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아상 한 겹에는 버터가 몇 번 접혔을까

갓 구운 크루아상을 손으로 가르면 부스러기가 먼저 떨어지고 안쪽에서는 따뜻한 버터 냄새가 올라온다. 초승달 모양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게 포개진 반죽과 버터의 얇은 층이다. 그 층은 오스트리아의 빵이 파리에서 전혀 다른 식감으로 바뀐 흔적이기도 하다.

갈색 결이 보이는 크루아상
사진 DromoTetteh · CC BY-SA 4.0

크루아상은 오스트리아의 초승달빵을 그대로 프랑스로 옮긴 음식이 아니다. 파리의 비에누아즈리 문화, 버터를 접는 라미나시옹, 발효와 오븐의 수증기가 만나 지금의 바삭하고 속이 벌집처럼 열린 빵이 됐다. 겉껍질과 속살에서 버터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를 따라간다.

부스러기가 먼저 떨어지는 빵

크루아상을 접시 위에서 자르면 칼 아래로 얇은 갈색 조각이 쏟아진다. 겉은 마른 나뭇잎처럼 부서지지만 속은 손가락으로 누르면 천천히 돌아온다. 하나의 반죽에서 바삭함과 탄력이 동시에 생긴다.

가운데를 가르면 둥근 구멍이 불규칙하게 이어진다. 단면이 촘촘한 식빵과 달리 얇은 막들이 벌집처럼 공간을 둘러싼다. 그 막마다 버터가 지나간 자리가 있고, 따뜻할 때는 고소한 향이 빈 공간을 타고 빠르게 나온다.

겉모양만 초승달이라고 같은 식감이 되지는 않는다. 크루아상의 정체는 버터를 넣은 반죽을 여러 번 밀고 접어 만든 층에 있다. 모양은 마지막 성형에서 붙지만 결은 그보다 훨씬 앞에서 정해진다.

초콜릿 조각을 넣어 구운 크루아상
크루아상은 속재료를 넣으며 수많은 변형을 낳았지만 기본 식감은 얇은 껍질과 발효된 속살의 대비에서 시작한다.사진 Dr Salvus · CC BY-SA 4.0

빈의 빵이 파리에 도착했을 때

크루아상의 선조로 자주 언급되는 키프펠은 오스트리아와 중부 유럽에서 오래 먹어 온 굽은 모양의 빵이다. 오늘날의 크루아상처럼 반드시 버터층이 얇게 갈라지는 빵은 아니었다. 단단하거나 브리오슈처럼 부드러운 형태도 있었다.

1830년대 후반 오스트리아 출신 아우구스트 창이 파리에 비엔나식 제과점을 열었다. 정확한 영업 연도와 메뉴에는 자료마다 차이가 있지만, 비엔나 빵이 파리에서 유행하며 비에누아즈리라는 범주가 커진 흐름은 확인된다.

프랑스 제빵사들은 굽은 빵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았다. 밀가루 반죽 사이에 버터를 넣고 접는 퍼프 페이스트리 기술을 발효 반죽과 결합했다. 20세기 초 프랑스 조리서에는 지금과 가까운 라미네이티드 크루아상 레시피가 보인다.

오스트리아 장교 아우구스트 창이 1830년대 후반 파리에 연 불랑주리 비에누아즈는 키프펠을 비롯한 빈식 빵을 소개한 장소로 자주 언급된다. 당시 키프펠은 오늘의 크루아상처럼 얇은 버터층이 수십 겹 벌어지는 반죽과 같지 않았다.

프랑스 제빵사들은 이 초승달 모양을 자국의 발효 반죽과 라미네이팅 기술로 다시 만들었다. 20세기 초 제과 문헌에 퍼프 페이스트리와 효모 반죽을 결합한 조리법이 자리를 잡으며, 모양의 계보와 식감의 계보가 서로 다른 도시에서 이어졌다.

차가운 버터를 반죽에 가두는 일

크루아상 반죽에는 밀가루, 물이나 우유, 이스트, 소금, 약간의 설탕과 버터가 들어간다. 반죽을 차갑게 식힌 뒤 넓게 편 버터 판을 감싼다. 여기서 버터가 너무 단단하면 반죽 안에서 조각나고, 너무 부드러우면 밀 때 밖으로 스민다.

반죽을 길게 밀고 3겹이나 4겹으로 접은 뒤 다시 차갑게 쉰다. 이 과정을 투라주라고 부른다. 접는 횟수가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층이 지나치게 얇아지면 버터와 반죽이 섞여 선명한 막이 사라진다.

제빵실의 온도는 손기술만큼 중요하다. 반죽은 늘어날 만큼 부드럽고 버터는 깨지지 않을 만큼 유연해야 한다. 둘의 단단함이 비슷한 순간을 맞춰야 밀대 아래에서 함께 길어지고 층은 끊어지지 않는다.

프랑스 버터의 수분과 향

라미네이팅에는 단단하면서도 잘 휘는 건조 버터가 유리하다. 일반 식탁용 버터보다 지방 함량이 높고 수분이 적은 투라주용 버터는 밀대 아래에서 갈라지지 않고 넓게 늘어난다. 수분이 많으면 접는 동안 반죽으로 스며들거나 오븐 바닥에 흘러나오기 쉽다.

발효 버터를 쓰면 요구르트와 헤이즐넛을 닮은 향이 더 선명하다. 프랑스의 AOP 버터 산지마다 우유와 발효 방식이 달라 제과점의 향도 달라진다. 다만 강한 버터 향만으로 좋은 결을 만들 수는 없고, 온도와 발효가 어긋나면 고급 버터도 무거운 빵이 된다.

발효 중인 굽기 전 크루아상 반죽
성형한 크루아상은 굽기 전 발효에서 천천히 부푼다. 반죽 사이 버터가 녹아 흐르지 않을 만큼 차갑고, 손가락으로 건드린 자국은 서서히 돌아오는 상태가 오븐에 들어갈 때다.사진 Eedo Bee at en.wikipedia · Public domain

초승달은 항상 휘어 있지 않다

프랑스어 croissant는 커지다라는 뜻의 동사와 초승달 모양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삼각형으로 자른 반죽을 밑변부터 말면 뿔이 생긴다. 양 끝을 안쪽으로 휘면 익숙한 초승달이 된다.

프랑스 제과점에서는 버터를 쓴 croissant au beurre를 곧게 펴고, 마가린이나 다른 지방을 쓴 croissant ordinaire를 굽게 만든다는 설명이 흔하다. 그러나 모든 가게가 같은 모양 규칙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진열대의 곡선만으로 지방을 확정할 수는 없다.

성형할 때 너무 세게 말면 안쪽 층이 눌리고 발효할 공간이 줄어든다. 느슨하게 말린 반죽은 오븐에서 가운데가 통통하게 솟고 양 끝은 가벼워진다. 손에 들면 가운데와 끝부분의 무게부터 다르다.

프랑스 제과점에서는 곧은 크루아상과 크게 휜 크루아상을 함께 본다. 버터를 쓴 제품은 곧게, 마가린을 쓴 제품은 굽혀 구분한다는 관습이 알려져 있지만 모든 지역과 가게가 따르는 규정은 아니다. 진열대의 모양만으로 지방을 확정할 수는 없다.

성형할 때 삼각형 반죽을 길게 당길수록 말린 횟수가 늘고 속결은 촘촘해진다. 너무 세게 말면 발효 중 층이 펼 공간이 줄어 가운데가 단단해진다. 끝부분을 몸통 아래에 두어야 오븐에서 반죽이 풀리지 않고 매끈한 윗면이 남는다.

오븐에서 층이 벌어지는 순간

성형한 반죽은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 마지막 발효를 거친다. 이스트가 만든 기체가 반죽막을 늘리고, 겉으로는 크기가 거의 두 배가 된다. 손가락으로 판을 흔들었을 때 젤리처럼 가볍게 떨리면 내부까지 부풀었다는 신호다.

뜨거운 오븐에 들어가면 버터 속 수분이 수증기로 바뀐다. 수증기가 반죽층을 밀어 올리고 그 사이의 지방이 층끼리 붙는 것을 막는다. 동시에 이스트의 기체도 팽창해 속의 큰 구멍을 만든다.

겉면에 바른 달걀물은 짙은 호박색 광택을 낸다. 표면의 단백질과 당이 열을 받으며 구운 견과류 같은 향을 만든다. 색이 연하면 밀 향이 남고, 너무 진하면 얇은 끝에서 쓴맛이 난다.

벌집 단면이 너무 크면 생기는 일

큰 구멍이 많은 단면은 보기 좋지만 몇 개의 거대한 빈 공간만 생기면 버터층이 찢어졌거나 성형 압력이 고르지 않았을 수 있다. 좋은 크루아상의 속은 크고 작은 방이 이어지고 얇은 막이 가운데까지 끊기지 않는다. 껍질 가까이만 층지고 중심이 떡처럼 뭉치면 발효나 굽기가 부족하다.

바닥에 넓은 빈 동굴이 생기는 현상은 버터가 녹아 한곳에 고이거나 반죽과 버터의 온도가 맞지 않을 때 나타난다. 그 부분은 기름지고 위쪽은 건조해진다. 단면 사진을 위한 과도한 구멍보다 손으로 찢을 때 얇은 섬유가 여러 방향으로 이어지는지가 식감에 더 직접적이다.

제과점 진열대에서 식히는 크루아상
오븐에서 나온 크루아상은 식는 동안 속의 수증기를 내보낸다. 뜨거울 때 바로 겹쳐 놓으면 껍질이 눅눅해져, 제과점에서는 바람이 통하는 진열대나 철망에서 결을 식힌다.사진 Thomon · CC BY-SA 4.0

아침 진열대의 시간

크루아상은 오븐에서 나온 직후부터 빠르게 변한다. 처음에는 겉껍질이 건조하고 소리가 날 만큼 얇다. 시간이 지나면 속의 수분이 바깥으로 이동해 껍질이 조금 질겨지고 버터 향도 낮아진다.

파리의 아침에는 커피와 크루아상 하나로 간단히 먹기도 한다. 에스프레소의 쓴맛은 버터의 단맛을 끊고, 카페오레의 우유는 속살의 고소함을 길게 잇는다. 잼을 바르면 산미와 당이 빈 층 사이로 스민다.

크루아상 오 자망드는 하루 지난 크루아상을 다시 쓰는 방식과 연결된다. 시럽을 적시고 아몬드 크림을 채워 다시 구우면 마른 속살이 촉촉해지고 표면은 견과류와 설탕으로 단단해진다. 남은 빵이 전혀 다른 디저트가 된다.

팽 오 쇼콜라는 크루아상과 무엇이 다른가

팽 오 쇼콜라는 같은 계열의 라미네이티드 발효 반죽을 직사각형으로 잘라 초콜릿 막대를 넣고 만다. 초승달 성형 대신 평행한 층이 생기고 가운데 초콜릿이 무게를 눌러 크루아상보다 낮고 단단한 모양이 된다. 끝에서 베면 마른 결이 먼저 나오고 중앙에서 진한 카카오가 붙는다.

아몬드 크루아상, 건포도 소용돌이, 쇼송 오 폼 등 비에누아즈리는 같은 반죽 기술을 서로 다른 속과 모양으로 바꾼다. 진열대에서 크루아상이 기준점처럼 보이는 이유는 속재료 없이도 반죽과 버터, 발효의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겉은 얇고 속은 질기지 않게

잘 구운 크루아상은 손으로 집었을 때 지나치게 무겁지 않다. 속에 빈 공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바닥을 보면 버터가 흘러 굳은 두꺼운 기름 자국보다 얇고 고른 갈색 면이 보인다.

첫입에는 껍질이 여러 번 잘게 깨진다. 곧이어 속살이 짧게 늘어나며 이를 받는다. 바게트처럼 오래 씹는 탄력은 아니고, 얇은 막이 겹치며 생기는 가벼운 저항이다.

버터 향은 뜨거울 때 가장 크지만 조금 식었을 때 결이 더 분명하다. 너무 뜨거우면 녹은 지방이 혀를 덮어 밀과 발효 향을 가린다. 미지근해질 무렵 껍질의 볶은 향과 속의 유산 향이 따로 느껴진다.

충분히 발효된 반죽은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천천히 되돌아오고 버터 냄새 아래에 효모와 우유의 산뜻한 향이 난다. 덜 발효하면 층은 보여도 속이 조밀하고 질기며, 지나치면 결이 힘을 잃어 오븐에서 납작하게 퍼진다.

잘 구운 크루아상은 손으로 들었을 때 겉껍질이 얇게 부서지고 중심은 축축하지 않게 휜다. 하루가 지나면 수분이 껍질로 이동해 바삭함이 줄어든다. 프랑스 제과점에서 남은 크루아상을 아몬드 크림으로 채워 다시 굽는 이유도 이 식감 변화와 이어진다.

집에서 성형한 크루아상 반죽
성형 전 반죽의 결이 완성품의 벌집을 결정한다. 버터가 녹아 새지 않고 얇은 막으로 남아 있어야 오븐에서 층이 벌어진다.사진 SUBARU sti 2020 · CC BY-SA 4.0

초승달 안에 남은 두 도시

크루아상에는 빈과 파리가 함께 언급된다. 굽은 빵의 오래된 계보는 중부 유럽으로 이어지고, 버터층이 얇게 갈라지는 오늘의 방식은 프랑스 제빵에서 다듬어졌다. 어느 한 전설로 출생지를 닫기 어려운 이유다.

지금은 초콜릿, 피스타치오, 햄과 치즈를 넣거나 둥근 틀에 세워 굽는 변형도 많다. 속재료가 무거워질수록 버터층의 바삭함은 줄고, 대신 크림과 견과류의 농도가 중심에 온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크루아상을 가르면 안쪽의 빈 공간이 먼저 보인다. 재료가 없는 자리가 아니라 반죽과 버터, 발효와 수증기가 지나간 자리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크루아상의 기원에는 후대에 만들어진 일화가 많아, 빈의 키프펠과 파리의 라미네이티드 반죽이 이어지는 확인 가능한 흐름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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