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므라이스는 언제 케첩밥을 감싸기 시작했을까

노란 달걀을 가르면 붉은 밥이 나오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그런데 1900년 무렵의 라이스 오믈렛은 밥과 달걀을 섞어 구웠고, 케첩라이스를 얇은 달걀로 감싼 형태는 뒤에 등장했다. 지금 식당 메뉴에는 이 오래된 방식과 반숙 오믈렛까지 함께 남아 있다.

데미글라스소스를 두르고 반숙 달걀을 올린 오므라이스
사진 Ocdp · CC0

밥과 달걀을 섞어 구운 긴자식 라이스 오믈렛, 케첩라이스를 감싼 북극성식, 탄포포식 반숙 오믈렛으로 이어진 변화와 맛을 따라간다.

노란 달걀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까

오므라이스는 숟가락을 대기 전부터 속을 짐작하게 한다. 매끈한 노란 달걀 위로 붉은 케첩이 흐르고, 접시 가장자리에는 소스가 얕게 고여 있다.

달걀을 가르면 색이 한 번 더 바뀐다. 안쪽에서는 양파와 닭고기가 섞인 주황빛 밥이 나오고, 따뜻한 김과 함께 버터와 토마토 냄새가 올라온다.

첫맛은 케첩의 새콤달콤함이다. 이어서 달걀의 고소한 맛과 볶은 양파의 단맛이 붙고, 잘게 자른 닭고기는 씹을수록 담백하다.

밥알은 볶음밥처럼 기름에 반들거리지만 아주 고슬고슬하지는 않다. 케첩과 양파에서 나온 수분이 밥을 촉촉하게 감싸기 때문이다.

얇게 부친 달걀은 숟가락 끝에 쉽게 잘린다. 가장자리는 살짝 단단하고, 밥에 닿은 안쪽은 수분이 남아 부드럽다.

두툼한 반숙 오믈렛을 올린 접시는 식감이 전혀 다르다. 칼집을 내면 덜 익은 달걀이 밥 위로 천천히 퍼지고, 한 숟가락마다 달걀 비중이 커진다.

케첩만 뿌린 오므라이스는 산뜻하고 단맛이 선명하다. 데미글라스소스를 두르면 구운 고기와 양파 향이 더해지고, 크림소스는 토마토의 신맛을 부드럽게 누른다.

겉모양은 단순하지만 한 접시에 선택지가 많다. 밥에 닭고기 대신 햄이나 새우를 넣기도 하고, 소스는 카레와 하야시, 버섯크림으로 바뀐다.

이름은 서양 음식처럼 들린다. 그러나 프랑스어 오믈렛과 영어 라이스를 붙인 ‘오므라이스’라는 말도, 달걀과 밥을 한 접시에 묶은 방식도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더 의외인 것은 초창기의 모습이다. 지금 익숙한 ‘케첩라이스를 얇은 달걀로 감싼 형태’보다 달걀물에 밥을 섞어 굽는 방식이 먼저 등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빨간 밥도 처음부터 당연했던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토마토케첩이 생산되고 가정에 널리 퍼지는 시간과 오므라이스의 변화가 겹친다.

한 세기가 조금 넘는 동안 달걀은 밥과 섞였다가 밥을 감쌌고, 나중에는 밥 위에서 갈라졌다. 접시를 보면 그 변화가 아직 모두 남아 있다.

접시가 나오는 방식도 모양에 따라 다르다. 얇게 감싼 오므라이스는 주방에서 완성돼 나오지만, 반숙 오믈렛은 손님 앞에서 칼집을 내며 마지막 모양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케첩으로 글씨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오래된 양식당의 역사와는 또 다른 장면이다. 매끈한 달걀 표면이 작은 도화지처럼 쓰이면서 오므라이스는 어린이 메뉴와 도시락에서도 쉽게 알아보는 음식이 됐다.

오래된 일본 양식당 렌가테이의 계산대와 실내
긴자 렌가테이의 오래된 실내다. 오므라이스는 호텔의 정찬보다 이런 양식당 주방에서 밥과 오믈렛을 한 접시에 놓으며 모습을 갖췄다.사진 othree · CC BY 2.0

서양 요리와 밥이 만난 자리

일본에서 서양 음식이 눈에 띄게 들어오기 시작한 때는 개항 이후였다. 외국인을 상대하는 호텔과 음식점에서 고기 요리, 빵, 수프, 오믈렛이 소개됐다.

초기의 서양 요리는 값비싸고 낯선 음식이었다. 식탁에는 나이프와 포크가 놓였고, 버터와 우유처럼 당시 일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재료도 쓰였다.

그 음식을 그대로 옮기는 일만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일본의 요리사들은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익숙한 밥상에 맞춰 조리법을 바꾸었다.

서양식 고기 요리에 밥과 된장국, 절임을 붙이거나 소스를 밥에 잘 맞게 조절한 음식이 생겼다. 일본에서 말하는 ‘요쇼쿠’는 이런 변형을 거치며 자리를 잡았다.

돈가스와 고로케, 카레라이스, 나폴리탄은 이름과 생김새에 서양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지금의 형태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오므라이스도 같은 계열에 놓인다.

오믈렛은 밥보다 먼저 조리서와 잡지에 등장했다. 국립국회도서관의 참고 자료에는 1894년 잡지에 오믈렛 조리법이 소개된 사례가 언급된다.

달걀을 풀어 팬에 붓고 재료를 감싸는 조리법은 낯설면서도 받아들이기 쉬웠다. 일본에는 이미 달걀말이와 얇은 지단을 만드는 기술이 있었고, 밥은 매 끼니의 중심이었다.

오믈렛 옆에 흰밥을 따로 놓으면 서양식 반찬과 일본식 주식이 한 상에 놓인다. 밥을 달걀 안에 넣는 순간에는 두 음식이 숟가락 하나로 먹는 한 접시가 된다.

나이프가 없어도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대중식당과 잘 맞았다. 부드러운 달걀과 잘게 썬 재료, 볶은 밥은 숟가락으로 쉽게 떠진다.

‘오므라이스’는 외국어를 그대로 옮긴 말이 아니다. 프랑스어에서 온 오믈렛과 영어 라이스를 줄여 붙인 일본식 합성어다.

이름만 보면 완성된 서양 요리가 일본에 들어온 듯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다. 서양에서 온 달걀 조리법과 일본의 밥이 양식당 주방에서 새 음식을 만들었다.

메이지 후반에는 호텔 밖에서도 서양식 음식을 파는 대중적인 식당이 늘었다. 값비싼 정찬을 전부 주문하지 않아도 카레나 고로케, 오믈렛 한 접시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양식당의 접시는 서양식이어도 밥을 대하는 습관은 남았다. 빵을 찢어 소스를 닦기보다 숟가락으로 밥과 소스를 함께 떠먹는 구성이 여러 일본식 양식에 자리 잡았다.

달걀과 밥을 섞어 도톰하게 구운 긴자식 오므라이스
밥알이 달걀 사이에 그대로 보이는 긴자식 오므라이스다. 붉은 케첩라이스를 감싼 형태보다 달걀볶음밥에 가까운 모습이 초창기 라이스 오믈렛을 떠올리게 한다.사진 zezebono · CC BY-SA 2.0

두 식당의 오므라이스는 달랐다

오므라이스의 시작을 이야기하면 도쿄 긴자의 렌가테이와 오사카의 북극성이 함께 등장한다. 두 식당 모두 발상지로 알려졌지만, 처음 내놓았다고 전하는 음식의 모양은 서로 달랐다.

렌가테이의 이야기는 1900년 무렵 주방에서 시작한다. 바쁜 조리사가 밥과 달걀을 한 번에 먹으려고 섞어 구운 음식을 마련했고, 그것을 본 손님이 주문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국립국회도서관 참고 자료에는 이 음식이 ‘라이스 오믈렛’이라는 이름으로 메뉴에 올랐다고 나온다. 오늘날 렌가테이의 ‘원조 오므라이스’도 밥을 달걀로 감싸지 않는다.

접시에 놓인 모습은 큼직한 달걀볶음밥에 가깝다. 달걀 사이로 밥알이 그대로 보이고, 다진 고기와 양파, 버섯 같은 재료가 한 덩어리 안에 섞인다.

겉은 군데군데 갈색이 나고 속에는 부드러운 달걀이 남는다. 케첩은 밥 전체를 붉게 물들이기보다 접시 위에서 소스로 만난다.

초기의 라이스 오믈렛에 지금과 같은 토마토케첩이 들어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본산 케첩의 생산과 대중화가 본격화되기 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오사카 북극성에 전하는 이야기는 1925년이다. 위가 좋지 않아 늘 오믈렛과 흰밥을 먹던 단골에게 가게 주인이 다른 한 접시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양파와 버섯을 볶아 케첩으로 맛낸 밥을 얇은 달걀로 감쌌다. 손님이 음식 이름을 묻자 오믈렛과 라이스를 합쳐 오므라이스라고 답했다는 일화도 함께 전해진다.

이 형태는 오늘날 가장 쉽게 떠올리는 오므라이스와 가깝다. 붉은 밥은 달걀 안에 숨고, 바깥에는 노란 타원형이 매끈하게 남는다.

현재 북극성의 오므라이스는 옛 방식 그대로 멈춰 있지 않다. 정부홍보 자료에 따르면 치킨라이스에는 양주와 간장으로 간을 하고, 달걀 두 개와 토마토소스를 쓴다.

렌가테이에서는 밥이 달걀 속에 섞이고, 북극성에서는 달걀이 밥을 감싼다. 같은 오므라이스라는 이름을 쓰지만 두 식당의 조리 방식은 지금도 다르다.

어느 식당 하나만 고르면 오므라이스의 변화가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다. 두 접시 사이의 차이에 케첩의 보급과 양식당 조리법의 변천이 함께 들어 있다.

1903년부터 신문에 연재된 무라이 겐사이의 《식도락》에는 쌀 오믈렛이라 옮길 수 있는 음식이 나온다. 렌가테이의 라이스 오믈렛과 닮은 조리법이 글로도 소개되기 시작한 시기다.

초기 기록은 메뉴판, 조리서, 식당에서 전하는 일화가 서로 다른 날짜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래서 1900년대 초의 섞어 굽는 방식과 1925년의 감싸는 방식을 구분해 살펴야 음식 모양의 변화가 선명해진다.

케첩라이스를 얇은 달걀로 감싸고 토마토소스를 끼얹은 북극성 오므라이스
오사카 북극성의 오므라이스다. 케첩으로 맛낸 밥을 얇은 달걀로 감싸고 토마토소스를 올린 모습이 오늘날 익숙한 형태와 가깝다.사진 NY066 · CC BY-SA 3.0

케첩은 언제 밥을 붉게 만들었을까

지금은 오므라이스와 케첩을 떼어 놓기 어렵다. 그러나 토마토케첩은 달걀과 밥보다 훨씬 늦게 일본의 부엌에 들어왔다.

농림수산성 자료는 1896년 요코하마의 시미즈야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케첩을 제조한 것으로 소개한다. 1908년에는 가고메가 생산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모든 가정의 찬장에 있던 조미료는 아니었다. 케첩을 쓰는 치킨라이스와 오므라이스가 가정식으로 널리 퍼진 시기는 쇼와시대에 들어선 뒤였다.

병에 든 케첩은 토마토만 갈아 넣은 소스가 아니다. 식초와 설탕, 소금, 향신료가 들어가 새콤하고 달며 점도가 높다.

밥에 넣으면 여러 양념을 따로 맞추지 않아도 색과 간이 한꺼번에 생긴다. 닭고기 냄새는 줄고, 볶은 양파의 단맛은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팬에서 케첩을 잠깐 볶으면 코를 찌르던 식초 냄새가 줄고 토마토 향이 진해진다. 바로 밥과 섞었을 때보다 수분도 적어 밥알이 덜 뭉친다.

케첩 양이 많으면 밥은 촉촉하지만 단맛과 신맛이 세다. 적게 넣으면 쌀의 담백함과 닭고기 맛이 남고, 색은 밝은 주황에 가깝다.

치킨라이스라는 이름과 달리 속재료는 늘 닭고기만 쓰지 않는다. 햄과 소시지, 새우, 참치가 들어가고 냉장고에 남은 당근이나 피망을 잘게 썰어 넣기도 한다.

양파는 거의 빠지지 않는다. 잘 볶은 양파는 부드럽고 달며, 덜 익은 양파는 아삭한 식감과 매운 향을 남긴다.

마지막에 버터를 넣은 밥에서는 우유 향과 고소한 맛이 난다. 식용유만 쓴 밥은 맛이 가볍고 케첩의 산미가 더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밥의 상태에 따라 완성된 식감도 달라진다. 갓 지어 수분이 많은 밥은 소스를 빨리 머금어 부드럽고, 한김 식힌 밥은 알갱이가 비교적 또렷하다.

빨간 케첩라이스는 값비싼 서양식 소스를 오래 끓이지 않아도 만들 수 있었다. 오므라이스가 양식당을 넘어 가정과 대중식당으로 퍼지는 데 잘 맞는 속재료였다.

케첩은 차가운 상태와 팬에서 데운 뒤의 냄새가 다르다. 병에서 바로 짜면 식초 향과 단맛이 먼저 느껴지고, 밥과 함께 볶으면 토마토 향이 짙어지며 양파와 닭고기 냄새에 섞인다.

팬에 밥을 오래 누르면 케첩이 묻은 부분에 갈색 자국이 생긴다. 이 부분은 수분이 적고 살짝 눌어 고소하지만, 너무 많으면 밥이 딱딱해지고 토마토의 상큼한 맛도 줄어든다.

얇은 달걀을 갈라 붉은 케첩라이스가 드러난 오므라이스
얇은 달걀을 가르면 촉촉한 케첩라이스와 잘게 썬 양파가 나온다. 겉은 부드럽고 밥알은 소스를 머금어 살짝 달라붙는다.사진 Nesnad · CC BY 3.0

얇은 달걀 한 장의 기술

전통적인 오므라이스의 겉은 달걀 한 장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밥을 넣고 터지지 않게 접으려면 불의 세기와 손놀림이 맞아야 한다.

팬이 충분히 달궈지기 전에 달걀을 부으면 바닥에 오래 머물며 질겨진다. 너무 뜨거우면 달걀이 닿는 순간 갈색 반점이 생기고 접을 때 갈라진다.

잘 풀어 둔 달걀을 팬에 부으면 가장자리부터 익는다. 젓가락으로 가운데를 짧게 저으면 아직 흐르는 달걀이 빈자리로 들어가 두께가 고르게 된다.

밥은 달걀이 완전히 굳기 전에 올린다. 안쪽에 남은 촉촉한 달걀이 밥에 붙어, 접시에서 갈랐을 때 껍질처럼 따로 벗겨지지 않는다.

밥을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타원형으로 접기 어렵다. 달걀 가장자리가 만나지 못해 속이 벌어지고, 뒤집는 순간 밥이 쏟아질 수 있다.

양식당에서는 팬 가장자리와 접시를 이용해 매끈한 면이 위로 오게 뒤집는다. 숟가락이나 종이타월로 모양을 다듬으면 양끝이 좁은 타원형이 된다.

잘 만든 얇은 달걀은 겉이 매끈하고 안쪽은 조금 촉촉하다. 숟가락을 대면 힘없이 찢어지지 않고, 살짝 눌린 뒤 밥과 함께 잘린다.

입안에서는 달걀이 먼저 부드럽게 풀리고 뒤이어 밥알이 씹힌다. 노른자의 고소한 맛이 케첩의 신맛을 줄여 주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않는다.

가장자리의 얇은 부분은 살짝 단단하고 가운데는 부드럽다. 한 접시 안에서도 달걀 두께에 따라 씹는 느낌이 달라진다.

집에서 만든 오므라이스의 표면에 주름이 있거나 한쪽이 조금 벌어져도 맛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틈으로 김이 빠지고 케첩라이스 냄새가 바로 올라온다.

얇은 달걀로 감싼 오므라이스는 속을 숨겼다가 숟가락으로 여는 음식이다. 사진 속 잘린 부분에서는 달걀 아래에 있던 붉은 밥과 양파 조각이 한꺼번에 드러난다.

달걀을 얼마나 고르게 풀었는지도 표면에 나타난다. 흰자가 길게 남으면 익은 뒤 하얀 줄이 생기고 조금 더 탄력 있게 씹히며, 노른자와 완전히 섞으면 색이 고르고 식감도 부드럽다.

우유나 생크림을 조금 섞은 달걀은 고소하고 부드럽지만 수분이 많아 찢어지기 쉽다. 소금만 넣은 달걀은 얇게 부쳐도 형태를 잡기 쉽고, 밥과 소스의 맛이 더 분명하게 남는다.

두툼한 반숙 달걀과 데미글라스소스를 곁들인 오므라이스
두툼한 반숙 달걀 아래에 밥이 놓이고 데미글라스소스가 접시를 채웠다. 얇게 감싼 오므라이스보다 달걀의 부드러운 질감이 오래 남는다.사진 Miyuki Meinaka · CC BY-SA 4.0

반숙 오믈렛은 위에서 갈라졌다

오늘날 영상에서 자주 보이는 오므라이스는 밥을 감싸지 않는다. 통통한 오믈렛을 케첩라이스 위에 올리고 가운데를 칼로 가른다.

칼끝이 지나가면 노란 표면이 양옆으로 열리고, 안쪽의 부드러운 달걀이 밥 위를 덮는다. 얇은 달걀 한 장과는 조리법도 식감도 다르다.

이 형태를 말할 때 일본 영화 《담뽀뽀》가 빠지지 않는다. 1985년 공개된 영화에는 오믈렛을 밥 위에서 갈라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도쿄 니혼바시의 양식당 타이메이켄은 지금도 메뉴에 ‘탄포포 오므라이스, 이타미 주조풍’을 적고 있다. 설명에는 치킨라이스 위의 오믈렛을 열어 먹는다고 쓰여 있다.

두툼한 오믈렛에는 달걀이 더 많이 들어간다. 겉은 형태를 잡을 만큼 익고, 속은 작은 덩어리가 남을 정도로 부드럽다.

입에 넣으면 밥보다 달걀이 먼저 느껴진다. 반숙 부분은 크림처럼 퍼지고, 완전히 익은 바깥쪽은 얇게 씹힌다.

다만 모든 반숙 오므라이스가 칼집을 내는 방식은 아니다. 프라이팬에서 부드럽게 익힌 달걀을 그대로 밥 위에 미끄러뜨려 넓게 덮기도 한다.

달걀이 많이 익으면 칼로 갈라도 양옆으로 흐르지 않는다. 덜 익으면 접시로 옮기는 동안 모양이 무너지고 밥 사이로 스며든다.

부드러운 달걀에는 진한 소스가 잘 붙는다. 데미글라스소스가 접힌 틈으로 들어가면 고기 향과 버터 향이 달걀의 고소함에 섞인다.

얇은 지단식은 밥과 달걀의 경계가 선명하다. 반숙식은 달걀이 소스처럼 밥을 감싸 한 숟가락의 질감이 훨씬 부드럽다.

오므라이스의 겉모양이 영상에서 극적으로 변한 순간이지만 오래된 형태를 밀어내지는 않았다. 일본의 양식당 메뉴에는 얇게 감싼 접시와 반숙 오믈렛 접시가 나란히 남아 있다.

반숙 오믈렛은 팬에서 꺼낸 뒤에도 안쪽 열로 조금 더 익는다. 접시에 놓이자마자 자르면 묽게 퍼지고, 잠시 지나 자르면 달걀 덩어리가 더 크게 남는 차이가 생긴다.

칼집을 내는 장면이 눈에 띄지만 맛은 밥과 소스를 함께 떴을 때 완성된다. 달걀만 두껍게 올리고 속밥의 간이 약하면 처음 몇 숟가락은 부드러워도 뒤로 갈수록 맛이 밋밋해질 수 있다.

매끈한 얇은 달걀과 케첩소스가 선명한 타이메이켄 오므라이스
타이메이켄의 오므라이스는 노란 달걀 표면과 붉은 소스의 경계가 선명하다. 달걀 두께가 고르면 어느 부분을 잘라도 밥과 함께 비슷하게 떠진다.사진 Kanesue · CC BY 2.0

케첩 다음에는 어떤 소스가 올까

소스를 바꾸면 같은 달걀과 밥도 다른 음식처럼 느껴진다. 가장 단순한 케첩은 단맛과 신맛이 빠르게 오고, 입안에 오래 무겁게 남지 않는다.

토마토소스는 케첩보다 묽고 단맛이 약한 경우가 많다. 잘게 익힌 토마토 과육이 남아 있으면 숟가락 끝에서 부드럽게 으깨진다.

데미글라스소스는 색부터 짙다. 볶은 양파와 고기, 밀가루를 오래 익힌 맛이 달걀에 붙어 케첩라이스의 단맛을 눌러 준다.

하야시소스를 두른 오므라이스에는 얇은 쇠고기와 양파가 따라온다. 소스 속 양파는 부드럽고 달며, 고기는 밥 사이 닭고기보다 씹는 맛이 강하다.

카레소스는 향이 먼저 퍼진다. 달걀의 고소함이 향신료의 매운맛을 누그러뜨리고, 밥에 이미 케첩이 들어가면 끝에 토마토의 신맛도 남는다.

버섯크림소스는 표고나 양송이의 향이 우유와 버터에 섞인다. 걸쭉한 소스가 밥알 사이로 들어가면 식감이 리소토처럼 촉촉해진다.

명란이나 일본식 다시를 쓴 소스도 있다. 짭짤한 명란 알갱이는 부드러운 달걀 사이에서 톡톡 씹히고, 다시 소스는 가쓰오부시 향을 남긴다.

소스가 진할수록 속밥의 간은 약하게 잡는 식당도 있다. 밥과 달걀, 소스를 한꺼번에 떠먹었을 때 짠맛이 겹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접시 한쪽에만 소스를 두르면 먹는 동안 농도를 바꿀 수 있다. 처음에는 달걀과 밥만 떠서 먹고, 다음 숟가락에는 소스를 넉넉히 묻힌다.

사진 속 타이메이켄과 시세이도 팔러의 접시는 모두 노란 달걀과 붉은 소스를 쓰지만 표면과 모양이 다르다. 한쪽은 달걀의 주름이 거의 없고, 다른 쪽은 소스를 곧게 둘러 색의 경계를 살렸다.

오므라이스 전문점의 메뉴가 길어진 것은 속재료만 늘어서가 아니다. 달걀을 익히는 정도와 소스의 농도, 밥의 간을 조합하면 여러 종류의 오므라이스가 만들어진다.

치즈를 달걀 안에 넣으면 뜨거울 때 길게 늘어나고 식으면서 단단해진다. 짠맛과 우유 향이 강해져 케첩을 적게 넣어도 맛이 진하며, 밥알끼리 더 잘 붙는다.

새우나 게를 넣은 소스는 고기 소스보다 향이 가볍다. 새우 살은 탱탱하게 씹히고, 껍데기로 낸 소스에서는 단맛 뒤에 바다 냄새가 짧게 남는다.

타원형 달걀 위로 토마토소스를 곧게 두른 긴자 양식당 오므라이스
긴자 시세이도 팔러의 오므라이스다. 매끈한 타원형 달걀 위에 토마토소스를 곧게 둘러 오래된 양식당 접시의 단정한 모양을 보여 준다.사진 Ow00wo · CC BY-SA 4.0

마지막 숟가락에 남는 것

오므라이스는 식기 전에 먹을 때 달걀 향이 가장 분명하다. 뜨거운 밥에서 올라온 김이 달걀을 데우고, 버터 냄새가 케첩 향과 함께 올라온다.

시간이 지나면 얇은 달걀은 밥의 수분을 머금어 더 부드러워진다. 반숙 달걀은 소스와 섞이며 처음보다 묽어지고, 접시 바닥에 노란 흔적을 남긴다.

한가운데는 밥과 달걀의 비율이 비슷하다. 양끝으로 갈수록 밥이 적고 접힌 달걀이 겹쳐져 고소한 맛이 진하다.

완두콩이나 파슬리는 작은 장식처럼 보이지만 한입의 향을 바꾼다. 완두콩은 톡 터지며 단맛을 내고, 다진 파슬리는 버터 냄새 사이에 풋향을 보탠다.

후쿠진즈케나 피클이 곁들여지면 단맛과 산미가 한 번 더 들어온다. 부드러운 케첩라이스를 계속 먹다가 아삭한 절임 한 조각을 씹으면 입안의 느낌이 달라진다.

어린이용 한 접시부터 오래된 양식당의 대표 메뉴까지 오므라이스가 놓이는 자리는 넓다. 재료는 익숙하고 숟가락으로 먹기 쉬우며, 겉을 열기 전에는 속이 보이지 않는다.

집에서는 남은 밥과 달걀, 케첩으로 만들 수 있다. 양식당에서는 달걀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고 오래 끓인 소스를 더해 한 접시의 인상을 바꾼다.

처음의 라이스 오믈렛은 밥과 달걀이 한 덩어리였다. 북극성식 접시에서는 달걀이 밥을 감쌌고, 탄포포식 오므라이스에서는 오믈렛이 밥 위에서 펼쳐졌다.

그래도 숟가락이 지나간 뒤 접시에 남는 색은 비슷하다. 노란 달걀과 붉은 소스, 주황빛 밥이 섞여 처음의 매끈한 모양은 금세 사라진다.

마지막 숟가락에는 소스가 많이 묻은 밥알과 접힌 달걀 끝이 남는다. 처음 한입보다 케첩 맛은 진하고, 식은 달걀은 조금 더 단단하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전하는 렌가테이와 북극성 이야기는 국립국회도서관 참고 조사와 일본 정부홍보 자료를 함께 확인했다. 두 식당의 주장을 하나의 확정된 기원으로 합치지 않고, 당시 음식의 형태가 서로 달랐다는 점을 본문에 밝혔다. 일본의 케첩 생산과 가정 보급 시기는 농림수산성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고, 탄포포식 오므라이스는 타이메이켄 공식 메뉴와 이타미 주조 기념관의 영화 정보를 확인했다. 맛과 식감은 달걀의 익힘 정도, 케첩라이스의 수분, 소스의 재료가 실제 접시에서 만드는 차이를 쉬운 문장으로 설명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 파일별 저작자와 재사용 조건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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