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섬을 먹기 전에 차부터 고르는 이유

홍콩의 아침 찻집에서는 음식보다 차를 먼저 묻는다. 보이차인지 철관음인지 정하고 나서야 대나무 찜통이 테이블에 오른다. 하가우와 샤오마이를 먹으러 왔는데 식사의 이름은 ‘차를 마신다’는 뜻의 얌차다. 수십 가지 딤섬이 놓이는 아침에 왜 차가 먼저일까.

차와 여러 대나무 찜통이 놓인 홍콩식 딤섬 상
사진 afterdog · CC0

광저우의 찻집 문화가 홍콩의 얌차로 이어진 과정부터 하가우의 반투명 피, 윗면을 열어 찌는 샤오마이, 찐빵과 구운빵으로 갈라지는 차슈바오를 따라간다. 청펀·무떡·연잎밥처럼 찜통 밖의 메뉴와 수레에서 주문표로 달라진 식사 풍경도 함께 담았다.

찻집에서는 왜 차부터 묻을까

아침 찻집의 빈 테이블에는 작은 찻잔과 주전자가 먼저 놓인다. 메뉴판을 펴기도 전에 보이차, 철관음, 수선 같은 이름이 오간다. 뜨거운 물이 찻잎을 적시는 동안 주방에서는 첫 찜통이 올라온다.

얌차는 광둥어로 차를 마신다는 뜻이다. 딤섬은 그 차와 함께 먹는 작은 음식들을 가리킨다. 한국에서는 두 말을 거의 같은 뜻으로 쓰기도 하지만, 하나는 식사의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테이블에 놓이는 음식이다.

보이차를 고르면 짙은 갈색 물에서 젖은 나무와 볶은 곡물 같은 냄새가 난다. 철관음은 색이 조금 더 밝고 꽃과 풀을 닮은 향이 가볍게 올라온다. 작은 잔은 두세 모금이면 비고, 주전자는 식사 내내 몇 번씩 다시 기울어진다.

차가 우러나는 사이 간장 종지와 겨자, 고추기름이 놓인다. 간장과 고추기름을 모든 딤섬에 똑같이 찍지는 않는다. 새우가 든 하가우는 간이 담백하다. 두시로 찐 닭발은 소스를 더하지 않아도 짠맛과 마늘 향이 분명하다.

첫 찜통의 뚜껑을 열면 뜨거운 김이 얼굴 쪽으로 올라온다. 하얀 피 안에 분홍 새우가 비치고, 표면에는 수증기가 맺혀 반짝인다. 바로 집은 하가우는 말랑하고 미끄러워 젓가락 끝에서 조금 흔들린다.

큰 접시 하나가 사람마다 따로 놓이지도 않는다. 두세 조각이 든 찜통을 가운데 두고 나눈다. 한 사람이 하가우를 고르면 옆 사람은 샤오마이나 청펀을 더하고, 작은 접시가 테이블 빈 곳을 차례로 채운다.

찐 음식 뒤에 뜨거운 차를 마시면 입안에 남은 돼지고기 기름과 달콤한 소스가 조금 가벼워진다. 차의 떫은맛은 짧게 지나가고 다음 접시의 새우 단맛이나 참기름 향이 다시 또렷해진다.

찜통 하나를 비운 뒤에는 차를 따르는 잠깐의 틈이 생긴다. 새 접시가 올 때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접시는 작지만 식사는 생각보다 오래 간다.

하가우와 샤오마이를 먹으러 들어온 사람도 주문의 첫마디는 차 이름으로 시작한다. 딤섬이 많아질수록 얌차라는 이름이 더 오래 남은 까닭이 이 테이블에 보인다.

1868년에서 1871년 사이 홍콩 찻집에 모인 손님들
존 톰슨이 1868~1871년 사이 촬영한 홍콩 찻집이다. 둥근 탁자에 모여 차를 마시는 모습에서 찻집이 식사와 대화의 공간이었음을 볼 수 있다.사진 Wellcome Collection · CC BY 4.0

작은 음식은 언제 찻집에 들어왔을까

딤섬이라는 말은 오늘의 하가우보다 훨씬 오래됐다. 옛 문헌에서는 끼니 사이에 먹는 간단한 음식이나 허기를 달래는 작은 먹거리를 넓게 가리켰다. 오래된 단어가 곧 지금의 홍콩 메뉴판을 뜻한 것은 아니다.

광저우와 주강 삼각주에서는 차를 파는 공간이 사람들이 만나 쉬고 소식을 나누는 장소로 커졌다. 홍콩 다기박물관 자료는 광저우의 찻집 문화가 홍콩에 영향을 주었고, 아침 차에 여러 딤섬을 곁들이는 풍습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찻집은 밥만 먹고 나가는 곳과 달랐다. 차를 더 우리며 친구를 기다리고, 거래 이야기를 나누고, 신문을 읽었다. 홍콩 정부 자료에도 찻집이 휴식과 대화, 정보 교환의 장소였다는 설명이 남아 있다.

1868~1871년 존 톰슨이 촬영한 홍콩 찻집 사진에는 둥근 탁자 주변에 남성 손님들이 빽빽하게 앉아 있다. 오늘처럼 찜통을 높이 쌓은 상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의 중심에는 같은 공간에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 있다.

1970~80년대 홍콩 관광 자료에는 새장을 들고 아침 찻집을 찾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새장을 걸 수 있는 가로대가 마련된 곳도 있었다. 차와 딤섬을 나누는 시간이 취미 모임과 자연스럽게 겹쳤다.

‘한 잔의 차와 두 점의 음식’을 뜻하는 일종양건이라는 말도 이 식사에서 나왔다. 예전에는 차 한 그릇과 딤섬 두 점이 간단한 아침의 단위가 됐다. 지금 주말 얌차의 테이블은 두 접시에서 멈추지 않는다.

홍콩 전 재정사장의 회고에는 예전 종업원들이 쟁반을 들고 하가우와 샤오마이, 차슈바오 이름을 외치며 테이블 사이를 다니던 장면이 나온다. 손님은 메뉴를 읽기 전에 소리로 음식이 오는 것을 알았다.

홍콩 정부 기록보존처에는 1968년 무렵 딤섬을 파는 여러 방식이 사진으로 남아 있다. 접시를 들고 다니거나 수레에 실어 보여 주는 모습이다. 음식은 주방에서 주문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객석을 돌았다.

20세기 중반에는 규모가 큰 주루와 찻집이 늘고 딤섬을 따로 만드는 주방도 세분됐다. 홍콩 무형문화유산 목록은 1950년대 이후 현지 중식당에서 짭짤한 딤섬, 단 딤섬, 바오류가 계절을 고려해 만들어졌다고 기록한다.

찻집의 아침은 도시 밖으로도 퍼졌다. 광둥계 이주민이 만든 세계 여러 도시의 차이나타운에서도 딤섬이라는 이름이 익숙해졌다. 다만 홍콩에서 이 식사는 여전히 ‘딤섬을 먹는다’보다 ‘차를 마신다’는 말로 자주 약속을 잡는다.

홍콩 틴하우 거리의 딤섬 전문점 입구
홍콩의 딤섬 전문점은 아침부터 손님을 받는다. 현대식 주문표를 쓰는 가게에서도 차를 먼저 고르고 작은 접시를 나누는 얌차의 순서는 이어진다.사진 Mk2010 · CC BY-SA 3.0

하가우 피 안으로 새우가 비친다

하가우 한 알은 희고 둥글지만 완전히 불투명하지 않다. 찜통에서 갓 나온 피 뒤로 분홍 새우의 굽은 모양이 비친다. 밀가루 만두피와 다른 전분을 쓰기 때문에 생기는 모습이다.

피에는 밀에서 단백질을 덜어 낸 밀전분을 중심으로 다른 전분과 뜨거운 물, 기름을 섞는다. 반죽은 처음부터 길게 늘어나지 않는다. 뜨거운 물로 전분을 익히며 한 덩어리로 모아야 얇게 밀 수 있다.

작게 자른 반죽을 눌러 둥근 피로 만들고 가장자리에 주름을 잡는다. 피가 너무 두꺼우면 익어도 우윳빛이 남고 질기다. 너무 얇으면 새우에서 나온 수분을 견디지 못하고 젓가락으로 들 때 찢어진다.

홍콩관광청은 하가우의 여러 주름을 조리사의 솜씨가 드러나는 부분으로 소개한다. 실제로 먹을 때는 주름의 개수보다 두께가 먼저 느껴진다. 한쪽만 두꺼우면 그 부분이 끝까지 단단하게 남는다.

속의 새우는 전부 곱게 갈지 않는다. 통통한 조각을 남기고 죽순을 섞으면 씹을 때 단단한 새우살 사이로 작고 아삭한 조각이 만난다. 간은 세지 않고 소금과 흰후추, 참기름 향이 가볍게 붙는다.

증기가 피를 익히면 하얗던 반죽이 반투명해지고 표면이 매끈해진다. 대나무 찜통 바닥에는 종이나 잎을 깔아 피가 달라붙는 것을 막는다. 뚜껑을 여는 순간 물방울이 피 위에서 반짝인다.

한입 베어 물면 피가 혀에 미끈하게 닿고 얇게 늘어나다 끊어진다. 곧이어 새우살이 탱글하게 튄다. 죽순이 든 하가우에서는 촉촉한 새우 사이에 짧고 아삭한 식감이 섞인다.

간장에 살짝 닿으면 피의 담백한 맛보다 짠맛이 먼저 온다. 고추기름을 더하면 새우의 단맛 뒤로 볶은 고추 향이 남는다. 소를 세게 양념하지 않는 집에서는 소스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하가우는 식으면서 빠르게 달라진다. 따뜻할 때 부드럽던 피가 마르고 가장자리는 단단해진다. 서로 붙은 두 알을 떼다가 피가 찢어지는 것도 대개 찜통이 식은 뒤다.

접시가 아니라 찜통째 내는 데에는 온도와 수분이 함께 있다. 마지막 한 알은 첫 알보다 조금 더 단단하다. 같은 네 조각 안에서도 마지막 것은 피가 조금 더 단단하게 느껴진다.

반투명한 피 안으로 분홍 새우가 비치는 하가우
하가우는 익으면서 피가 반투명해져 안의 새우가 비친다. 얇은 피는 매끄럽게 늘어나면서도 젓가락으로 들 때 속을 버텨야 한다.사진 T.Tseng · CC BY 2.0

샤오마이는 왜 윗면을 닫지 않을까

샤오마이는 노란 만두피를 작은 컵처럼 세우고 속을 채운다. 윗부분은 오므리되 완전히 봉하지 않는다. 하가우 옆에 놓으면 노란 가장자리와 드러난 고기 때문에 쉽게 구분된다.

피는 하가우처럼 반투명한 전분 반죽이 아니라 얇은 밀가루 피다. 손바닥 안에서 소를 감싼 뒤 옆면을 세워 원통 모양을 잡는다. 윗면을 열어 두어도 속이 단단히 뭉쳐 있어 찌는 동안 흘러내리지 않는다.

속에는 잘게 다진 돼지고기와 새우, 표고버섯이 자주 들어간다. 돼지고기 지방을 조금 남기면 뜨거운 증기 속에서도 속이 마르지 않는다. 새우 조각은 부드러운 고기 사이에서 더 단단하게 씹힌다.

열린 윗면에는 증기가 바로 닿는다. 표면의 고기는 촉촉하게 익고, 피의 가장자리는 물결처럼 얇게 굳는다. 찜통 뚜껑을 열면 참기름과 표고버섯 냄새가 뜨거운 김에 섞여 올라온다.

젓가락으로 반을 가르면 속이 쉽게 부서지지 않고 촘촘하게 갈라진다. 첫맛은 돼지고기의 짭짤한 육즙이고, 이어서 새우의 단맛과 버섯 향이 난다. 노란 피는 가장자리에서 살짝 쫄깃하다.

윗면에 게알이나 잘게 썬 당근, 완두를 올리는 집도 있다. 작은 색점은 장식이면서 다른 샤오마이를 구분하는 표지가 된다. 속에 가리비나 다른 해산물을 넣으면 위에 올리는 재료도 달라진다.

홍콩 거리의 샤오마이는 찻집 것과 또 다르다. 홍콩관광청은 길거리 샤오마이에 돼지고기와 생선살을 섞고, 꼬치에 꽂아 간장과 고추기름을 곁들이는 형태를 소개한다. 같은 노란 피라도 속의 탄력과 양념이 더 강하다.

식으면 돼지고기 지방이 굳어 속이 묵직해지고 피의 끝도 마른다. 갓 찐 샤오마이는 눌렀을 때 촉촉한 육즙이 나오지만, 오래 둔 것은 고기가 단단하게 뭉쳐 씹힌다.

하가우와 샤오마이는 늘 함께 보이지만 입안에서 먼저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 하가우는 매끈한 피 뒤에 새우가 튀고, 샤오마이는 열린 윗면의 고기 향이 먼저 닿는다. 같은 증기로 익혀도 닮은 점은 많지 않다.

대나무 찜통에 담긴 노란 샤오마이
샤오마이는 만두피를 위까지 닫지 않는다. 노란 피 사이로 돼지고기와 새우 소가 보이고, 열린 표면에는 증기가 바로 닿는다.사진 Wing11803 · CC BY-SA 4.0

차슈바오는 찌고도 굽는다

차슈바오를 반으로 가르면 흰 빵 안에서 붉은 갈색 소가 나온다. 광둥식 구운 돼지고기 차슈를 잘게 썰어 달고 짭짤한 소스에 섞은 속이다. 고기 조각에는 구울 때 생긴 짙은 가장자리도 남아 있다.

속 소스에는 간장과 굴소스, 설탕이 들어가고 전분으로 농도를 잡는다. 묽은 국물처럼 흐르지 않고 차슈 조각 사이에 끈기 있게 붙는다. 빵을 뜯어도 속이 한쪽으로 쏟아지지 않는 이유다.

찐 차슈바오는 표면이 희고 보드랍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살짝 들어갔다가 천천히 다시 부풀어 오른다. 반으로 뜯으면 따뜻한 김과 함께 발효한 밀가루 냄새와 달콤한 고기 향이 난다.

한입 베어 물면 빵은 부드럽게 눌리고 안의 소스가 혀에 진하게 붙는다. 처음에는 설탕과 꿀의 단맛이 오고 뒤에서 간장과 차슈의 구운 맛이 난다. 지방이 섞인 고기 조각은 더 촉촉하다.

홍콩의 메뉴에는 찐 바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겉을 구운 차슈바오는 얇고 달콤한 껍질이 갈라지며, 차슈소는 같은 갈색을 띤다. 퍼프 페이스트리에 차슈를 넣은 차슈소도 따로 만난다.

구운 바오의 윗면은 손으로 잡기만 해도 작은 부스러기가 떨어진다. 이를 깨물면 먼저 바삭한 설탕 껍질이 부서지고, 곧 부드러운 빵과 끈기 있는 고기소가 이어진다. 찐 바오보다 단맛과 버터 향이 강하다.

차슈바오도 온도가 식감을 바꾼다. 갓 찐 것은 폭신하고 속 소스가 부드럽지만, 식으면 빵 표면이 마르고 고기 지방이 굳는다. 구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 갈라진 껍질이 눅눅해진다.

단맛이 긴 구운 바오 뒤에 보이차를 마시면 입안에 남은 소스가 옅어진다. 철관음의 가벼운 꽃 향은 찐 바오의 부드러운 밀 냄새 뒤에 붙는다. 같은 차슈소도 차에 따라 끝맛이 조금 달라진다.

찐 것과 구운 것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는 빵의 겉에서 바로 드러난다. 하나는 손가락 자국이 남을 만큼 부드럽고, 다른 하나는 얇은 껍질이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갈라진 단맛의 껍질을 얹어 구운 차슈바오
구운 차슈바오는 윗면의 얇은 단맛 껍질이 잘게 갈라진다. 안에는 잘게 썬 차슈와 끈기 있는 갈색 소스가 들어 있다.사진 See-ming Lee · CC BY-SA 2.0

찜통 밖에는 무엇이 있을까

딤섬을 대나무 찜통 속 만두만으로 생각하면 메뉴판의 절반을 놓친다. 홍콩 식품안전센터는 찐 바오와 짭짤한 찜 요리뿐 아니라 청펀, 팬에 지진 음식, 튀김, 밥과 국수, 디저트까지 딤섬 범주로 나눠 조사했다.

청펀은 쌀가루 반죽을 천이나 평평한 판 위에 얇게 펴서 찐다. 새우나 차슈, 쇠고기를 넣고 넓은 피를 겹쳐 말아 접시에 놓는다. 위에는 단맛이 도는 간장 소스를 넉넉히 붓는다.

젓가락으로 청펀을 들면 피가 부드럽게 접히고 금세 미끄러진다. 입안에서는 쌀 반죽이 매끈하게 풀리고 새우가 단단하게 씹힌다. 간장 소스는 얇은 피의 주름 사이에 고여 한입마다 짠맛의 농도가 달라진다.

연잎밥은 찹쌀에 닭고기와 표고버섯, 중국 소시지를 넣어 연잎으로 감싼 뒤 찐다. 묶음을 열면 젖은 잎의 풋풋한 냄새가 먼저 난다. 간장 양념을 머금은 밥은 찰지게 뭉치고 소시지는 달고 기름지다.

무떡은 채 썬 무와 쌀가루에 말린 새우, 중국 소시지를 섞어 찐 뒤 네모나게 잘라 굽는다. 팬에 닿은 면은 갈색으로 단단해지고 속은 촉촉하다. 씹으면 무의 단맛 뒤로 말린 해산물 냄새가 짧게 올라온다.

춘권은 얇은 피를 기름에 튀긴다. 뜨거울 때 깨물면 겉이 바삭하게 부서지고 안의 채소에서는 수분이 나온다. 부드러운 찐 딤섬 사이에서 소리와 온도가 완전히 바뀌는 접시다.

두시로 양념한 닭발은 뼈 사이의 껍질과 힘줄을 발라 먹는다. 표면은 진한 갈색이고 입술에 닿으면 말랑하고 끈끈하다. 검은콩의 짠맛과 마늘, 고추 향이 하가우보다 훨씬 강하다.

두시와 고추로 찐 돼지갈비도 작은 접시에 담긴다. 뼈 주변 살은 부드럽고, 바닥에 고인 양념에는 고기 기름과 콩의 짠맛이 섞인다. 하얀 밥 없이 먹는 만큼 한 조각의 간이 진하다.

쇠고기 완자는 곱게 다진 고기에 말린 귤껍질과 향신 채소를 섞어 찐다. 표면은 매끈하고 한입 물면 탱글한 탄력이 있다. 돼지고기 샤오마이보다 지방 맛은 가볍고 귤껍질 향이 코에 남는다.

마지막에는 달걀타르트가 나온다. 따뜻한 커스터드는 부드럽게 흔들리고, 페이스트리 껍질은 얇은 층으로 부서진다. 짭짤한 닭발과 무떡을 먹던 상이 설탕과 버터 냄새로 바뀐다.

마라이고는 갈색으로 찐 폭신한 케이크다. 손으로 떼면 큰 기공 사이로 촉촉한 속살이 갈라지고 흑설탕과 달걀 냄새가 난다. 씹으면 촉촉한 속이 부드럽게 눌리며 금세 풀린다.

한 테이블에 찐 것과 구운 것, 튀긴 것, 쌀반죽과 찹쌀, 달콤한 타르트가 함께 놓인다. 모두 크기는 작지만 젓가락에 걸리는 무게와 입안에서 풀리는 속도는 접시마다 다르다.

찐 만두와 고기 요리가 함께 놓인 홍콩 딤섬 모둠
딤섬 한 상에는 찐 만두뿐 아니라 튀김과 구이, 떡과 고기 요리도 놓인다. 작은 크기는 같아도 조리 온도와 식감은 접시마다 다르다.사진 Peachyeung316 · CC BY-SA 4.0

수레가 사라지면 무엇이 달라질까

오래된 홍콩 찻집 사진에는 종업원이 접시를 들거나 찜통을 수레에 가득 싣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손님은 뚜껑을 열어 음식을 보고 고른 뒤 주문표에 도장을 받았다.

수레에서는 한자를 읽지 못해도 음식 모양을 보고 고를 수 있다. 반투명한 하가우와 노란 샤오마이를 눈앞에서 비교하고, 처음 보는 찜통은 종업원에게 바로 물었다. 옆 테이블이 고른 접시도 다음 주문의 힌트가 됐다.

주문표에는 접시 등급이나 수량을 표시하는 도장이 쌓였다. 계산할 때는 빈 찜통만 세는 것이 아니라 표의 표시를 확인했다. 작은 접시가 계속 들어와도 어느 등급을 몇 개 먹었는지 남았다.

수레에는 약점도 있었다. 따뜻한 전분 피는 식당 안을 오래 돌수록 마르고, 춘권은 수증기를 먹어 눅눅해졌다. 인기 메뉴는 금세 비는 반면 손이 덜 가는 찜통은 같은 자리에 오래 남았다.

지금은 종이 주문표에 숫자를 적거나 태블릿으로 주문한 뒤 주방에서 바로 찌는 식당이 많다. 하가우는 뜨겁고 피가 부드러운 상태로 테이블에 올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 수레를 세워 뚜껑을 하나씩 열어 보는 장면은 줄었다.

수레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홍콩관광청은 지금도 전통 수레로 딤섬을 내는 식당을 소개한다. 오래된 방식 자체가 손님이 찾는 경험이 된 곳도 있다.

대나무 찜통은 주문 방식이 달라져도 남았다. 홍콩 무형문화유산 목록에는 딤섬 제조 기술과 함께 대나무 찜통 제작 기술도 따로 올라 있다. 대나무를 자르고, 테두리를 맞추고, 바닥을 엮는 공정으로 만든다.

찜통은 여러 층을 한 솥 위에 쌓을 수 있다. 아래에서 오른 증기가 구멍 난 바닥을 통과해 위층까지 간다. 한꺼번에 여러 메뉴를 익히면서도 완성된 찜통은 층째 들어 테이블로 옮긴다.

대나무 찜통은 조리한 딤섬을 그대로 테이블까지 옮기는 그릇이 된다. 뚜껑을 덮어 두면 남은 딤섬도 잠시 온기를 유지한다. 수레와 주문표는 바뀌었지만 음식을 담는 둥근 틀은 그대로다.

한자와 사진으로 메뉴를 고르는 홍콩 딤섬 주문판
사진과 한자가 빽빽한 메뉴판에는 찜·튀김·구이 메뉴가 함께 적힌다. 수레가 없는 식당에서는 주문표나 태블릿으로 원하는 수량을 고른다.사진 Dustfreeworld · Public domain

찻잔은 마지막까지 남는다

식사가 중반을 지나면 빈 찜통이 테이블 한쪽에 여러 층으로 쌓인다. 처음에는 넓어 보였던 상이 작은 접시와 종지, 찻잔으로 빽빽해진다. 한 사람 앞에는 뼈를 놓는 작은 접시만 남는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찻상이라면 하가우와 샤오마이에 청펀이나 무떡, 바오 한 종류가 더해지는 순간부터 식감이 크게 갈린다. 매끈한 피, 촉촉한 고기, 구운 면, 폭신한 빵이 한 상에서 차례로 나온다.

찐 메뉴만 이어지면 전체가 부드럽게 느껴지고, 춘권이나 구운 바오가 들어오면 바삭한 소리가 생긴다. 닭발이나 두시 갈비는 간이 세고, 달걀타르트는 단맛으로 방향을 돌린다. 하나씩 집어 먹을 때마다 온도와 씹는 소리가 달라진다.

차에 정해진 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구수한 보이차는 기름진 고기소 뒤에서 존재감이 크고, 철관음은 새우와 찐빵 사이에 가벼운 향을 남긴다. 같은 주전자도 물을 다시 부을수록 색과 향이 조금씩 옅어진다.

찜통을 열자마자 피를 물면 속의 증기가 뜨겁다. 겉이 미지근해 보여도 하가우 안의 새우와 차슈바오 소스는 열을 오래 품는다. 반으로 가른 첫 조각에서 김이 빠져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간장과 고추기름은 테이블에 있지만 모든 접시가 소스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두시 닭발과 갈비에는 이미 양념이 깊게 배어 있다. 담백한 하가우나 청펀에서 종지의 차이가 더 잘 드러난다.

주전자의 첫물은 향이 짙고 마지막 물은 연하다. 그사이 입안에는 새우와 돼지고기, 참기름, 달콤한 차슈소가 차례로 남는다. 연해진 차도 식사 끝에는 따뜻한 물처럼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주말 찻집에서는 빈 찜통이 치워진 뒤에도 대화가 이어진다. 음식 주문은 멈췄지만 종업원은 주전자에 물을 더 붓고, 작은 잔은 다시 채워진다. 빠르게 먹는 한 접시와는 다른 끝맺음이다.

마지막 차를 따를 때 테이블에는 젖은 찜통 종이와 소스 자국만 남는다. 하가우도 샤오마이도 사라졌지만 주전자는 여전히 가운데 있다. 딤섬을 먹으러 시작한 아침이 끝까지 얌차로 불리는 장면이다.

SOURCES

더 확인하고 싶다면

얌차의 형성과 홍콩 찻집의 변화는 홍콩 정부 기록보존처·다기박물관·무형문화유산 자료를 중심으로 확인했다. 오래된 ‘딤섬’이라는 말과 오늘의 홍콩식 메뉴를 같은 음식으로 단정하지 않았으며, 개별 메뉴의 재료와 범주는 홍콩 식품안전센터와 홍콩관광청 자료를 함께 살폈다. 사진은 Wikimedia Commons에서 재사용 조건을 확인한 파일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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