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푸리는 배 모양보다 둥근 빵이 더 흔하다

한국에서 하차푸리라고 하면 노른자와 버터를 품은 배 모양 빵이 먼저 떠오른다. 포크로 가운데를 휘저으면 뜨거운 치즈가 노랗게 풀리고, 두꺼운 가장자리를 뜯어 찍어 먹는 아자룰리다. 그러나 조지아에서 더 자주 만나는 것은 치즈를 안에 감춘 둥근 이메룰리다. 지역을 옮길 때마다 치즈는 빵 위로 올라가고, 삶은 달걀이 속에 들어가며, 반죽은 여러 겹으로 바뀐다.

가운데 치즈가 녹아 있는 배 모양 아자룰리 하차푸리
사진 Francesc Fort · CC BY-SA 4.0

하차푸리는 조지아 전역에서 서로 다른 모양과 치즈, 굽는 법으로 이어진 음식군이다.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아자룰리뿐 아니라 가장 널리 먹는 둥근 이메룰리, 치즈를 위에도 얹는 메그룰리, 삶은 달걀을 넣는 구룰리, 얇은 반죽을 겹치는 메스헤티형과 아치마를 살폈다. 이메룰리 치즈와 술구니의 맛 차이, 케치와 톤 화덕의 식감, 하차푸리 가격이 조지아 생활물가를 보여 주는 지표가 된 배경도 함께 담았다.

노른자를 깨뜨리는 배 모양 빵

아자룰리 하차푸리는 가운데가 활짝 열려 있다. 길게 늘인 반죽의 양끝을 비틀어 배처럼 만들고, 움푹한 자리에 치즈를 가득 채운다. 오븐에서 나온 빵 위에는 반숙 달걀과 버터 한 조각이 놓인다.

포크가 노른자를 터뜨리면 녹은 버터와 치즈가 섞여 진한 노란색이 된다. 흰자는 뜨거운 치즈 가장자리에서 조금씩 익고, 노른자는 소스처럼 흐른다. 버터가 완전히 녹기 전에는 차갑고 단단한 조각이 잠깐 씹히기도 한다.

가운데를 섞은 뒤에는 뾰족한 빵끝부터 손으로 뜯어 치즈에 찍는다. 첫 조각은 소스를 묻혀도 바삭함이 남고, 가운데 가까운 빵은 달걀과 버터를 많이 머금어 금세 촉촉해진다. 한 척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식감이 꽤 다르다.

배의 뾰족한 끝은 속보다 빵 비율이 높다. 겉은 얇게 바삭하고 안쪽은 쫄깃하며, 씹을수록 구운 밀 냄새가 난다. 가운데 가까운 가장자리는 치즈기름과 달걀을 머금어 더 부드럽고 짭짤하다.

술구니와 이메룰리 치즈는 모차렐라만 넣은 빵보다 산미와 소금기가 강하다. 뜨거울 때는 길게 늘어나지만 입 안에서는 쉽게 끊기고, 우유의 신맛 뒤에 소금물 숙성 향이 남는다.

아자리야가 흑해와 맞닿은 지역이라 배 모양을 어선, 노른자를 바다 위의 해로 풀이하는 이야기가 널리 전한다. 라즈인 선원과 어부가 만들었다는 전승도 있다. 다만 최초의 조리자와 시점을 보여 주는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관광 사진에서는 배 모양이 하차푸리 전체를 대표한다. 바투미의 지역 상징으로 자리 잡은 모습은 분명하지만, 조지아 식당과 가정에서 가장 널리 굽는 형태는 따로 있다. 접시처럼 둥글고 치즈를 안에 숨긴 이메룰리다.

뜨거운 오븐 바닥에서 굽는 작은 배 모양 하차푸리
아자룰리는 뜨거운 오븐 바닥에서 배 모양 가장자리를 먼저 익힌다. 치즈가 녹고 빵끝이 갈색으로 굳을 무렵 달걀과 버터를 더한다.사진 Fiqria Goginashvili · CC BY-SA 2.0

기록 속 이름은 17세기에 보인다

하차푸리라는 말은 조지아어 하초와 푸리가 합쳐진 이름으로 풀이된다. 하초는 굳힌 우유나 신선한 치즈 덩어리, 푸리는 빵을 뜻한다. 이름만 놓고 보면 ‘치즈를 넣은 빵’에 가깝다.

언제 처음 구웠는지를 알려 주는 한 장의 레시피는 남아 있지 않다. 밀을 재배하고 우유로 치즈를 만들던 생활 속에서 여러 지역의 빵이 따로 발달했다. 오늘의 모양을 고대부터 그대로 이어졌다고 말할 자료도 없다.

조지아 공식 관광 자료는 17세기 가톨릭 선교사 아르칸젤로 람베르티와 크리스토포로 카스텔리의 기록에 하차푸리라는 이름이 등장한다고 소개한다. 두 사람이 서부 조지아에서 보고 들은 생활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던 시기다.

그 기록이 지금의 아자룰리나 이메룰리 조리법을 자세히 적어 둔 것은 아니다. 달걀을 언제 올렸는지, 치즈를 위에도 뿌렸는지까지 알 수 없다. 당시에도 치즈와 반죽을 결합한 음식 이름이 쓰였다는 정도가 확인된다.

람베르티의 글과 카스텔리의 그림은 서부 조지아의 생활상을 살피는 자료다. 하지만 오늘날 빵집에서 쓰는 치즈 양이나 반죽 두께까지 옮겨 적은 조리서는 아니다. 오래된 이름과 지금의 여러 모양 사이에는 기록으로 채워지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다.

지역마다 가축과 치즈, 화덕이 달랐고 명절 음식도 달랐다. 사메그렐로에서는 술구니를 윗면에 더했고, 구리아에서는 크리스마스 빵에 삶은 달걀을 넣었다. 메스헤티에서는 얇은 반죽 사이에 지방과 치즈를 겹쳤다.

2019년 조지아 문화유산 당국이 지정한 것도 특정 모양 한 가지가 아니라 ‘조지아의 하차푸리 전통’이었다. 배 모양 조리법 한 장보다 지역마다 전해지는 반죽과 치즈, 굽는 기술 전체를 문화유산으로 기록했다.

조지아 빵집에서 하차푸리 반죽을 빚는 사람
가게 안에서 반죽을 넓게 펴고 치즈를 넣는 장면이다. 둥근 하차푸리는 가장자리를 가운데로 모아 봉한 뒤 다시 납작하게 편다.사진 Dave Nolan · CC BY-SA 2.0

가장 흔한 하차푸리는 둥글다

이메룰리는 겉만 보면 얇고 둥근 빵이다. 치즈가 보이지 않고 달걀도 올라가지 않는다. 칼로 삼각형 조각을 자르면 두 겹의 반죽 사이에서 하얀 이메룰리 치즈가 모습을 드러낸다.

반죽 가운데에 부순 치즈를 올리고 가장자리를 보자기처럼 모아 봉한다. 봉합한 면을 뒤집어 손바닥으로 천천히 누르면 치즈가 원 안쪽으로 고르게 퍼진다. 너무 세게 밀면 얇아진 부분으로 치즈가 샌다.

한 판을 잘랐을 때 치즈가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지는 이때 결정된다. 가장자리가 너무 두꺼우면 끝에는 치즈가 적고 빵만 남는다. 고르게 눌린 이메룰리는 가운데부터 끝 가까이까지 얇은 치즈층이 이어진다.

갓 구운 겉면은 군데군데 갈색이고 손으로 잡으면 살짝 단단하다. 반으로 접으면 표면이 갈라지고 안쪽에서는 김이 오른다. 빵은 얇고 부드러우며 치즈는 포슬한 덩어리와 녹은 부분이 함께 남는다.

이메룰리 치즈는 신선한 우유 향과 가벼운 산미가 있다. 술구니처럼 길게 늘어나는 힘은 덜하지만 잘게 부수면 반죽 안에 고르게 퍼진다. 짠맛이 지나치게 세지 않아 빵맛도 함께 난다.

이메레티의 마을에서는 케치라 부르는 점토 팬에 올리고 숯불이나 불씨 가까이에서 굽는 방식도 이어진다. 집과 가게에서는 오븐이나 프라이팬을 쓰며, 팬에 구운 것은 양면에 고른 갈색 껍질이 생긴다.

조지아 공식 관광 안내는 이메룰리를 가장 널리 먹는 하차푸리이자 ‘하차푸리의 어머니’라고 소개한다. 지역 이름이 붙었지만 트빌리시의 빵집과 카페, 다른 지방의 식탁에서도 쉽게 만난다.

둥글게 구워 조각낸 이메룰리 하차푸리
이메룰리는 치즈를 안에 감춰 윗면이 담백한 둥근 빵처럼 보인다. 자르면 얇은 반죽 사이에서 촉촉한 치즈가 드러난다.사진 Vyacheslav Argenberg · CC BY 4.0

메그렐리에서는 치즈가 위에도 오른다

메그룰리는 둥근 모양만 보면 이메룰리와 닮았다. 차이는 오븐에 넣기 전에 드러난다. 치즈를 반죽 안에 감싼 뒤 윗면에도 술구니와 달걀을 섞어 넉넉히 펼친다.

위에 놓인 치즈는 열을 직접 받아 먼저 끓는다. 하얀 거품이 올라왔다 꺼지고 군데군데 짙은 갈색 반점이 남는다. 가장자리로 흘러나온 치즈는 얇게 굳어 바삭하고 짭짤하다.

안을 자르면 다시 치즈가 나온다. 표면의 술구니는 구운 우유 냄새와 짠맛이 강하고, 속의 신선한 치즈는 촉촉하고 부드럽다. 한 조각에서 얇게 구운 치즈와 녹은 치즈가 이어진다.

윗면만 보면 치즈 피자와 닮았지만 토마토소스나 향신료 맛은 없다. 처음에는 직접 구운 술구니의 짠맛이 강하고, 몇 번 씹으면 안쪽 치즈의 산미와 부드러운 빵맛이 따라온다. 가장자리까지 치즈가 흘렀다면 끝부분도 짭짤하다.

사메그렐로 지역의 전통 조리에서는 치킨티라 부르는 신선한 치즈와 술구니를 함께 썼다. 반죽은 물만 쓰기보다 우유나 유청으로 반죽했다는 기록도 있다. 유청이 들어가면 속살에 은은한 우유 산미가 남는다.

명절에는 간다미라는 형태도 만들었다. 안에는 신선한 치즈를 넣고 위에는 술구니를 얹은 뒤, 꼰 반죽으로 격자나 십자 무늬를 만들었다. 오늘 식당에서 보는 매끈한 치즈 윗면과는 모습이 다르다.

메그룰리는 치즈 양이 많아 이메룰리보다 묵직하고 짜게 느껴진다. 갓 구웠을 때는 윗면 치즈가 부드럽게 늘어나고, 식으면 얇은 치즈 껍질처럼 단단해진다.

윗면에도 치즈를 올려 노릇하게 구운 메그룰리 하차푸리
메그룰리는 속에도 치즈를 넣고 윗면에도 술구니를 올린다. 직접 열을 받은 치즈는 갈색 반점이 생기고 안쪽 치즈보다 구운 향이 짙다.사진 Francesc Fort · CC BY-SA 4.0

삶은 달걀과 여러 겹의 반죽

구리아의 크리스마스 식탁에는 초승달 모양 구룰리 그베젤리가 놓인다. 둥근 치즈빵을 반으로 접은 듯 보이지만, 속을 자르면 치즈 사이에서 삶은 달걀 조각이 나온다.

예전에는 삶아 껍질을 벗긴 달걀을 벽난로 가까이 두어 연기를 입히기도 했다. 요즘은 팬이나 오븐에서 표면을 말리는 방식도 쓴다. 달걀 흰자는 단단하게 씹히고 노른자는 치즈 사이에서 포슬하게 부서진다.

가족마다 한 개씩 굽고 가장 큰 빵은 식탁 가운데 두었다는 전승이 있다. 달걀 수가 많을수록 손님을 존중한다는 뜻을 담기도 했다. 평소 간식보다 성탄절 의례와 가까운 빵이었다.

남부 메스헤티에서는 반죽을 종이처럼 얇게 밀어 지방을 바르고 손에 감아 터번 모양을 만든다. 돼지나 거위, 소에서 얻은 지방과 정제버터를 쓰며, 안에는 테닐리 치즈나 부드러운 신선 치즈를 넣는다.

테닐리는 치즈 덩어리를 뜨거운 유청에서 늘여 가느다란 실처럼 만든 뒤 소금에 절여 단지에 눌러 담는다. 얇은 반죽 사이에 넣어 구우면 치즈의 가는 결은 부드럽게 풀리고 짠맛과 숙성 향은 남는다.

아치마도 여러 겹이 보이는 하차푸리다. 얇게 민 반죽을 살짝 삶거나 데쳐 치즈와 번갈아 쌓고 오븐에 굽는다. 겉은 노릇하지만 안쪽 반죽은 라자냐처럼 부드럽고 버터와 치즈를 머금는다.

배 모양 아자룰리, 둥근 이메룰리만으로 하차푸리를 기억하면 이 삶은 달걀과 겹친 반죽이 빠진다. 같은 이름 아래에서도 모양과 식감, 먹는 날까지 달라진다.

여러 겹의 반죽과 치즈를 겹쳐 구운 아치마
아치마는 삶거나 데친 얇은 반죽과 치즈를 여러 층으로 쌓아 굽는다. 둥근 납작빵과 달리 단면에서 부드러운 반죽 결이 차곡차곡 보인다.사진 Pannet · CC BY-SA 4.0

이메룰리와 술구니는 맛부터 다르다

겉모습만 보면 하차푸리 속 치즈가 모차렐라와 비슷해 보인다. 조지아에서 널리 쓰는 이메룰리와 술구니는 수분과 소금기, 늘어나는 정도부터 다르다.

이메룰리는 굳힌 우유 덩어리를 손으로 모아 물기를 빼고 소금을 뿌려 익힌다. 막 만든 것은 부드럽고 잘게 부서지며, 씹으면 신선한 우유의 산미가 난다. 반죽 안에서 녹아도 작은 치즈 알갱이가 남을 수 있다.

술구니는 치즈 덩어리를 뜨거운 유청이나 물에서 늘여 결을 만든 뒤 소금물에 담근다. 따뜻하게 녹이면 길게 늘어나고, 식으면 탱탱해진다. 이메룰리보다 짠맛과 발효 향이 뚜렷하다.

소금물에서 막 건진 술구니는 겉이 매끈하고 손으로 찢으면 결을 따라 갈라진다. 얇게 찢은 조각은 혀에 닿자마자 짠맛이 나고, 두꺼운 조각은 한참 씹은 뒤에 우유 향이 올라온다. 녹인 뒤에도 이 탄력 있는 결이 어느 정도 남는다.

아자룰리에서는 두 치즈를 섞어 쓰는 경우가 많다. 이메룰리가 촉촉한 산미를 더하고 술구니가 탄력과 짠맛을 보탠다. 노른자와 버터가 들어오면 소금기가 누그러지고 소스처럼 부드러워진다.

메그룰리 윗면에는 술구니가 특히 잘 맞는다. 열을 직접 받아도 치즈층이 남고 갈색으로 구워진다. 이메룰리만 썼을 때보다 표면이 탱탱하고, 식으면 한 조각씩 단단하게 굳는다.

치즈가 식기 시작하면 향도 달라진다. 뜨거울 때는 버터와 녹은 우유 냄새가 강하지만 조금 지나면 소금기와 산미가 선명해진다. 갓 나온 조각과 접시에 남은 마지막 조각의 맛이 같지 않다.

조각낸 하차푸리에서 부드러운 치즈가 보이는 장면
조각을 들어 올리면 얇은 빵 사이에 남은 치즈가 부드럽게 벌어진다. 식으면서 치즈가 굳으면 갓 구웠을 때보다 짠맛과 산미가 또렷해진다.사진 Turzh · CC BY-SA 3.0

점토 팬과 오븐이 껍질을 바꾼다

하차푸리 반죽은 밀가루와 물, 소금, 발효종이나 이스트로 시작한다. 우유와 마츠오니, 달걀, 버터를 넣어 더 부드럽게 만들기도 한다. 가게에서 빠르게 굽는 반죽에는 베이킹소다와 마츠오니를 쓰는 경우도 있다.

발효종을 쓴 반죽은 부풀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구운 뒤 밀 향과 옅은 산미가 남는다. 마츠오니 반죽은 오래 발효하지 않아도 부드럽고, 식은 뒤에도 쉽게 딱딱해지지 않는다. 같은 치즈를 넣어도 빵 부분의 맛이 달라진다.

둥근 이메룰리는 케치 점토 팬이나 프라이팬에서 굽는다. 팬에 닿은 면은 고르게 갈색으로 익고, 뒤집은 면에는 눌린 자국이 남는다. 표면은 얇게 단단하지만 안쪽은 치즈 수분을 받아 촉촉하다.

두꺼운 점토 팬은 금속 팬보다 천천히 달아오른다. 한 번 뜨거워지면 바닥 전체에 열이 오래 남아 반죽 아래에 넓은 갈색 면을 만든다. 가장자리 한곳만 타기보다 빵 전체에서 고른 구운 밀 냄새가 난다.

톤 화덕이나 높은 온도의 오븐에서는 열이 반죽을 빠르게 부풀린다. 아자룰리의 두꺼운 테두리는 겉이 먼저 굳고 속에 공기층이 남는다. 치즈가 끓는 동안에도 배 모양 가장자리가 무너지지 않는다.

메스헤티형에는 반죽 사이에 바른 지방이 층을 만든다. 오븐에서 수분이 증기로 바뀌면 얇은 반죽이 서로 떨어지고, 가장자리가 바삭하게 갈라진다. 안쪽은 치즈와 지방을 머금어 더 부드럽다.

조지아에서는 지역과 가정에 따라 팬, 점토 그릇, 톤 화덕, 현대식 오븐으로 하차푸리를 굽는다. 같은 치즈빵도 어떤 도구에 구웠는지에 따라 껍질의 두께와 바닥의 바삭함이 달라진다.

하차푸리와 힌칼리, 마츠오니를 차린 조지아 식탁
조지아 식탁에는 하차푸리만 놓이지 않는다. 힌칼리와 마츠오니, 차와 포도주 사이에서 둥근 빵을 잘라 여러 사람이 나눠 먹는다.사진 Vyacheslav Argenberg · CC BY 4.0

치즈빵이 물가지수가 됐다

하차푸리는 명절 음식이면서 평일의 빵이기도 하다. 빵집 진열대에서 한 조각을 사 먹고, 카페에서는 둥근 한 판을 자르며, 수프라 연회에서는 다른 음식 사이에 놓는다. 한 사람이 아자룰리 한 척을 받기도 한다.

이 일상성 때문에 트빌리시국립대 국제경제대학원 정책연구소는 2011년 하차푸리 지수를 만들었다. 이메룰리 한 판에 드는 밀가루, 치즈, 이스트, 우유, 달걀, 버터와 가스·전기 비용을 지역별로 계산한다.

재료 가운데 비용 비중이 큰 치즈값이 오르면 지수도 크게 움직인다. 우유 생산이 계절에 따라 달라지면 치즈 가격도 변하고, 도시마다 에너지와 재료비 차이가 생긴다. 둥근 빵 한 판이 가계 물가의 변화를 보여 준다.

하차푸리 지수에는 계절 차이도 나타난다. 젖 생산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치즈값이 오르고, 공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재료비가 내려가는 흐름이 생긴다. 같은 이메룰리 한 판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달과 도시가 바뀔 때의 차이를 비교하기 쉽다.

이 지수는 실제 소비자물가지수를 대신하는 통계는 아니다. 복잡한 장바구니 대신 누구나 아는 음식 한 가지를 골라 가격 변화를 쉽게 설명한다. 미국의 빅맥 지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설명도 공식 페이지에 적혀 있다.

2019년 1월 22일 조지아 국가문화유산보존청은 ‘조지아의 하차푸리 전통’에 무형문화유산 지위를 부여했다. 특정 식당의 레시피를 표준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이어진 조리와 전승을 보호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에서 기억한 배 모양을 지나 조지아의 식탁을 보면 둥근 빵이 먼저 잘리고, 그다음에는 치즈가 윗면까지 덮인 조각과 삶은 달걀을 품은 초승달이 나온다. 하차푸리라는 한 단어가 가리키는 빵은 생각보다 훨씬 넓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아자룰리의 배와 해, 라즈인 어부에 관한 이야기는 조지아 공식 관광 자료도 전승형 표현으로 소개하므로 역사적 발명 사실로 단정하지 않았다. 17세기 기록, 지역형과 치즈 차이는 조지아 공공자료를 중심으로 확인했고, 2019년 문화유산 지위는 정부 명령문과 문화유산보존청 발표를 대조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에서 재사용 조건을 확인한 파일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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