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년 왕비에게 바친 피자라는 전설보다 먼저 나폴리 사람들은 토마토와 치즈를 얹은 납작한 빵을 먹었다. 도시 노동자의 빠른 음식, 피차이올로의 손기술, 장작 화덕의 짧고 강한 열이 마르게리타를 만들었다. 부푼 코르니초네와 젖은 중심이 왜 함께 있어야 하는지 살핀다.
둥글지 않아도 되는 피자
나폴리의 화덕 앞에서 피자 반죽은 밀대로 밀리지 않는다. 손가락으로 가운데의 공기를 가장자리로 보내고 손등에 걸쳐 돌리며 넓힌다. 그래서 원은 조금 찌그러지고 테두리 높이도 완벽하게 같지 않다.
화덕에 들어간 반죽은 1분 남짓한 시간에 크게 변한다. 가장자리는 공처럼 부풀고 바닥에는 갈색 점이 생긴다. 가운데는 얇아 토마토와 치즈의 수분을 머금고 부드럽게 처진다.
접시에 놓인 마르게리타는 바삭한 크래커 위에 토핑을 얹은 음식과 다르다. 테두리는 가볍게 씹히고 중심은 소스가 밴 빵처럼 촉촉하다. 한 판 안에서 굽기의 정도가 의도적으로 갈린다.
토마토가 가난한 거리 음식에 올라왔다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온 토마토는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관상용이나 의심스러운 식물로 여겨진 시기를 지나 남부 이탈리아의 식탁에 자리 잡았다. 18세기 후반 나폴리의 납작한 빵 위에도 붉은 소스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도시 인구가 늘어난 나폴리에서 피자는 손에 들고 먹기 쉬운 값싼 음식이었다. 노점과 작은 가게에서 구워 길에서 팔았고, 토마토·마늘·기름·멸치처럼 구하기 쉬운 재료가 맛을 만들었다. 치즈가 없는 피자도 흔했다.
알렉상드르 뒤마는 1840년대 나폴리의 피자를 기름, 돼지기름, 치즈, 토마토, 작은 생선 등으로 맛낸다고 적었다. 지금의 메뉴판보다 자유로운 조합이다. 마르게리타는 그 넓은 피자 문화에서 나온 한 갈래였다.
피자를 접어 들고 다녔다
19세기 나폴리의 피자는 오늘날처럼 모두 식당 테이블에서 칼로 잘라 먹지 않았다. 노점상은 구운 피자를 접거나 작은 크기로 팔았고 손님은 길에서 바로 먹었다. 피자이올로가 머리에 구리 용기를 이고 골목을 다니며 팔았다는 묘사도 남아 있다.
토마토와 기름이 흐르는 중심을 안쪽으로 접으면 손과 옷을 덜 적신다. 포르타폴리오라는 네 겹 접기는 지금도 나폴리 길거리 피자에서 보인다. 화덕 음식이면서 휴대식이라는 오래된 성격이 얇고 부드러운 중심을 설명한다.
왕비의 이름이 붙은 한 판
1889년 나폴리를 방문한 마르게리타 왕비에게 피자 장인 라파엘레 에스포시토가 여러 피자를 올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왕비가 토마토의 빨강, 모차렐라의 흰색, 바질의 초록을 쓴 피자를 좋아해 이름이 붙었다는 내용이다.
가게에 남아 있는 왕실 감사 편지는 이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물건으로 소개된다. 다만 편지의 진위와 후대 마케팅 가능성을 두고 연구자들의 논쟁이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같은 조합이 왕비 방문 이전에도 나폴리에서 먹혔다는 점이다.
마르게리타라는 이름은 한 조합을 기억하기 쉽게 만들었다. 세 가지 색은 통일 이탈리아의 국기와 연결됐고, 지역의 거리 음식은 왕실 일화를 만나 전국적인 서사를 얻었다. 레시피보다 이름의 힘이 컸다.
1889년 피자이올로 라파엘레 에스포시토가 마르게리타 왕비에게 세 가지 피자를 바쳤고 그중 토마토·모차렐라·바질 조합이 왕비의 이름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왕실 감사 편지도 남았지만 그 문서의 작성 시기와 진위를 둘러싼 연구자의 의문이 있다.
더 분명한 것은 왕비 방문 전부터 나폴리에 토마토와 치즈를 얹은 피자가 있었다는 점이다. 왕실 일화는 조합의 발명이라기보다 이미 먹던 거리 음식에 기억하기 쉬운 이름과 국가 색의 이야기를 붙였다.

물소 치즈가 피자 위에서 녹을 때
전통적인 설명에는 캄파니아산 물소 모차렐라가 자주 등장한다. 젖소 모차렐라보다 산미와 우유 향이 뚜렷하고 수분이 많다. 손으로 찢어 올리면 화덕에서 완전히 한 장으로 퍼지기보다 흰 덩어리와 유청을 남긴다.
치즈의 수분은 피자 중심을 촉촉하게 만든다. 토마토의 산미와 섞이면 크림처럼 부드러운 소스가 생기고, 올리브유는 그 위에 얇은 향을 띄운다. 치즈를 너무 많이 올리면 반죽이 젖고 바질 향도 묻힌다.
토마토는 생토마토의 날카로운 신맛보다 통조림 산마르차노 계열의 짙고 단 산미가 잘 어울린다. 소스를 오래 끓여 농축하기보다 으깬 토마토에 간을 해 바로 펴는 방식이 흔하다. 화덕 안에서 마지막 익힘이 끝난다.
산마르차노라는 이름을 읽는 법
산마르차노 델라그로 사르네세노체리노 DOP는 캄파니아 특정 지역에서 재배하고 규정에 따라 가공한 길쭉한 토마토를 가리킨다. 씨와 수분이 비교적 적고 단맛과 산미가 균형을 이뤄 으깬 소스로 쓰기 좋다. 모든 길쭉한 캔 토마토가 이 지리 표시 제품인 것은 아니다.
인증 토마토가 없어도 잘 익고 산미가 밝은 토마토라면 좋은 피자 소스를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오래 졸여 케첩처럼 만들지 않고 소금과 함께 으깨 생향을 남기는 일이다. 짧은 화덕 시간 안에서 토마토가 마지막으로 끓어 치즈 유청과 섞인다.
반죽이 기다리는 시간
피자 반죽의 재료는 단순하다.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가 기본이다. 기름이나 설탕을 넣지 않는 나폴리식 반죽도 많다. 맛의 차이는 재료 목록보다 수분 비율과 발효 시간에서 커진다.
반죽이 천천히 발효하면 이스트 향이 거칠게 튀지 않고 밀의 단맛과 옅은 산미가 생긴다. 단백질 조직은 기체를 붙잡을 만큼 이어지면서도 손으로 늘릴 수 있게 풀린다. 잘 숙성된 반죽은 가장자리를 씹을 때 질기지 않고 짧게 끊어진다.
성형할 때 테두리를 누르지 않는 이유도 발효 기체를 남기기 위해서다. 가운데 공기를 바깥으로 밀어낸 뒤 가장자리의 띠를 건드리지 않는다. 화덕에서 그 띠가 코르니초네로 부풀어 오른다.
나폴리식 반죽은 밀가루와 물, 소금, 효모처럼 짧은 재료표로 시작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맛이 달라진다. 효모가 당을 분해해 기체를 만들고 반죽 속 효소가 전분과 단백질을 바꾸면서 구운 밀 향과 가벼운 산미가 생긴다.
발효가 짧으면 가장자리가 두껍게 부풀어도 속이 질기고 효모 향이 거칠다. 너무 길거나 더우면 반죽이 늘어져 삽에서 찢어진다. 피차이올로는 시계만 보지 않고 반죽 공의 팽창과 표면 장력, 손끝에서 늘어나는 속도를 함께 확인한다.

485도가 만드는 90초
나폴리 피자 규정은 매우 높은 화덕 온도와 짧은 굽기를 제시한다. 장작 화덕 바닥과 돔에서 동시에 강한 복사열이 온다. 낮은 온도에서 오래 굽는 오븐과 달리 수분을 모두 빼앗기 전에 표면을 익힌다.
피차이올로는 긴 삽으로 피자를 돌려 불 가까운 면을 바꾼다. 돔 쪽으로 들어 올리면 테두리 윗면이 빠르게 색을 얻는다. 몇 초 차이로 바질이 검어지고 치즈의 유청이 마를 수 있다.
화덕에서 막 나온 피자에서는 토마토와 뜨거운 유청이 보글거린다. 첫 향은 구운 밀, 산뜻한 토마토, 젖은 우유, 바질의 후추 같은 향 순으로 겹친다. 치즈가 굳기 전과 식은 뒤의 질감 차이가 크다.
화덕 바닥의 재와 온도
장작 화덕의 바닥은 피자를 넣기 전 솔과 젖은 천으로 재를 걷는다. 바닥이 지나치게 뜨거우면 윗면 치즈가 녹기 전에 밑이 타고, 식으면 반죽이 오래 머물러 마른다. 피차이올로는 밀가루 한 꼬집이 타는 속도나 적외선 온도계로 자리를 확인한다.
불 가까운 쪽은 돔 열이 강하고 입구 쪽은 상대적으로 차갑다. 피자를 돌릴 때 삽으로 바닥을 찢지 않으면서 불 쪽 테두리만 빠르게 바꿔야 한다. 화덕 안의 몇십 센티미터 차이가 코르니초네의 검은 반점과 중심 수분을 함께 결정한다.
한 조각을 접는 이유
나폴리 거리에서는 작은 피자를 네 겹으로 접은 포르타폴리오 방식으로 먹기도 한다. 얇고 젖은 중심이 흘러내리지 않게 지갑처럼 접는다. 테두리와 중심이 한입에 함께 들어가 맛의 비율도 달라진다.
접힌 부분에서는 토마토의 산미가 더 진하게 모이고 치즈는 따뜻하게 늘어난다. 바깥쪽 코르니초네는 손을 보호하면서 마지막까지 쫄깃한 씹힘을 남긴다. 접어 먹는 방식은 부드러운 중심을 결함이 아니라 성격으로 보여준다.
로마식 얇고 바삭한 피자나 사각 팬 피자는 또 다른 반죽과 굽기를 쓴다. 이탈리아 안에서도 피자의 식감은 하나가 아니다. 마르게리타라는 토핑 이름이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나폴리 피자의 중심은 칼로 들어 올리면 아래로 처질 만큼 얇다. 네 겹으로 접는 포르타폴리오 방식은 토마토와 치즈 유청을 안쪽에 가두고, 불룩한 테두리와 젖은 중심을 한입에 겹쳐 준다.
첫입에서는 바질과 올리브유 향이 빠르게 올라오고, 중심으로 갈수록 토마토 산미와 녹은 치즈의 짠 우유 맛이 강해진다. 마지막 테두리는 소스가 적어 발효된 반죽과 화덕 그을음의 향이 직접 남는다.

바질이 검어지기 전에
마르게리타가 가장 선명한 순간은 화덕에서 나온 직후다. 바질은 열을 받아 향을 내고 곧 색이 어두워진다. 모차렐라는 흘러내리다가 온도가 낮아지면 다시 탄력을 얻는다.
몇 분 지나면 중심의 수분이 반죽으로 더 스며들고 바닥의 바삭함은 줄어든다. 대신 토마토와 치즈가 한 소스처럼 붙는다. 뜨거울 때는 향이, 조금 식으면 소금기와 산미가 더 잘 느껴진다.
세 가지 색은 사진에서 또렷하지만 입에서는 순서대로 섞인다. 먼저 토마토의 산미, 이어 우유의 부드러움, 끝에 바질과 그을린 밀 향이 남는다.
더 확인하고 싶다면
마르게리타 왕비 일화는 널리 전하지만 논쟁이 있어 최초의 피자라는 결론으로 쓰지 않았다. 나폴리 피자의 조리법은 UNESCO와 EU 규정 자료를 함께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