 수분으로 찌듯 익는다.

반죽을 오래 저으면 밀가루의 글루텐이 생겨 옷이 질기고 두꺼워진다. 차가운 물에 가루가 조금 남을 만큼만 섞으면 옷이 불규칙하게 붙고 기름 속에서 얇게 흩어진다. 바삭함은 많은 반죽보다 물과 가루를 덜 결합시키는 데서 나온다.

새우는 수분이 빨리 익고 살이 오그라들기 쉬워 높은 온도에서 짧게 튀긴다. 고구마와 연근은 안쪽 전분이 익는 데 시간이 더 걸려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열을 넣는다. 한 솥을 쓰더라도 재료가 들어가는 순간과 머무는 시간이 다르다.

가지에는 칼집을 내 표면을 넓히고 수증기가 빠질 길을 만든다. 안쪽은 기름을 머금어 부드럽고 달큰해지며, 껍질은 약한 저항을 남긴다. 수분이 많은 버섯은 씹을 때 뜨거운 즙이 터져 얇은 옷과 큰 대비를 만든다.

잘 튀긴 옷은 재료를 완전히 가리지 않는다. 새우의 붉은색과 깻잎의 초록, 단호박의 노랑이 얇은 막 너머로 비친다. 입에서는 옷이 먼저 부서지고 바로 뒤에 재료의 수분과 향이 나온다.

에도시대 덴푸라 노점을 재현한 전시
에도의 덴푸라는 앉아서 코스로 먹는 음식보다 길에서 바로 건네받는 튀김에 가까웠다. 작은 노점과 기름솥이 그 출발 장면을 보여준다.사진 DryPot · CC BY-SA 3.0

기름 온도는 재료마다 달라진다

잎채소와 버섯, 단호박은 같은 온도에서 익지 않는다. 수분이 많고 두꺼운 채소는 속까지 열이 가는 시간이 필요하고, 깻잎처럼 얇은 재료는 금방 바삭해진다. 한꺼번에 넣으면 일부는 타고 일부는 설익는다.

새우와 흰살생선은 단백질이 굳기 전 수분을 남겨야 한다. 너무 낮은 온도에서는 옷이 기름을 많이 먹고, 너무 높으면 겉만 갈색으로 굳는다. 기름에서 올라오는 거품과 소리가 익는 속도를 알려준다.

재료를 넣었을 때 큰 거품이 솟다가 점차 잦아들면 수분 배출도 줄었다는 뜻이다. 숙련된 요리사는 초시계보다 거품의 크기와 튀김 소리를 본다.

새우가 곧게 펴지는 기술

새우는 열을 받으면 근육이 수축해 둥글게 만다. 덴푸라에서는 배 쪽에 칼집을 내고 근육을 가볍게 눌러 곧게 편다. 긴 새우가 반듯하게 튀겨지는 것은 재료의 원래 모양이 아니라 손질의 결과다.

꼬리 끝의 물기를 긁어내지 않으면 뜨거운 기름에서 튈 수 있다. 껍질을 벗기되 꼬리를 남기는 까닭은 잡기 쉽고 접시에서 형태가 선명하기 때문이다.

잘 튀긴 새우는 옷이 먼저 가볍게 깨지고 속살은 탱글하게 끊어진다. 오래 익히면 속이 단단하고 메말라 튀김옷과 따로 논다.

참기름 향이 강했던 에도식

에도식 덴푸라는 참기름을 쓰는 전통이 강했다. 색이 진하고 볶은 씨앗의 고소한 향이 생선 냄새와 맞섰다. 튀김옷도 지금의 아주 밝은 색보다 갈색을 띠었다.

현대에는 참기름과 면실유, 유채유 등을 섞어 향과 발연점, 바삭함을 조절한다. 참기름 비율이 높으면 첫 향이 진하고, 맛이 가벼운 기름은 재료 자체의 단맛을 더 앞에 둔다.

기름은 계속 쓰면 반죽 부스러기와 산화된 향이 쌓인다. 적당히 익은 기름은 튀김색을 돕지만 지나치게 오래된 기름은 쓴맛과 무거운 냄새를 남긴다. 전문점은 중간중간 부스러기를 걷고 새 기름을 보탠다.

새우와 채소를 얇은 튀김옷으로 튀긴 덴푸라
옅은 색의 튀김옷은 두껍게 부풀지 않고 재료 표면에 가볍게 붙는다. 막 건졌을 때는 껍질이 바삭하고 안쪽에는 뜨거운 수증기가 남는다.사진 Ocdp · CC0

소금과 덴쓰유 사이

새우나 흰살생선에 소금을 살짝 찍으면 튀김옷의 고소한 향과 재료 단맛이 바로 드러난다. 말차 소금, 산초 소금처럼 향을 더한 소금은 표면을 젖게 하지 않아 바삭함이 오래 간다.

다시와 간장, 미림으로 만든 덴쓰유에 담그면 옷이 국물을 머금어 부드러워진다. 간 무는 기름기를 가볍게 하고 단맛을 보탠다. 바삭한 첫입과 촉촉한 다음 입을 한 접시에서 바꿀 수 있다.

채소마다 수분이 다르다

연근은 구멍 사이의 수분이 빠지며 표면은 바삭하고 중심은 아삭하게 남는다. 단호박은 전분이 익어 포슬하고 달며, 가지는 스펀지 같은 조직이 기름과 수분을 함께 머금어 매우 부드러워진다.

시소 잎은 한쪽 면에만 반죽을 묻혀 잎맥과 초록색을 살리는 경우가 많다. 얇은 부분은 과자처럼 부서지고 코에는 깻잎과 비슷하지만 더 가벼운 풀 향이 올라온다.

채소 덴푸라는 생선의 대체품이 아니다. 같은 반죽과 기름 안에서 수분과 전분, 섬유가 서로 다른 속도로 변한다. 한 접시의 튀김 소리가 재료마다 다른 까닭이다.

노점에서 코스요리로

덴푸라는 19세기 이후 노점만의 음식에서 전문점 요리로 자리를 넓혔다. 손님 앞에서 한 점씩 튀겨 내는 카운터가 생기고, 재료가 가장 좋은 순간에 맞춰 순서를 짰다.

새우처럼 단맛이 맑은 재료로 시작해 향이 진한 생선과 채소로 넘어가는 구성도 있다. 한 접시에 모두 담으면 뒤의 조각이 식지만 한 점씩 내면 매번 가장 뜨거운 껍질을 먹을 수 있다.

덴동은 다시 빠른 한 끼로 돌아간 형태다. 밥 위에 여러 덴푸라를 올리고 달고 짭짤한 소스를 끼얹는다. 바삭함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튀김옷이 소스를 머금어 밥과 이어진다.

보리멸을 길게 펴서 튀긴 덴푸라
에도 앞바다에서 잡힌 보리멸은 몸을 펼쳐 짧게 튀겼다. 흰살의 촉촉함과 얇은 튀김옷의 마른 소리가 동시에 난다.사진 ウィキ太郎(WikiTaro) · CC0

마지막까지 바삭할 수는 없다

튀김은 기름에서 건진 순간부터 수분을 다시 나눈다. 뜨거운 재료 속의 증기가 바깥으로 이동하며 옷을 천천히 눅눅하게 만든다. 접시에 겹쳐 놓으면 증기가 빠질 길이 줄어 더 빨리 부드러워진다.

채반이나 종이에 간격을 두고 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덴쓰유에 담그면 바삭함은 사라지지만 다시와 간장의 향을 얻는다. 시간이 흐르며 맛의 중심이 소리에서 국물로 옮겨간다.

덴푸라의 고급스러움은 비싼 재료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노점에서 팔던 뜨거운 한입이 반죽의 온도와 기름의 상태, 내는 순서를 세밀하게 다루면서 다른 식사가 됐다. 접시 위의 얇은 옷은 그 기술을 숨기지 않는다.

튀긴 뒤 첫 일 분

기름에서 막 건진 덴푸라는 표면의 물기가 거의 없다. 젓가락으로 들면 얇은 옷이 사각거리며 갈라지고, 안쪽 재료에서는 뜨거운 수증기가 나온다. 바삭한 겉과 촉촉한 속의 차이가 가장 큰 순간이다.

접시에 놓이는 즉시 속의 수분은 바깥으로 이동한다. 새우 옷은 처음보다 부드러워지고, 수분 많은 가지는 옷 안쪽부터 눅눅해진다. 바삭함이 사라지는 것은 실패만이 아니라 뜨거운 재료가 식으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다.

소금에 찍으면 옷의 가벼운 고소함과 재료의 단맛이 직접 남는다. 덴쓰유에 담그면 가쓰오부시와 간장의 짠 감칠맛이 옷 틈으로 스며들어 바삭함 대신 촉촉하고 짭짤한 층이 생긴다. 무즙은 기름을 씻기보다 차가운 수분과 매운 향을 보탠다.

새우는 첫입에 옷이 부서진 뒤 탱글한 살이 한 번 더 버틴다. 연근은 구멍 사이의 옷이 먼저 깨지고 단단한 조직이 아삭하게 남으며, 고구마는 천천히 익힌 전분이 포슬하고 달다. 같은 솥에서 나온 재료도 씹는 소리가 다르다.

코스의 마지막 덴푸라는 앞의 기름 냄새가 입안에 쌓인 상태에서 먹는다. 레몬이나 소금, 담백한 채소가 중간에 놓이는 까닭도 한 방향의 고소함이 계속 무거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튀기는 순서까지 한 끼의 맛을 조절한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덴푸라의 포르투갈 어원에는 여러 설명이 있어 하나로 확정하지 않았고, 에도 노점과 식용유 보급에 관한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를 중심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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