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오스트리아 문헌에 보이는 키프펠과 1839년 파리의 비엔나 빵집을 거쳐, 층이 없던 크루아상이 20세기 초 적층 반죽을 만나 지금의 식감을 갖는 과정을 따라간다. 차가운 버터를 접는 작업, 발효와 수증기가 속을 벌리는 순간, 버터 제품과 마가린 제품의 차이, 하루 지난 크루아상을 아몬드 크루아상으로 다시 굽는 방식과 프랑스의 아침 식탁도 함께 살핀다.
겉과 속은 전혀 다르다
갓 구운 크루아상을 손으로 집으면 표면이 먼저 바스락거린다.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얇은 껍질이 몇 조각 떨어진다. 반으로 가를 때는 겉이 잘게 깨지고 안쪽의 부드러운 속살이 잠깐 늘어난다.
겉은 바삭하지만 딱딱하지 않다. 앞니에 닿으면 얇은 조각이 가볍게 부서진다.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손가락으로 눌렀다가 놓으면 천천히 다시 부풀어 오른다.
가운데 단면에는 크고 작은 구멍이 이어진다. 구멍 둘레는 종이처럼 얇은 반죽막으로 나뉜다. 식빵처럼 촘촘하고 고른 구멍이 아니라 넓은 빈자리와 작은 틈이 불규칙하게 섞여 있다.
처음에는 구운 버터와 밀 냄새가 난다. 진하게 익은 껍질에서는 토스트와 견과류 같은 고소한 향이 더 강하다. 안쪽은 냄새가 부드럽고, 씹을수록 버터와 약한 소금기가 남는다.
크루아상은 케이크처럼 달지 않다. 반죽에 설탕이 들어가도 단맛은 세지 않고, 버터와 구운 밀의 맛을 받쳐 주는 정도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먹으면 껍질의 아주 약한 쌉싸래함까지 느껴진다.
껍질이 갈라질 때 코 가까이에서 버터 냄새가 한 번 더 난다. 속살을 떼어 먹으면 얇은 막이 결을 따라 찢어지고, 따뜻한 부분에서는 발효된 밀의 약한 단맛도 따라온다.
양 끝은 가늘어서 껍질 비율이 높다. 한입 베면 가운데보다 더 바삭하고 구운 맛도 진하다. 가운데는 속살이 많아 촉촉하고, 입안에서 부드러운 막이 여러 겹 끊어진다.
이 차이는 버터를 많이 넣는 것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반죽과 버터가 한 덩어리로 섞이지 않고 얇게 번갈아 놓여야 한다. 그런데 파리에 처음 등장한 크루아상에는 이런 층이 없었다.

초승달 전설은 사실일까
크루아상의 앞이야기는 오스트리아의 키프펠에서 시작한다. 키프펠은 양 끝이 굽은 작은 빵과 과자를 넓게 부르는 이름이다. 담백한 효모빵도 있었고 견과류나 단맛을 더한 과자도 있었다.
1683년 오스만군이 빈을 포위했을 때 제빵사가 새벽에 땅 파는 소리를 듣고 공격을 알렸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승리를 기념해 오스만의 초승달을 닮은 빵을 만들었다는 결말까지 이어진다.
이 이야기는 여행 안내문에 넣기 좋을 만큼 선명하다. 하지만 리에주대 음식사 연구 자료는 키프펠이 1683년보다 훨씬 전부터 있었다고 설명한다. 13세기 오스트리아 문헌에도 이미 이름이 나온다.
당시 제빵사가 승리 기념 빵을 만들었다는 동시대 기록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름과 모양이 오래전부터 있었으니 빈 전투가 초승달 빵의 출발점일 수는 없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1770년 프랑스에 키프펠을 가져왔다는 이야기도 자주 따라붙는다. 그러나 그녀가 먹던 빵이 파리의 제빵 문화를 바꿨다는 자료는 없다. 프랑스에서 크루아상이 분명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다.
전설을 빼면 변화의 속도는 오히려 느려진다. 오스트리아의 굽은 빵이 파리에서 인기를 얻고, 프랑스 제빵사들이 반죽과 굽는 법을 바꾸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
처음부터 바삭한 프랑스 과자였던 것은 아니다. 모양은 오스트리아에서 왔고, 지금의 얇은 층은 20세기 무렵 프랑스에서 더해졌다.
리슐리외 거리 92번지
1839년 무렵 오스트리아 출신 사업가 아우구스트 창이 파리에 비엔나 빵집을 열었다. 주소는 리슐리외 거리 92번지였다. 오페라 지구와 가까운 이 가게에는 파리에서 보기 드물던 비엔나식 빵이 진열됐다.
가게는 키프펠과 카이저젬멜, 비엔나식 빵을 팔았다. 오늘의 크루아상으로 이어지는 굽은 빵도 그중 하나였다. 문을 연 이듬해 파리의 보드빌 작품에서 가게가 언급될 만큼 반응이 빨랐다.
창은 빵 모양만 옮기지 않았다. 좋은 맥주 효모와 기계식 반죽 장비, 수증기를 활용하는 오븐 같은 비엔나 제빵 기술도 가져왔다. 당시 프랑스의 전통적인 사워도우 빵과 다른 가볍고 매끈한 빵을 만들 수 있었다.
수증기는 굽는 초반에 반죽 표면이 너무 빨리 굳는 것을 막는다. 빵이 오븐 안에서 조금 더 부풀고, 표면은 노릇하고 매끈하게 익는다. 1842년 자료에는 젖은 짚으로 오븐 입구를 막아 증기를 유지하는 방식이 소개된다.
비엔나 빵집의 성공 뒤 파리에는 비슷한 가게가 늘었다. 프랑스어로 ‘비엔나풍’이라는 뜻의 비에누아즈리도 이런 빵과 과자를 묶어 부르는 말로 자리를 잡았다.
프랑스어 크루아상은 차오르는 달, 곧 초승달을 뜻한다. 1863년 리트레 사전에 빵 이름으로 실렸을 때에는 이미 파리에서 낯설지 않은 고급 빵이었다.
1909년 무렵 찍힌 리슐리외 거리의 가게 사진에는 ‘비엔나 빵집’ 간판과 창의 이름이 남아 있다. 창은 오래전에 파리를 떠났지만 가게가 만든 유행은 한 세기 가까이 같은 주소에 흔적을 남겼다.

그때는 층이 없었다
19세기 크루아상은 초승달 모양이었지만 지금처럼 얇게 갈라지지 않았다. 1855년 제빵 설명에는 밀가루와 물, 달걀, 효모로 반죽해 양 끝을 가늘게 만든다고 적혀 있다. 버터판을 넣고 여러 번 접는 과정은 보이지 않는다.
당시 단면은 지금의 벌집 모양보다 부드러운 롤빵에 가까웠다. 껍질은 증기 덕분에 노릇하고 매끈했지만, 칼을 대면 얇은 부스러기가 여러 겹 떨어지는 빵은 아니었다.
버터가 전혀 쓰이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19세기 후반에는 버터를 넣은 반죽도 확인된다. 다만 버터를 넓은 판으로 감싸 반죽과 번갈아 겹치는 오늘의 방식은 아직 일반적이지 않았다.
현재와 가까운 적층 크루아상은 20세기 초 조리서와 제빵 자료에서 선명해진다. 이스트로 부푸는 반죽에 퍼프 페이스트리처럼 버터층을 만드는 기술이 합쳐졌다.
발효빵만 쓰면 속은 부드럽지만 껍질이 수십 겹으로 깨지지 않는다. 퍼프 페이스트리만 쓰면 바삭한 층은 생겨도 크루아상 특유의 폭신하고 쫄깃한 속살이 약하다. 두 방법을 한 반죽에서 만난 결과가 지금의 식감이다.
그래서 크루아상의 역사를 초승달 모양 하나로 따라가면 중요한 변화가 빠진다. 이름과 모양은 19세기에 먼저 자리 잡았고, 우리가 가장 쉽게 알아보는 단면은 뒤늦게 생겼다.
19세기 파리 사람이 크루아상을 주문했다면 모양은 익숙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입 베었을 때의 소리와 부스러기, 속의 빈 공간은 오늘 아침의 크루아상과 달랐다.
차가운 버터를 접는다
지금의 크루아상 반죽에는 밀가루와 물 또는 우유, 이스트, 설탕, 소금이 들어간다. 먼저 반죽을 만든 뒤 차갑게 쉬게 하고, 네모나게 편 버터를 가운데 넣어 감싼다.
반죽과 버터는 비슷한 단단함을 가져야 함께 밀린다. 버터가 돌처럼 차가우면 밀대 아래에서 조각조각 깨진다. 깨진 틈에서는 반죽끼리 붙어 구운 뒤 층이 중간에서 끊긴다.
버터가 너무 부드러워도 문제다. 누르는 순간 옆으로 밀려 나오거나 반죽 속에 스며든다. 작업대에 기름이 번지고, 구울 때 버터가 팬 바닥에 많이 고이면 속은 무겁고 축축해진다.
제빵사는 반죽을 길게 민 뒤 삼등분이나 사등분해 접는다. 냉장고에서 잠시 쉬게 한 다음 방향을 돌려 다시 민다. 이 과정을 거치면 두꺼웠던 버터판이 넓고 얇게 퍼진다.
접는 횟수는 가게와 조리법마다 다르다. 세 겹 접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세 겹과 네 겹을 섞기도 한다. 르 코르동 블루의 공개 조리법은 접기와 냉장 휴지를 여러 차례 번갈아 진행한다.
무조건 많이 접는다고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너무 자주 밀면 버터와 반죽의 경계가 흐려지고, 버터층이 지나치게 얇아져 서로 붙는다. 적게 접으면 두꺼운 버터가 녹아 빠져나온다.
작업 중간의 냉장 휴지는 버터만 굳히는 시간이 아니다. 밀대로 늘어난 반죽이 쉬면서 다시 부드러워진다. 급하게 계속 밀면 반죽이 원래 길이로 오그라들고 모서리도 쉽게 찢어진다.
작업실 온도도 결과를 바꾼다. 여름에는 버터가 빨리 말랑해져 한 번 밀 때마다 냉장고로 돌아가는 시간이 잦아진다. 추운 날에는 버터가 깨지지 않도록 반죽과 함께 잠시 두고 단단함을 맞춘다.

벌집 모양은 어떻게 생길까
접기를 마친 반죽은 길고 얇은 판으로 편 뒤 삼각형으로 자른다. 삼각형의 넓은 밑변부터 말아 올리면 가운데는 두툼하고 양 끝은 가늘어진다. 마지막 뾰족한 끝은 바닥에 닿게 둔다.
세게 누르며 말면 모양은 반듯하지만 안쪽 층이 붙는다. 조금 느슨하게 말아야 발효할 때 사이가 벌어진다. 성형이 끝난 반죽을 옆에서 보면 말린 선이 여러 겹 보인다.
오븐에 들어가기 전에는 마지막 발효를 거친다. 시간이 지나면 반죽이 눈에 띄게 커지고 표면이 팽팽해진다. 판을 살짝 움직였을 때 굳은 덩어리처럼 버티지 않고 부드럽게 흔들린다.
이스트가 만든 기체는 얇은 반죽막을 조금씩 늘린다. 발효가 부족하면 구운 뒤 속이 촘촘하고 무겁다. 지나치게 부풀면 약해진 막이 주저앉고 버터도 밖으로 새기 쉽다.
뜨거운 오븐에서는 버터와 반죽 속의 물이 수증기로 바뀐다. 수증기가 층을 밀어 벌리고, 이미 발효로 생긴 공기도 함께 커진다. 버터의 지방은 얇은 반죽끼리 바로 달라붙지 않게 한다.
겉에서는 달걀물이 익으며 짙은 황금빛 광택이 생긴다. 얇은 끝은 먼저 갈색으로 변하고 가운데는 조금 늦게 익는다. 색이 짙은 부분일수록 구운 밀과 버터 냄새도 진하다.
오븐 초반에는 층이 눈에 띄게 벌어진다. 반죽 틈에서 버터가 보글거리다가 수분이 빠지면 소리가 잦아든다. 충분히 익지 않은 채 꺼내면 겉은 노랗고 속막에는 젖은 반죽 맛이 남는다.
잘 구운 단면에는 큰 구멍과 작은 구멍이 섞여 있다. 바닥에 두껍고 축축한 띠가 생겼다면 버터가 아래로 많이 흘렀거나 발효가 부족했을 수 있다. 안쪽 전체가 솜처럼 빽빽하면 가벼운 층보다 부드러운 빵의 식감이 앞선다.

곧은 모양과 굽은 모양
크루아상은 초승달이라는 뜻이지만 프랑스 빵집에는 곧은 제품도 많다. 삼각형 반죽을 말아 양 끝을 안쪽으로 굽히지 않으면 통통하고 곧은 모양으로 나온다.
버터 크루아상은 곧게 만들고 마가린을 쓴 제품은 초승달처럼 굽힌다는 설명이 널리 퍼져 있다. 실제로 이 구분을 쓰는 가게가 있지만 프랑스 전체가 따르는 고정 규칙은 아니다.
모양보다 메뉴 이름이 더 분명한 단서다. ‘크루아상 오 뵈르(croissant au beurre)’는 버터를 쓴 제품을 뜻한다. 프랑스 제빵업계의 비에누아즈리 사용 기준은 이 표현을 쓸 때 유지방을 사용하도록 규정한다.
버터를 쓴 크루아상에서는 따뜻할 때 우유와 견과류를 닮은 냄새가 난다. 식으면 향은 약해지지만 입안에서 빠르게 녹는다. 마가린 제품은 모양을 유지하기 쉽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며 향은 제품마다 차이가 크다.
플레인 크루아상에는 크림이나 시럽이 없어 층의 상태가 바로 드러난다. 겉은 가볍게 깨지고 속은 부드러워야 한다. 손에 들었을 때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다면 속이 빽빽하거나 지방이 많이 남았을 수 있다.
초콜릿 조각이나 크림을 넣으면 빈 공간의 일부가 채워진다. 녹은 초콜릿이 닿은 속살은 촉촉하고 달다. 피스타치오 크림은 견과류 향이 강해 버터와 발효된 밀 냄새를 뒤로 밀어낸다.
팽 오 쇼콜라는 보통 초승달 모양이 아니라 네모난 반죽에 초콜릿 막대를 넣어 만다. 한국에서는 초콜릿 크루아상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프랑스 진열대에서는 이름과 모양이 따로 구분된다.

오븐을 나온 뒤 몇 시간이 중요하다
막 구운 크루아상은 안쪽에 뜨거운 김을 품고 있다. 바로 자르면 부드러운 속살이 칼에 눌리고 수증기가 한꺼번에 빠진다. 잠시 식혀야 겉이 마르며 바삭한 소리가 살아난다.
온기가 남아 있을 때 버터 향이 가장 또렷하다. 껍질은 앞니에 닿자마자 잘게 부서지고, 속은 촉촉하게 눌렸다가 천천히 돌아온다. 손에는 아주 얇은 기름기와 부스러기가 남는다.
시간이 지나면 속의 수분이 겉껍질 쪽으로 옮겨간다. 바삭했던 표면이 부드러워지고 여러 층이 서로 붙는다. 아침에 구운 크루아상이 오후에는 같은 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다.
다음 날에는 속도 조금씩 마른다. 겉은 바삭하기보다 질겨지고, 버터 냄새도 약해진다. 봉지 안에 넣어 두면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해 껍질이 더 빨리 눅눅해진다.
종이봉투에 둔 크루아상은 표면이 눅눅해지는 속도는 느리지만 속살이 더 빨리 마른다. 밀폐 용기에서는 촉촉함이 남는 대신 바삭한 껍질을 잃는다. 어느 쪽이든 갓 구운 상태가 오래가지는 않는다.
짧게 다시 데우면 표면의 수분이 날아가 바삭함이 어느 정도 돌아온다. 오븐이나 토스터에서는 껍질이 마르고 버터 향도 다시 난다. 전자레인지에서는 속은 따뜻해지지만 겉이 부드러워지기 쉽다.
크루아상을 여러 차례 나누어 굽는 빵집도 있다. 출근 시간에 맞춘 첫 판과 오전 늦게 나오는 다음 판은 같은 진열대에 놓여도 식감이 다르다. 손님이 많은 가게에서는 막 나온 제품과 식은 제품이 빠르게 바뀐다.
진열대 아래에 버터 자국이 두껍게 고인 제품은 층 사이에 남아야 할 지방이 많이 빠진 경우가 있다. 잘 구운 크루아상도 접시에 부스러기는 남지만 손 전체가 기름으로 젖지는 않는다.

하루 지난 빵은 다시 굽는다
프랑스 빵집에서 만나는 크루아상 오 자망드는 플레인 크루아상보다 납작하고 묵직하다. 표면에는 아몬드 조각과 슈거파우더가 덮이고, 옆으로는 구운 크림이 조금 흘러나온다.
이 빵은 하루 지난 크루아상을 다시 쓰는 방식과 연결돼 있다. 반으로 갈라 시럽을 바르고 아몬드 크림을 채운 뒤, 윗면에도 크림과 아몬드를 올려 한 번 더 굽는다.
말랐던 속살은 시럽을 머금어 촉촉해진다. 아몬드 크림이 닿은 부분은 부드럽고 진하며, 가장자리는 두 번 구워져 플레인 크루아상보다 단단하다.
첫입에는 버터보다 아몬드와 설탕 냄새가 먼저 난다. 겉의 아몬드 조각은 바삭하고, 안쪽 크림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린다. 플레인 제품의 가벼운 식감과는 거리가 있다.
초콜릿 크루아상도 남은 빵을 바꾸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팽 오 쇼콜라처럼 처음부터 초콜릿을 넣어 구운 제품과, 구운 크루아상을 갈라 크림을 채운 제품은 속모양이 다르다.
한 번 더 구운 제품에서는 얇은 층 일부가 시럽과 크림에 붙는다. 대신 마른 빵의 퍽퍽함은 사라지고 디저트에 가까운 단맛과 묵직함이 생긴다.
하루 지난 크루아상은 버려지는 대신 달고 묵직한 새 빵으로 다시 진열된다. 아침에 가볍게 먹는 플레인과 오후에 커피와 먹는 아몬드 크루아상은 출발은 같아도 무게와 맛이 크게 다르다.

프랑스의 아침 진열대
프랑스식 아침 식사에서 크루아상은 여러 선택 가운데 하나다. 바게트에 버터와 잼을 바른 타르틴, 팽 오 쇼콜라, 팽 오 레쟁과 같은 빵이 커피나 뜨거운 초콜릿 옆에 놓인다.
매일 아침 누구나 크루아상을 먹는다는 이미지는 실제 생활보다 조금 과장돼 있다. 집에서는 바게트나 포장 빵으로 간단히 먹고, 크루아상은 빵집에 들르거나 카페에서 아침을 먹는 날 고르기도 한다.
빵집에서는 플레인 크루아상과 팽 오 쇼콜라의 구운 색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 첫 판이 빠지면 빈 쟁반에 부스러기만 남고, 다음 판이 나오면서 따뜻한 버터 냄새가 다시 매장 안에 퍼진다.
따뜻한 커피의 쓴맛은 버터가 남긴 기름진 느낌을 짧게 끊는다. 우유가 많은 카페오레와 먹으면 속살의 부드러움이 길게 이어진다. 뜨거운 초콜릿에 끝부분을 적시면 바삭한 껍질이 금세 촉촉해진다.
잼을 곁들이면 맛이 한층 선명해진다. 라즈베리처럼 신맛이 있는 잼은 버터의 묵직함을 줄이고, 살구 잼은 은은한 단맛과 향을 더한다. 빈 층 사이로 잼이 들어가면 한입마다 묻는 양도 달라진다.
그냥 먹을 때는 껍질 색을 먼저 보게 된다. 전체가 옅으면 구운 향이 약하고, 끝만 검으면 얇은 부분이 지나치게 익었을 수 있다. 고른 황갈색 표면에는 작은 균열과 말린 결이 보인다.
다 먹은 접시에는 얇은 부스러기가 남는다. 한 덩어리로 부서진 것이 아니라 작고 가벼운 조각이 흩어진다. 반죽과 버터가 끝까지 완전히 섞이지 않았다는 흔적이다.
19세기 파리의 크루아상에는 이 부스러기와 벌집 단면이 없었다. 초승달 모양의 빵이 차가운 버터를 여러 번 접는 기술을 만난 뒤, 이름은 그대로 둔 채 전혀 다른 식감을 갖게 됐다.
더 확인하고 싶다면
1683년 빈 전투와 마리 앙투아네트 일화는 동시대 근거가 없어 전설로 구분했다. 키프펠의 기록, 아우구스트 창의 비엔나 빵집, 층이 없던 19세기 조리법과 20세기 초 적층 반죽의 등장은 대학 음식사 자료와 제빵 교육기관 자료를 중심으로 확인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에서 재사용 조건을 확인한 파일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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