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에 곡물을 싸서 익힌 오래된 음식이 단오와 굴원 전승을 만나 쭝쯔가 된 과정을 살핀다. 중국 각지에서 쓰는 포장 잎과 묶는 모양, 북방의 대추 쭝쯔, 자싱과 광둥의 돼지고기 쭝쯔를 따라가며 찹쌀의 끈기와 잎 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담았다.
잎을 풀면 무엇이 나올까
쭝쯔는 접시에 오를 때도 포장을 풀지 않은 채다. 윤기가 도는 녹갈색 잎 위로 끈이 여러 번 감겨 있고, 손에 들면 찹쌀이 꽉 찬 무게가 느껴진다. 뜨거운 꾸러미에서는 삶은 풀과 젖은 볏짚을 닮은 냄새가 난다.
매듭을 풀어도 잎은 바로 떨어지지 않는다. 찹쌀 표면이 잎맥 사이에 달라붙어 있어 끝을 잡고 천천히 벗겨야 한다. 잎이 떨어진 자리에는 가느다란 선과 연한 갈색 물이 그대로 남는다.
첫인상은 떡과 비슷하다. 쌀알 하나하나가 보이지만 손가락으로 누르면 서로 붙어 한 덩어리로 움직인다. 막 삶아 낸 쭝쯔는 표면이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젓가락을 넣으면 찹쌀이 짧게 늘어나다 끊어진다.
반으로 가르면 그때부터 맛이 갈린다. 흰 찹쌀 한가운데 대추 한 알이 든 쭝쯔는 단순하고 맑은 색이다. 간장에 재운 돼지고기가 든 쭝쯔는 쌀까지 갈색이고, 고기 기름이 밴 부분은 더 짙게 반짝인다.
소금에 절인 오리알 노른자는 찹쌀 속에서도 모양이 남는다. 숟가락으로 누르면 노란 덩어리가 포슬포슬하게 갈라지고, 짠맛과 고소한 기름기가 주변 쌀에 묻는다. 부드러운 찹쌀 사이에 마른 듯 단단한 질감이 끼어든다.
돼지고기는 오래 익어 결이 쉽게 찢어진다. 살코기는 간장과 향신료 맛이 또렷하고, 지방은 투명해져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린다. 지방에 닿은 찹쌀은 매끈하고 고소하지만 끝부분의 흰 쌀은 잎 향이 더 선명하다.
대추 쭝쯔는 전혀 다른 냄새를 낸다. 따뜻한 쌀 냄새 뒤로 잘 익은 대추의 달고 묵직한 향이 올라온다. 팥소가 들어가면 속은 더 부드럽고 단맛도 오래 남는다.
겉모양만으로 속을 구분하기 어려워 가게에서는 끈 색이나 묶는 방식, 작은 표시를 달리하기도 한다. 매대에 붉은 끈과 푸른 끈의 쭝쯔가 나뉘어 놓이는 이유다. 포장을 풀기 전에는 메뉴표가 필요하다.
크기도 일정하지 않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삼각형부터 두 손으로 받쳐야 하는 묵직한 꾸러미까지 있다. 큰 쭝쯔는 한 번에 먹기 어려워 잎 위에서 잘라 나누기도 한다.
차갑게 식으면 표면의 윤기가 줄고 찹쌀이 단단해진다. 칼로 자른 단면은 반듯해지지만, 이를 대면 갓 삶았을 때보다 더 오래 씹힌다. 같은 쭝쯔도 온도에 따라 떡처럼 말랑하거나 묵직한 밥덩이처럼 느껴진다.
끈과 잎은 먹지 않지만 맛의 바깥에만 머물지도 않는다. 오래 삶는 동안 잎 냄새가 쌀에 배고, 잎으로 만든 좁은 공간 안에서 쌀과 소가 서로의 맛을 나눈다. 쭝쯔의 첫 재료는 포장을 푸는 순간까지 보이지 않는 잎이다.

굴원 이야기보다 먼저
쭝쯔 이야기는 흔히 초나라 시인 굴원으로 시작한다. 굴원이 멱라강에 몸을 던지자 사람들이 물고기가 그의 몸을 해치지 못하도록 쌀을 강에 던졌다는 전승이다. 용선을 타고 강으로 나갔다는 장면도 함께 전해진다.
이 이야기는 오늘의 단오와 쭝쯔를 강하게 묶는다. 후베이와 후난에서는 굴원을 기리는 행사가 지금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단오 무렵 쭝쯔를 빚고 용선 경주를 여는 모습도 이 전승과 겹친다.
다만 잎에 곡물을 싸 익히는 음식이 굴원 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오래된 기록에는 찹쌀이 아니라 기장을 잎에 싸 만든 음식이 등장한다. 재료는 달라도 곡물이 물에 흩어지지 않게 묶어 익히는 방법은 닮았다.
옛 이름 가운데 하나는 각서(角黍), 곧 ‘뿔 모양 기장’이다. 각진 꾸러미와 기장이라는 재료가 이름에 함께 들어 있다. 오늘날 삼각형 쭝쯔를 보면 그 이름이 무엇을 가리켰는지 짐작할 수 있다.
상하이시가 정리한 자료에는 진나라 때인 3세기에서 5세기 사이, 음력 5월 5일과 하지 무렵 잎에 싼 곡물을 먹는 관습이 자리 잡았다고 나온다. 이 시기 기록의 음식도 지금의 돼지고기 쭝쯔와 똑같지는 않았다.
굴원에게 쌀을 바쳤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그보다 뒤의 문헌에서 나타난다. 전승은 명절에 의미를 더했지만, 잎과 곡물을 쓰는 조리법은 이미 존재했다. 음식의 역사와 인물을 기리는 이야기가 나중에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지역마다 단오에 떠올리는 인물도 같지 않다. 유네스코 등재 자료는 후베이와 후난의 굴원뿐 아니라 남중국의 오자서, 윈난 다이족의 옌훙워처럼 서로 다른 영웅을 소개한다. 단오가 중국 전역에서 한 줄의 이야기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쭝쯔 역시 한 가지 모양으로 굳지 않았다. 곡물은 기장에서 찹쌀로 바뀌고, 잎과 소는 지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따라 달라졌다. 제사와 계절 음식이었던 꾸러미는 휴대하기 좋은 한 끼와 시장 상품이 되기도 했다.
명나라와 청나라에는 붓처럼 긴 쭝쯔를 시험을 앞둔 학생에게 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붓 모양 쭝쯔를 뜻하는 말과 시험에 꼭 붙는다는 말의 소리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같은 음식에 합격을 바라는 뜻까지 붙은 것이다.
지금도 단오가 다가오면 평소보다 많은 쭝쯔가 매대에 쌓인다. 가족이 직접 싸기도 하고 상자에 여러 맛을 담아 선물하기도 한다. 오래된 조리법은 남았지만, 잎 안에 들어가는 내용은 계속 늘어났다.

쭝쯔 잎은 한 종류가 아니다
메뉴에는 대개 대나무잎 쭝쯔라고 적히지만 중국 전역에서 쓰는 잎이 모두 같지는 않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43개 지역을 조사한 민족식물학 연구에서는 쭝쯔를 싸는 식물 57종이 확인됐다. 18개 과와 38개 속에 걸친다.
남쪽에서는 인도칼라무스류의 넓은 잎을 많이 쓰고, 북쪽에서는 갈대잎이 흔하다. 광시와 윈난, 광둥, 하이난처럼 식물이 다양한 남부 지역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잎도 더 많았다.
바나나잎과 연잎, 판단잎, 코코넛잎을 쓰는 지역도 있다. 대나무순을 감싸던 껍질을 말려 쭝쯔 포장에 쓰는 곳도 조사됐다. 가까이에서 구한 식물이 곧 조리 도구가 됐다.
잎은 넓다고 바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접었을 때 찢어지지 않을 만큼 질겨야 하고, 끓는 물 속에서도 풀리지 않아야 한다. 표면에 상처가 있거나 너무 좁으면 두 장을 포개 틈을 막는다.
말린 잎은 뻣뻣해 그대로 접으면 갈라진다. 물에 불리고 삶으면 색이 짙어지면서 부드러워진다. 손가락으로 휘었을 때 잎맥이 부러지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깔때기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젖은 잎에서는 풋풀 냄새와 마른 차를 함께 떠올리게 하는 향이 난다. 찹쌀만 삶았을 때의 담백한 냄새와는 다르다. 잎에 닿은 바깥쪽 쌀에서 그 향이 먼저 느껴진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가 향이 좋은 잎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다만 모든 잎의 향 성분이 똑같이 연구된 것은 아니다. 어떤 잎은 향을 더한다는 생활 지식이 널리 전하고, 몇몇 식물에서는 실제 향 성분도 확인됐다.
잎의 폭과 길이는 모양을 바꾼다. 좁고 긴 갈대잎은 여러 장을 겹쳐 길쭉한 꾸러미를 만들기 쉽고, 넓은 잎은 큰 네모나 베개 모양을 감싸기 편하다. 삼각형과 직사각형이 가장 흔하지만 그 사이의 모양도 많다.
광둥과 광시 경계 지역의 큰 쭝쯔에는 넓은 프리니움 잎이 쓰인다. 두꺼운 꾸러미를 여러 가닥으로 묶어 놓으면 작은 소포처럼 보인다. 잎을 풀기 전부터 북방의 가느다란 쭝쯔와 크기가 다르다.
요즘 시장에는 말려 묶은 상업용 잎이 널리 유통된다. 예전에는 지역에서만 쓰던 잎이 줄고 대나무류와 갈대처럼 구하기 쉬운 잎이 다른 지방까지 간다. 그래도 오래된 식물 지식은 가정의 모양과 향에 흔적을 남긴다.

삼각형은 어떻게 묶일까
부드러워진 잎 한두 장을 겹쳐 원뿔처럼 말면 안쪽에 작은 주머니가 생긴다. 끝이 벌어져 있으면 찹쌀 한 톨도 빠져나가므로 손가락으로 접힌 자리를 눌러 막는다.
먼저 불린 찹쌀을 조금 넣고 그 위에 속을 올린다. 대추 한 알이나 팥소는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돼지고기와 노른자는 서로 겹치지 않게 놓인다. 남은 찹쌀이 속을 덮는다.
쌀을 끝까지 눌러 담지는 않는다. 익는 동안 물을 머금어 부피가 늘기 때문이다. 빈틈이 너무 크면 모양이 무너지고, 지나치게 꽉 채우면 잎 사이가 벌어진다.
윗부분의 잎을 접어 입구를 덮으면 뾰족한 모서리가 생긴다. 남은 잎 끝을 옆으로 감고 끈으로 여러 번 묶는다. 손을 놓기 전까지 다른 한 손은 계속 모양을 잡는다.
끈은 쌀을 예쁘게 꾸미는 장식이 아니다. 물속에서 잎이 열리지 않게 붙들고, 팽창한 찹쌀이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한다. 느슨한 매듭은 삶는 동안 움직이고 너무 센 매듭은 가운데를 깊게 누른다.
완성된 삼각형은 세 면이 모두 반듯하지 않다. 손으로 싼 것은 한쪽 모서리가 더 길거나 바닥이 둥글기도 하다. 잎이 찢어지지 않고 쌀이 새지 않으면 모양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
베개처럼 긴 쭝쯔는 잎을 넓게 펴고 양끝을 접어 막는다. 끈이 몸통을 여러 바퀴 가로지르며 내용물을 고정한다. 같은 양의 쌀도 넓게 펴져 삼각 쭝쯔와 다른 두께로 익는다.
꾸러미는 큰 솥에서 삶거나 찐다. 물에 잠겨 오래 익는 동안 바깥의 마른 찹쌀이 물을 빨아들이고 전분이 풀린다. 낱알은 남아 있지만 서로 강하게 달라붙는다.
고기가 든 쭝쯔에서는 간장과 지방이 뜨거운 물을 머금은 쌀 사이로 번진다. 중심에 있던 돼지고기 주변부터 쌀색이 짙어진다. 노른자 기름은 가까운 쌀에 노란 얼룩을 만든다.
솥에서 막 건진 쭝쯔는 잎 사이에 뜨거운 물이 남아 있다. 끈을 자르면 김이 올라오고 잎 표면은 미끄럽다. 손으로 바로 풀면 뜨거운 찹쌀이 손가락에 달라붙는다.
잠시 식히면 모양이 조금 단단해져 잎에서 더 깨끗하게 떨어진다. 그렇다고 차가워질 때까지 기다리면 향과 부드러움이 줄어든다. 쭝쯔 가게에서 따뜻한 꾸러미를 바로 건네는 데에는 식감의 차이도 있다.

북쪽의 단맛
북중국의 쭝쯔 매대에서는 흰 찹쌀 사이로 붉은 대추가 보이는 것이 익숙하다. 속을 많이 채우지 않아 쌀과 잎 냄새가 또렷하고, 대추가 씹힐 때만 단맛이 진해진다.
대추는 오래 익으면 과육이 부드러워져 씨 주변에 달라붙는다. 찹쌀과 함께 베어 물면 꿀처럼 묵직한 단맛이 퍼지고 껍질은 얇게 남는다. 흰 쌀 부분은 담백해 단맛의 간격을 만든다.
팥소 쭝쯔는 중심이 더 매끈하다. 찹쌀은 쫀득하고 팥소는 혀로 눌러도 쉽게 풀린다. 팥 껍질의 고소한 냄새 뒤로 설탕 맛이 천천히 이어진다.
붉은콩을 통째로 섞은 쭝쯔도 있다. 팥소처럼 한가운데 단맛이 모이지 않고 쌀 사이에 작은 콩알이 흩어진다. 씹을 때마다 단단한 콩과 부드러운 찹쌀이 번갈아 닿는다.
아무 소도 넣지 않은 흰 쭝쯔에는 설탕이나 꿀을 곁들인다. 잎에서 막 벗긴 따뜻한 찹쌀을 설탕에 대면 알갱이가 표면 수분에 붙는다. 씹으면 먼저 단맛이 나고 뒤에 쌀과 잎 냄새가 남는다.
단 쭝쯔라고 모두 북쪽에서만 먹는 것은 아니다. 상하이에서도 팥과 대추, 팥소를 넣은 달콤한 쭝쯔가 오래 팔린다. 북쪽은 달고 남쪽은 짜다는 구분은 큰 경향을 설명할 뿐 실제 매대는 훨씬 섞여 있다.
거리 매대에서는 끈 색으로 팥소와 붉은콩, 대추를 나눈다. 잎 모양이 비슷해도 가격표와 끈을 보면 속이 다르다. 포장을 풀어 보지 않고 고르는 작은 약속이다.
따뜻한 단 쭝쯔는 대추와 팥 향이 잘 올라오지만 단맛은 부드럽다. 식으면 쌀이 단단해지고 설탕 맛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팥소도 차가워지면 한 덩어리로 굳어 단면이 반듯해진다.
찹쌀의 구수함은 흰밥보다 오래 씹을 때 나온다. 쌀알이 입안에서 바로 흩어지지 않아 대추 단맛과 잎 향이 함께 머문다. 작은 것 하나도 생각보다 묵직하다.
단오 선물 상자에는 단맛과 짠맛을 섞어 담는 경우가 많다. 대추 쭝쯔를 풀었다가 다음 꾸러미에서 돼지고기가 나오는 식이다. 같은 잎 포장 안에서 후식 같은 맛과 한 끼 같은 맛이 번갈아 나온다.

자싱의 돼지고기
장강 하류의 자싱은 짭짤한 돼지고기 쭝쯔로 이름을 알렸다. 잎을 벗기면 찹쌀 전체가 연한 갈색이고, 가운데에는 간장에 재운 돼지고기가 길게 들어 있다.
살코기만 넣으면 오래 삶은 뒤 퍽퍽해지기 쉽다. 자싱식 고기 쭝쯔에는 지방이 붙은 돼지고기를 함께 넣는다. 열을 받은 지방이 녹아 주변 쌀을 적시고, 찹쌀은 고기 가까이에서 더 부드러워진다.
첫입에서는 삶은 잎 냄새와 간장 향이 함께 난다. 씹을수록 돼지고기의 짠맛과 은근한 단맛이 나오고, 지방이 혀를 매끈하게 감싼다. 흰 대추 쭝쯔와는 출발부터 다르다.
소금에 절인 오리알 노른자를 더한 것은 색과 식감이 선명하다. 주황빛 노른자는 찹쌀처럼 늘어나지 않고 모래처럼 포슬포슬하게 부서진다. 짠맛이 강해 고기와 닿지 않은 쌀까지 함께 먹게 된다.
밤과 녹두, 물밤 같은 재료가 더해지기도 한다. 밤은 달고 단단하며 녹두는 부드럽게 으깨진다. 같은 갈색 찹쌀 속에서도 어느 조각을 베어 물었는지에 따라 질감이 달라진다.
자싱이 자리한 장난은 논과 수로가 많은 쌀 산지였다. 찹쌀과 돼지고기, 간장 양념을 한 꾸러미에 묶은 음식은 손에 들고 옮기기 쉬웠다. 잎이 그릇이자 포장이 된다.
지역 쭝쯔 상점이 다른 도시로 진출하면서 자싱식 고기 쭝쯔도 멀리 퍼졌다. 집에서 단오에 싸던 음식이 상점에서 사는 휴대식으로도 자리를 잡았다. 진공포장과 냉동 제품은 계절의 경계도 줄였다.
포장을 뜯은 고기 쭝쯔는 잎 위에서 그대로 먹기 쉽다. 잎을 접시처럼 펼치면 기름과 간장물이 식탁에 바로 닿지 않는다. 반으로 자르면 고기의 위치와 쌀색 차이도 분명해진다.
식으면 돼지 지방이 굳어 입안에서 무겁게 느껴진다. 다시 따뜻하게 데우면 지방이 풀리고 찹쌀도 부드러워진다. 고기 쭝쯔가 차갑게 먹는 떡보다 따뜻한 한 끼에 가까운 이유다.
자싱의 매대에도 고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팥소와 대추, 노른자를 넣은 제품이 나란히 놓인다. 지역 이름 하나가 단일한 레시피를 뜻하지는 않지만, 간장빛 찹쌀과 돼지고기는 자싱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광둥에서는 크기도 달라진다
광둥과 광시 쪽으로 내려가면 쭝쯔의 크기가 눈에 띄게 커진다. 넓은 잎 여러 장이 두꺼운 찹쌀 덩어리를 감싸고, 끈은 소포처럼 가로세로로 지나간다. 작은 삼각 쭝쯔와 나란히 두면 전혀 다른 음식처럼 보인다.
광둥 자오칭의 궈정쭝은 두 손으로 들어야 할 만큼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양의 찹쌀과 녹두, 돼지고기, 소금에 절인 오리알 노른자를 넓은 잎 안에 층층이 넣는다.
잎을 자르면 한 번에 속까지 닿기 어렵다. 바깥에는 잎 향이 밴 찹쌀이 두껍게 놓이고, 안쪽으로 갈수록 녹두와 고기 기름이 섞인다. 중심의 노른자는 짠맛을 한 번 더 올린다.
녹두는 오래 익으며 으깨져 찹쌀 사이에 스민다. 돼지고기 지방과 만나면 속은 매끈하고 부드럽다. 쌀알이 촘촘히 붙은 바깥쪽과 콩이 풀어진 중심의 감촉이 다르다.
광둥과 광시 경계에서 프리니움 잎으로 싼 쭝쯔에는 지방이 붙은 돼지고기와 녹두, 노른자, 말린 오리고기가 들어가기도 한다. 잎 자체도 북쪽의 가는 갈대잎보다 넓어 큰 꾸러미를 만들기 쉽다.
홍콩 쭝쯔 가게의 매대에는 모양과 끈이 다른 꾸러미가 여러 바구니에 나뉜다. 팥소와 붉은콩, 고기와 햄, 노른자처럼 속이 달라질 때마다 가격표도 바뀐다. 겉잎만 보고는 고르기 어렵다.
길쭉한 것은 몸통을 여러 번 묶고, 작은 것은 삼각형 모서리를 한두 가닥으로 고정한다. 끈의 수가 많아지는 만큼 잎을 푸는 시간도 길다. 큰 쭝쯔는 매듭을 자른 뒤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먹는다.
고기와 콩이 많이 든 큰 쭝쯔는 한 조각만으로도 배가 찬다. 찹쌀이 촘촘해 보통 밥보다 천천히 씹히고, 지방과 노른자 맛도 길게 남는다. 차를 곁들이면 잎 향과 기름진 맛 사이가 조금 가벼워진다.
광둥식 안에서도 단맛은 사라지지 않는다. 연밥과 팥소를 넣은 쭝쯔, 알칼리수로 노랗게 만든 찹쌀에 시럽을 곁들이는 종류도 있다. 한 지역의 매대 안에서도 식사와 간식이 나뉜다.
큰 꾸러미를 모두 풀면 잎은 넓은 접시처럼 펼쳐진다. 그 위에 갈색 찹쌀과 노란 노른자, 초록빛 녹두, 짙은 돼지고기가 한꺼번에 드러난다. 바깥에서 보이던 단순한 잎 포장과 가장 큰 대비가 생기는 순간이다.

식으면 쫀득함도 달라진다
쭝쯔의 찹쌀은 멥쌀밥보다 훨씬 끈끈하다. 찰기가 큰 전분이 물과 열을 만나 풀리면서 쌀알 사이를 붙잡는다. 잎을 벗겨도 삼각형이나 베개 모양이 그대로 남는 이유다.
모든 찹쌀이 똑같이 달라붙는 것은 아니다. 쭝쯔용 찹쌀 품종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쌀 전분의 구조에 따라 단단함과 끈기가 달라졌다. 같은 시간 익혀도 어떤 쌀은 더 부드럽고 어떤 쌀은 더 오래 씹힌다.
막 익었을 때는 쌀알이 수분을 많이 머금어 부드럽다. 젓가락으로 떼면 덩어리가 천천히 갈라지고 표면은 잎에 붙는다. 고기 기름이 밴 부분은 더 미끄럽다.
온기가 빠지면 쌀알 사이가 단단하게 굳는다. 손으로 눌렀을 때 쉽게 들어가지 않고 칼로 자르면 단면이 깨끗하다. 단맛과 짠맛도 뜨거울 때보다 또렷하게 느껴진다.
냉장고에 넣었던 쭝쯔는 특히 단단하다. 찹쌀이 부서지기보다는 한 덩어리로 버티고, 고기 지방도 하얗게 굳는다. 포장 잎 냄새는 약해지고 간장이나 대추 맛이 앞선다.
다시 찌거나 물에 데우면 쌀은 수분과 열을 받아 부드러워진다. 잎을 벗기지 않은 채 데우면 표면이 마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큰 쭝쯔는 겉만 뜨겁고 중심은 차가운 상태가 되기 쉬워 시간이 더 걸린다.
전자레인지에 데울 때 잎을 모두 벗겨 오래 돌리면 겉의 찹쌀부터 마를 수 있다. 젖은 잎이나 덮개가 수분을 붙잡아 주면 쌀이 덜 질겨진다. 포장 잎은 조리 뒤에도 작은 뚜껑 역할을 한다.
진공포장과 냉동 덕분에 쭝쯔는 단오가 아닌 계절에도 살 수 있다. 다만 봉지를 뜯었을 때의 향과 쌀 표면은 갓 삶은 것과 다르다. 데운 뒤 잎을 열어야 숨어 있던 풀 향이 다시 올라온다.
작은 대추 쭝쯔는 간식처럼 하나를 풀어 먹을 수 있고, 돼지고기와 노른자가 든 큰 쭝쯔는 한 끼가 된다. 이름은 같아도 양과 맛, 먹는 온도가 다르다. 매대에서 끈 색과 크기를 먼저 확인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다 먹고 나면 접시에는 젖은 잎과 잘린 끈만 남는다. 처음에는 비슷해 보였던 꾸러미가 어떤 것은 달고 어떤 것은 짰다는 사실은 잎을 모두 펼친 뒤에야 분명해진다.
더 확인하고 싶다면
굴원 이야기는 단오의 중요한 전승으로 소개하되 잎에 곡물을 싸는 조리법의 유일한 기원으로 쓰지 않았다. 지역별 포장 잎과 모양은 중국 143개 지역을 조사한 민족식물학 연구를, 찹쌀의 질감은 식품과학 연구를 참고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에서 재사용 조건을 확인한 파일만 골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